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강유정 기자]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필요한 학점을 이수해 졸업하는 고교학점제가 지난해부터 전면 시행됐다.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학생 맞춤형 학습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과 원하는 과목을 실제로 수강할 수 있다는 건 같은 의미가 아니다. 학생이 관심 있는 과목을 알고 있더라도 학교에서 해당 과목을 개설하지 않거나 수강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선택권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시행 2년 차를 맞아 정부와 교육청은 과목 안내와 학업 설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의 성과를 평가하려면 학생에게 선택지를 얼마나 제공했는지뿐 아니라, 그 선택이 실제 수강과 이수로 이어졌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과목 안내부터 학업 설계까지 지원 확대 고교학점제에서 과목 선택은 흥미 있는 수업을 고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학생은 자신의 진로와 학업 계획을 고려해 과목을 선택하고, 과목 간 연계와 이수 기준도 확인해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 1월 발표한 ‘2026년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지원 대책’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과목 선택을 돕기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37개 고교 선택과목의 안내 동
[더에듀 전영진 기자] 학생에게 자신이 배울 과목을 선택하라고 했다. 그러나 ‘소규모학교’에선 고를 게 많지 않았다. 2026학년도 1학기 전국 일반고 1577곳의 1·2학년 개설과목을 비교한 결과다. 12학급 이하 소규모학교 231곳은 평균 25.8개를 개설했다. 나머지 1346곳은 29.3개였다. 3.5개 차이다. 1학년만 보면 차이는 크지 않다. 소규모학교 11.3개, 나머지 학교 11.5개로 0.2개 차이다. 그런데 2학년이 되자 달라졌다. 각각 14.5개와 17.8개. 학생의 선택과목 수강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격차가 3.3개로 벌어졌다. 고교학점제의 ‘선택’이 학교 규모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교사 16명과 53명…과목도 달라졌다 차이가 생길 만한 이유는 있다. 소규모학교의 평균 교사 수는 16명이다. 나머지 학교는 53명이다. 학생 수가 적고 교사가 부족하면 다양한 과목을 열기도 어렵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더 컸다. 인천 소규모학교 8곳의 평균 개설과목은 18.6개였다. 나머지 74곳은 29.1개로 10.5개 차이다. 같은 소규모학교끼리도 지역에 따라 개설과목 수와 교원 규모가 달랐다. 다만 지역 수치를 그대로 서열화하긴 어렵다. 울산처
더에듀 전영진 기자 | 내년 공립 중등 교과교사를 올해보다 31% 적게 뽑는다. 7147명이던 신규선발 인원이 4932명으로 2215명 줄어든다. 31%만 보면 큰 폭의 교원 감소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숫자는 현직 교사를 31% 줄인다는 의미가 아니다. 지난해 7147명이 최근 몇 년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많았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왜 지난해에는 7147명까지 늘렸고 올해 다시 4932명으로 줄였을까. 4000명대에서 지난해 7147명으로 교육부가 17개 시도교육청의 모집공고를 취합한 결과 2027학년도 공립 중등 교과교사 신규선발 인원은 4932명이다. 2026학년도 7147명보다 2215명, 31.0% 감소했다. 그러나 시계를 조금만 뒤로 돌리면 모습이 달라진다. 공립 중등 교과교사 모집공고 인원은 2022학년도 4410명, 2023학년도 4898명, 2024학년도 4518명이었다. 2025학년도 5504명으로 늘었고 2026학년도에는 7147명까지 뛰었다. 2027학년도 4932명은 2024학년도와 비교하면 오히려 414명, 9.2% 많다. 따라서 31% 감소에는 지난해 선발 규모가 크게 늘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특히 지
[기획 의도 : AI가 인간 대신 답하고 생각하며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만든 문법 위에 서 있다. 교육은 다시 거대한 갈림길이다. 미래 세대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더에듀는 10회에 걸쳐 학교의 뿌리부터 AI 시대 교육의 미래까지 추적한다. 그 선택이 대한민국의 다음 100년을 결정한다. /편집자 주] 더에듀 윤철순 기자 | 중학교 1학년 교실에 서른 명의 아이가 앉아 있다. 나이는 비슷하다. 교과서도 같다. 수학시간 45분 동안 같은 단원을 배운다. 교사가 설명하면 함께 듣는다. 문제가 주어지면 같은 시간에 풀고, 종이 울리면 다음 수업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아이들의 머릿속까지 같지는 않다. 누군가는 교사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답을 안다. 누군가는 방금 설명한 개념부터 이해하지 못했다. 어떤 아이는 수학은 빠르지만 글쓰기가 어렵다. 다른 아이는 책을 좋아하지만 숫자 앞에서 자꾸 멈춘다. 관심사도 다르다. 배우는 속도도 다르다. 그런데 학교에 들어오는 순간 아이들에게 하나의 공통점이 생긴다.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같은 학년이 되고, 같은 교실에 앉아, 대체로 같은 교육과정을 같은 속도로 배운다. 너무 익
더에듀 윤철순 기자 |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9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소규모·농산어촌 고교 학생이 학교에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 온라인학교나 공동교육과정 등을 이용한 경우 대학이 이 같은 과목 수강 노력을 고려하도록 권장된다.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에서는 합격한 졸업예정자가 고교 졸업 전에 이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입학이 취소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거주요건 예외도 신설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대학입학전형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9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매년 발표되는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이지만 2028학년도와 비교하면 2029학년도에는 수험생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네 가지 변화가 새롭게 반영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과목 선택 여건을 대입 평가에서 고려하도록 한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학생은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 학교나 농산어촌 학교에서는 학생이 원하는 모든 과목을 학교 안에 개설하기 어려워 온라인학교나 공동교육과정 등을 통해 수강하는 경우가 있다. 2029학년도부터 대교협은 대학이 입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성남여고가 기말고사 이후의 시간을 학년별 고교학점제 대비 과정으로 운영, 타 학교의 모범이 되고 있다. 성남여고는 지난 9일부터 3일간 고교학점제 학교활동주도시간(SLAT)을 활용, 1·2학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진로와 연계해 미래 인재로서 필요한 핵심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우도록 학년별 맞춤형 집중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분리해 진행했으며, 지난 2일 개관한 그린스마트스쿨의 첨단교육환경을 기반으로 AI중점학교인 성남여고의 강점을 극대화해 진행했다. 특히 기말고사 이후 느슨해질 수 있는 기간에 열렸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1학년: 학급당 MTA전문가 매칭...“공동체 역량, 창업가 정신 길러” 1학년은 AI 시대 필수 덕목인 자기주도성과 공동체 역량을 기르기 위한 창업가 정신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특히 핀란드와 스페인의 혁신적 교육철학인 MTA(Mon Team Academy) 전문가를 각 학급당 1명씩 초빙해 밀착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3일간 팀기반학습(TBL)을 통해 스스로 사회적 문제를 발견하고, 5Why-대화법과 팩트체크를 거쳐 솔루션을 설계할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서울 고교 교사 10명 중 9명은 고교학점제 폐지를 요구했다. 2년 전보다 폐지 요구 목소리가 늘어나면서 학교 현장에서 원활히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교학점제 운영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4월 23일~5월 22일, 서울교육청 소속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123명이 참여했다. 고교정상화를 위해 ▲고교학점제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교사는 88.9%(매우 그렇다 69%, 그렇다 19.9%)에 달했다. 이들이 2년 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진행한 조사 72.98%보다 늘었다. 교사들은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수업에서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78%가 ‘여러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것’을 꼽았다. 이어 ▲75.6%는 ‘평가(수행 평가 채점, 내신 등급 산정, 성취평가제 등)’를 ▲64.2%는 ‘수업 시간 조정’ 순이었다. 교육과정 운영의 문제(복수 응답)로는 ▲76.4%가 ‘고1 1학기 진로결정’ ▲55.3%가 ‘학급 공동체 붕괴로 인한 부적응 학생 증가’ ▲52.8%는 ‘보편 공통 교육의 약화로 사회 소양 의식 저하’를 선
더에듀 |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2년 차를 맞이했다. 학생의 진로와 흥미에 따라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잠재력을 깨우겠다는 취지는 분명 좋았다. 그러나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는 고교학점제의 민낯은 이상적인 구호와 전혀 다르다. 고교학점제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일선 교사들은 밤낮없이 희생당하고 있으며, 정책은 본래의 빛을 잃은 채 현장에 무한 책임만을 전가하는 ‘누더기 제도’로 전락했다. 2025학년도부터 연속으로 고교 1학년 담임이자 최소성취수준보장제 업무를 맡아온 교사로서, 삐걱거리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가장 먼저 의문을 제기하고 싶은 부분은 고교학점제 정책의 핵심인 학생들의 ‘다양한 선택권’이다. 대도시나 특목고와 달리,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 고교가 개설할 수 있는 선택과목은 물리적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한 농어촌 학교의 노력은 눈물겹다. 당장 정교사도 부족해 기간제 교사 몇 분이 전 학년 정규수업부터 기초학력 지도, 야간 수능 대비, 미이수자 예방 교육까지 감당한다. 온갖 맞춤형 과목을 억지로 개설해 소화하느라 교사들의 피로도는 임계점에 달했다. 격차를 보완하겠다며 내놓은 공동교육과정은 이동 거리와
더에듀 | 올해 고1 대상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에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새 정부도 이 같은 문제의 인식 속에 몇몇 대책을 내놨지만, 이 또한 논란에 빠지면서 가야 할 길이 험난한 상황이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맞아 고교학점제에 대한 집중 검증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이에 <더에듀>는 교사노조연맹 소속 교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교학점제가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살피면서 교사들의 주장을 확인하고자 한다. 담임제는 한국 공교육의 핵심 자산 한국 공교육은 고등학교 단계에서도 담임제를 강하게 유지해 온 드문 체제를 갖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문화적 전통을 넘어 학생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강력한 정서적 안전망으로 작동해 왔다. 담임은 학생의 출결, 관계, 습관, 생활을 매일 관찰하며 자연스러운 관계 속에서 정보를 축적하고, 이 축적된 시간이 상담과 위기 개입, 성장 지원의 토대가 되어 왔다. 깊은 관계와 소속감을 통해 안정감을 제공하는 담임제는 공교육이 지켜온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구조였다. 고교학점제가 가져온 시간·관계·공동체의 붕괴 그러나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담임제의 강점은 급격히 약화하고 있다. 이
더에듀 | 올해 고1 대상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에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새 정부도 이 같은 문제의 인식 속에 몇몇 대책을 내놨지만, 이 또한 논란에 빠지면서 가야 할 길이 험난한 상황이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맞아 고교학점제에 대한 집중 검증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이에 <더에듀>는 교사노조연맹 소속 교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교학점제가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살피면서 교사들의 주장을 확인하고자 한다. “나 대학 나온 엄만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맞벌이로 겨우 먹고 사는데, 이젠 애 과목까지 챙겨야 하나요?” “고교학점제가 아니라 귀족학점제네요.” 지난 봄, 교육부가 주최한 고교학점제 학부모 설명회에서 터져 나온 말들이다. ‘선택권’이 아니라 ‘혼란권’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게 과목을 선택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듣기엔 그럴듯하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학생과 학부모 대부분은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새로운 제도의 낯선 용어와 구조 속에서 불안만 커지고 있다. 진로와 적성에 따른 ‘선택’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닌, 잘못된 선택으로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