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영역 1~3번 지문에 문제를 제기한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가 3번 문항의 정답이 두 개로 보인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교수에 따르면 국어 3번 문항은 갑이 실시한 단순 견해 실험에 대한 내용으로, 연구 대상인 A학생은 해독은 잘 되는데, 듣기나 읽기 독해가 안 되고, B학생은 글자 해독이 안 돼 독해가 안 되나 듣기 이해는 잘 된다. 그는 틀린 지문을 고르라는 문항에 맞춰 3번과 4번 보기가 모두 정답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공식 정답은 4번이다. 이 교수는 3번 보기를 두고 ‘갑은 학생 A의 언어 이해가 구어 의사소통 경험뿐만 아니라 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발달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좀 애매하지만 틀린 진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학생은 해독은 잘 되는데 전반적으로 듣거나 읽는 이해 능력이 떨어진다”며 “여기서 소개하는 단순 견해 이론에 의하면 언어 이해란 듣기 이해 능력이며 읽기 능력은 언어 이해 곱하기 해독 능력에 의해 결정되므로 ‘이 학생은 듣기 이해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원인으로는 지문에 등장한 단순
더에듀 | 캐나다 온타리오주 동남권 여러 학교에서 보결 교사로 근무하는 정은수 객원기자가 기자가 아닌 교사의 입장에서 우리에게는 생소한 캐나다 보결 교사의 하루하루를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소개한다. (연재에 등장하는 학교명, 인명은 모두 번안한 가명을 쓰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 규칙 알고 있을 텐데.” “어, 쌤, 저 챗지피티한테 뭐 물어보고 있었어요.” “집어 넣어.” “아니, 얘가 빨리 답을 안 하네.” 요새 상지고 9~10학년 수업에서 종종 발생하는 상황이다.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쓰다 걸리면 생성형 AI 챗봇에 수업 관련 질문을 하고 있었다는 핑계를 댄다. 물론 그래도 된다는 규칙은 없다. 아무리 보결 교사가 오면 공부 하지 않을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해도, AI 챗봇 사용이 수업 중 아무 때나 휴대전화를 꺼내도 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휴대전화 규칙이 느슨한 것은 아니지만... 보결 교사용 자료 제일 첫 장에 명확하게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은 교사가 교육적 필요에 의해 허락한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돼 있다. 심지어 ‘휴대전화 사용 중단 지시와 한 차례 경고에 불응하면 압수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
더에듀 | 2026년 중등 공립 신규교사 임용시험을 앞두고 사서교사 임용 경쟁률이 12:1을 넘어섰다. 심지어 서울의 경우 경쟁률이 32:1을 달성해 사서교사 교원의 양성/배치에 실패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사서교사 공급은 적고 수요는 높은 상황에서 채용 인원을 매우 적게 편성했기 때문이다. 2018년 학교도서관 진흥법 개정으로 모든 학교도서관에는 이를 운영하는 전문인력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1만 2073개 학교도서관 중 5745개 도서관은 전문 인력이 없고, 사립학교를 제외하더라도 4773개 도서관이 비어 있다. 학생이 1000명이 넘고, 예산이 3000만원을 넘겨도 이를 집행할 전문가가 없다. 현장에서는 사서교사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AI 시대에 걸맞는 학생의 독서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를 위해 사서교사를 배치”를 요구했고, 지난 4월 열린 독서교육 정책토론회에서도 사서교사의 교육적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연구 결과도 마찬가지이다. 교원이 탐구학습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할수록 사서교사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연구(정진수, 2024), 동료 교원들이 독서교육 및 협력수업에 대해 사서교사의
더에듀 | 올해는 이오덕(1925~2003) 선생이 가신 지 23년이 되고, 그의 탄생 한 세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필자를 비롯한 이 나라 교육계의 후학들은 한 시대의 사표로 살다 가신 선생을 기리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기억하고자 한다. 그는 분명 한국 교육사에서 대표적인 ‘삶과 글, 교육을 하나로 엮어낸 실천적 교육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교사·아동문학가·교육운동가로 활동하며 평생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로 말하고 자기 삶을 살아가는 교육’을 강조했다. 이 시대에 추진하는 이른바 생활 글쓰기, 삶을 가꾸는 교육, 참교육의 철학은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하거나 깊이 확장된 개념들이다. 2025년, 그의 탄생 100주년을 우리가 기리는 이유는, 그의 교육 방식이 여전히 의미 있고 오히려 현재의 학교가 더욱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삶에서 시작하는 교육 — ‘생활 글쓰기’의 혁명 이오덕 선생은 한국 교육 현장에서 대부분의 글쓰기 지도가 모범답안을 따라 쓰게 하는 ‘정답 글쓰기’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적는 ‘생활 글쓰기’를 교육의 중심에 놓았다. 필자 또한 한때 글쓰기의 과정을 익히면서 기본적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대한민국 교육에서 ‘정치적 중립성’은 성역과도 같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원칙은 교육 현장을 가장 비정치적인 동시에 가장 정치적인 갈등의 장으로 만들어왔다. 신간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연구’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다. 이 책은 지난해 한국교육정치학회 교육정책연구위원회의 기획에서 시작돼 약 1년 반의 시간 동안 교육계의 여러 학자가 대거 참여해 완성된 결과물이다. 책은 전반 부에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단어가 가진 역사적 맥락을 복원한다. 1963년 헌법 개정 당시 이 조항이 도입된 배경이 순수한 교육적 의도가 아닌, 군사정권의 지지 기반 확보와 교원노조 무력화라는 정치적 셈법에서 비롯되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중립’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편향된 통제’의 역사를 고발하는 것이다. 이어 ▲한국 사회에서의 역사적·법적 제도화 과정 ▲독일·프랑스·미국·일본 등 해외 사례 비교 ▲언론 담론과 판례 분석 ▲교사들의 인식 조사 등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기계적 중립’의 허상을 꼬집는다. 특히 “정치적 중립성은 더 이상 정치적 침묵이나 무관심이 아니라, 다원적 가치를 조율하고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적극적인 실천 원리로 재정립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작은 교실, 더 넓은 세계를 꿈꾸며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교실은 물리적으로 작고 한정된 공간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은 언제나 이 작은 교실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기후 위기, 낯선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필자의 학급에도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이 모여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처럼. 그렇다면 이 작은 교실에서 넓은 세상을 만나고, 더 나아가 세계시민으로서 성장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필자는 그 고민의 실마리를 ‘생성형 AI’에서 찾을 수 있었다. AI, 세상과 소통하는 창문이 되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세계시민교육 수
더에듀 |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 2항에서 우리나라 정치형태는 민주주의, 즉 국민주권주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모든 국민이 주인이라는 뜻이다. 주인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의사결정 과정을 정치라고 한다. 국가적 수준에서의 의사결정을 ‘좁은 의미의 정치’, 그밖에 일상생활에서의 의사결정을 ‘넓은 의미의 정치’라고 한다. 또 전자를 ‘정치형태로서의 민주주의’, 후자를 ‘생활원리로서의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공교육에서, 생활원리로서의 민주주의 교육은 잘 실현되고 있는 것 같다. 학교폭력 예방 교육, 다문화 이해 교육, 생명 존중 교육 등 다수의 교육을 통해 인권, 이해와 존중, 배려 등의 민주주의적 가치가 내면화되고 있다. 또 학생 자치를 통해 대화와 타협, 다수결의 원리 등도 잘 학습되고 있다. 그런데 협의의 정치, 즉 치형태로서의 민주주의 교육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것 같다. 헌법 제7조 2항에서는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헌법 제31조 4항에서도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
더에듀 | 사람은 늘 바쁘다. 봄에는 새싹이 돋아나는 계절답게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여름은 뜨거운 햇볕 아래 하루 종일 일에 매달리며 흘러간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 더욱 바쁘고, 겨울은 추위와 짧은 해 때문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다. 그렇게 사계절을 정신없이 보내다 보면 어느새 한 해가 훌쩍 지나가 버린다. 남는 것은 ‘열심히 살았다’는 흔적뿐이다.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삶의 중심은 결국 ‘나’이며, 그 ‘나’를 잃어버린다면 아무리 성취가 많아도 공허함이 남는다. 나는 이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기성세대, 특히 50대 이상은 ‘나를 희생해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삶’을 고귀하고 바람직한 삶으로 포장하며 강요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사회가 아니다. 그렇게 살아서도 안 된다. 국가도, 사회도, 다른 사람들도 내 삶을 대신 챙겨주지 않는다. 내 삶은 내가 챙겨야 한다. 바쁠수록 멈추어야 한다. 지친 나를 쉬게 해 주는 일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부속품이 되지 말고, 주체적인 나를 다시 세워야 한다. 나답게, 내 삶을 행복하게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교육감들이 학부모의 교육참여 법제화와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 발생 시 교원책임 면책 보장 등을 교육부에 요구한다. 반복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부정행위에 대한 대안 마련 등도 논의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의회)는 지난 20일 경남 통영 스탠포드호텔앤리조트에서 제105회 총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결정과 논의를 진행했다. 우선 이날 8개 안건이 심의·의결됐다. 구체적으로 ▲학부모 교육참여 법제화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 발생 시 교원 책임 면책 보장 ▲교원 영리업무·과외교습 원천 차단을 위한 NEIS 시스템 기능 개선 ▲사립학교 사무직원 보수·복무에 관한 「사립학교법」 개정 등을 교육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또 ▲관계회복 프로그램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제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명칭 변경 ▲2025년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제2회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 ▲2026년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세입·세출 예산(안) 등이 의결됐다. 이번 안건은 지난 10월 23일 실무협의회를 통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전원 합의 과정을 거쳤다. 교육청 우수사례로는 ▲(경남) 학교급식연구소 맛봄 설립 ▲(서울) 사물인터넷(IoT)
더에듀 | 경기교육청이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 홍보 영상을 공개한 것은 스스로의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영상 속에서 교사는 AI 시스템의 부속물처럼 그려졌고, 교육의 핵심 가치마저 지운 채 기술 우월주의만이 강조됐다. 비판이 쏟아지자 교육청은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사과했지만, 이미 드러난 인식 수준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홍보 실수로 치부할 수 없다. AI라는 이름만 붙이면 모든 것이 혁신으로 포장되는 현실 그리고 교육을 기술의 하위로 종속시키는 교육이 사라진 심연(深淵)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렇게 본말이 전도된 AI 시대라는 거대한 사회실험 속에서 교육 현장의 혼란과 불신을 심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AI 자체는 교육에서 자신의 역할과 한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AI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고, 무엇을 가르칠 수 없느냐?’고 물어보니, AI는 이렇게 답했다. “효과적인 교수법을 돕고 지식을 전하고 평가하는 것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 공감능력, 윤리성처럼 인간적 역량을 키우는 스승 역할은 수행할 수 없습니다.” 이 답변은 단순히 기술적 한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