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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수현 XR메타버스교사협회장 "메타버스, 비대면이든 대면이든 훌륭한 수업 플랫폼"

남녀노소·연령 관계 없이 안전한 메타버스 환경 만드는 게 중요

윤리교육 필수..."안전한 환경-온전한 자아-유의미한 경험 이어져야"

현실자아와 가상자아 균형 중요..."현실세계 윤리원칙 준한 교육 필요"

배움터 확장이 가장 큰 장점...농어촌 소규모 학교 간 교류도 가능

당연히 대면 교육이 가장 중요..."우주, 바닷속 등 물리적 제약 극복 장점"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교육 전환으로 수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이 개발돼 대중에 선보였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언제든 교육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특히 교육에 있어 차별 없는 기회 제공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종식 이후 대면 교육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며 교육에서의 메타버스 활용은 크게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의 가치를 경험한 교사들은 여전히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법을 찾아 미래를 맞이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가상세계에서의 윤리 의식과 현실세계에서의 윤리 의식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며, 현실과의 이질감을 좁히는 동시에, 이 시대가 맞이한 인구감소로 인한 소규모학교의 교육활동 제약을 극복해나가는 데에도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시기, <더에듀>는 지난달 열린 2024 글로벌 메타버스 컨퍼런스에서 메타버스 이용자 윤리교육을 주제로 발제한 김수현 청주 동화초 교사(XR메타버스교사협회장)에게 교육활동에 메타버스가 필요한 이유와 장점 그리고 메타버스를 활용함에 있어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들어 보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언젠가는 메타버스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를 품으며 아이들 교육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김수현 교사와의 일문일답.

 

 

▲ 우선 본인 소개한다면.

 

반갑습니다. 저는 청주 동화초등학교 교사이자 XR메타버스교사협회를 설립하여 회장을 맡고 있는 김수현입니다. 현재 미래교육 현장전문가로서 교육의 본질에 기반한 수업 혁신을 실천해 나가고 있습니다.

 

▲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어떤 단체인가.

 

확장현실(XR) 기반 교육을 연구하고 사례를 보급해 초연결사회를 한발 앞서 대비하고 있는 교사 단체입니다. 현재 전국의 초·중·고·특수·보건 선생님께서 함께 하고 계시며 VR기기 활용 수업 교재개발 및 교사/학생 연수, 메타버스 교육콘텐츠 개발, 가상미래교육박람회 공동주관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지난달 18일 2024 글로벌 메타버스 컨퍼런스에서 메타버스 이용자 윤리교육을 주제로 발제했다. 핵심 내용은.

 

메타버스의 주 이용자는 10대들로, 제가 가르치고 있는 초등학생들도 해당합니다. 즉 남녀노소 모두에게 안전한 메타버스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메타버스 이용자들은 물론 예비 메타버스 이용자들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공교육 테두리 안에서 ‘안전한 환경-온전한 자아-유의미한 경험’이라는 세 단계의 윤리교육이 폭넓은 범위의 메타버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현실세계의 윤리원칙에 준하여 메타버스를 이용하고, 범죄와 같은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미리 예방(프라이빗 공간 활용/사이버범죄 대처법 숙지 등)함으로써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안전한 메타버스 환경을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안전성이 보장된 후에는 가상자아를 탐색하는 동시에 현실자아와의 균형을 갖출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온전한 자아를 형성하면, 비로소 이용자는 메타버스 상에서 의미 있는 다양한 체험들을 할 수 있게 됩니다.

 

 

▲ 메타버스를 활용한 본인 수업을 예시로 제시했다. 메타버스는 수업에 어떤 장점을 갖고 있나.

 

배움터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큽니다. 여기서 배움터 확장은 만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가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2가지 측면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발표에서 소개했던 가상전시회 체험학습의 경우 실제 도슨트를 아바타로 만나 설명을 듣고 질문까지 이어지면서 감상을 더욱 깊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메타버스 공유학교를 통해 타학교 건물에서 타학교 학생들과 함께 수업함으로써 농어촌 소규모 학교 간 교류를 이어 나갈 수도 있었습니다.

 

 

▲ 그렇다면, 메타버스를 활용한 수업을 구상하는 교사들이 유의해야 할 것은.

 

“굳이 메타버스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저는 이 질문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습니다.

 

대면 수업에서 오프라인으로 가능한 활동이라면 기본적으로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부대끼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메타버스여야만 하는 활동’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사전 수업 준비에 품이 좀 많이 들더라도 수업에 꼭 적용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반드시 메타버스여야만 하는 활동에는 물리적인 제약을 극복하는 형태가 가장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주, 바닷속, 원자력발전소 내부, 역사적인 사건 현장, 신체 내부, 원자의 세계와 같이 갈 수 없는 곳을 가보는 활동, 평소에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인물을 만나는 활동, 대규모 인원이 함께 모이는 활동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 가상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현실자아와의 균형감을 길러줘야 한다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

 

학생들이 메타버스 공간에 접속했을 때 가장 먼저 관심을 갖는 부분은 자신의 아바타입니다. 아바타의 이름을 짓고 외모를 자신만의 색깔로 꾸미고자 하는 욕구가 커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합니다.

 

아바타를 통해 현실의 내 취향이 반영된 가상자아가 형성되는 셈인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학생들은 막상 메타버스를 현실과는 동떨어진 '가짜' 세상으로 여기고 어차피 가짜라는 생각에 뭐든 별것 아니라고 여겨서, 자신의 언행이 타인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즉 '현실자아'를 반영해서 아바타라는 '가상자아'를 만들었지만 막상 가상자아는 가짜 세상에서만 존재한다고 인식하다 보니, 메타버스 내에서는 현실과 같은 윤리적인 책임감을 느끼기가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메타버스 세상을 누비는 아바타의 뒤에는 현실 속 누군가가 있다는 것, 메타버스에서도 현실의 윤리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가상자아는 현실자아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인식시켜 주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가상자아가 현실자아와 동떨어지 않은 상태를 곧 균형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무엇보다 자기주도성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현 시대 교육의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메타버스가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나.

 

학생들은 강의형 수업보다는 참여형 수업에 더 몰입합니다.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메타버스 활용 수업에 몰입하는 이유는 내가 스스로 무언가를 조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무언가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동기, 즉 자기주도성을 자극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점에서 이미 메타버스는 그 자체로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학생들이 몰입하는 지점이 과연 'learning'에 있는지 'playing'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즉, 명확한 목적의식 없이 메타버스의 게임적 요소에만 빠지지 않도록, 메타버스가 학습에서의 좋은 도구 또는 매개의 역할을 하여 자기주도성에 도움을 주도록 해야 합니다.

 

▲ 반면, 디지털 기술에의 과의존으로 인한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 여러 연구에서도 드러났듯이 학생들이 지나치게 이른 연령부터 스마트폰과 미디어에 노출됨으로써 발생하는 부작용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메타버스를 포함한 모든 디지털 기술은 과의존과 부작용이라는 문제의 극복과 함께 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메타버스의 경우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가상자아와 현실자아의 균형 있는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현실을 회피하고 가상에만 의존하는 문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 맞습니다.

 

▲ 메타버스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당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다소 사그라든 느낌이다. 그 이유는. 또 앞으로의 전망은.

 

코로나 시기에는 메타버스의 '가능성'만을 보고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지만, 실제적으로는 많은 이용자가 유입되지 않았습니다.

 

그 후 말 그대로 '살아남은' 플랫폼들이 기존의 메타버스 이용자들을 흡수하여 양질의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하는 양상을 보였고, 이는 다시 해당 플랫폼으로 신규 메타버스 이용자들을 유입시키는 선순환 과정을 거쳤기에 현재 회복세에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엄밀히 따지면 회복세라기보다 이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코로나 시기보다는 좀 더 탄력을 받아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향후 인공지능과의 결합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도 더 활성화되는 걸 기대한다면, 폭발적인 성장보다는 꾸준한 이용자층 확대로 점차 메타버스가 대중화되지 않을까 합니다.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더 이상 쓰지 않을 때가 비로소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는 속설이 있는데요,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요즘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잘 못 듣는 것 같기도 해요. 이게 메타버스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면 좋겠네요.

 

▲ 앞으로 미래 교육에서의 메타버스는 어떻게 활용될까.

 

우선 비대면 수업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메타버스는 반드시 필요한 플랫폼이 되어줄 것입니다.

 

전염병, 미세먼지,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은 물론이고 해외 학생들과의 수업 교류와 같은 특정 목적의 수업에서도 널리 쓰이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교육 특화 메타버스를 바탕으로 안전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면 수업에서는 모든 학생이 교실에 있지만, 다양한 수업 도구 중 하나로 필요할 때마다 꺼내쓰는 메타버스가 될 것입니다. 메타버스를 통해 학생들은 물리적으로는 제한된 교실에 있을지언정 심리적으로는 무한히 확장된 교실에서 무엇이든지 배울 수 있다는 열린 배움의 자세를 지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마지막으로 남기고픈 말씀은.

 

미래교육이라는 키워드에서 항상 빠짐없이 함께 등장하는 키워드가 바로 AR, VR, 메타버스입니다. 아직 교육 분야나 일상 생활에서 대중화되지 않았을 뿐 많은 사람이 ‘언젠가는’ 메타버스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현재와 미래 사이에 존재하는 그 간극 메우기에, 저는 앞장서서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동료 교사, 그리고 교육청을 비롯한 공공기관 및 기업의 관심과 응원 덕분에 더욱 새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해 미래교육을 함께 일구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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