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선생님들이 정이 들려고 하면 계속 나가시고 힘듭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잘 놀고 예전처럼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악성 민원을 제기해 교사들을 떠나게 만들었던 학부모들이 전학 간 학교에서도 악성 민원을 제기해, 올해만 7명의 교사 중 6명이 학교를 떠나는 일이 발생했다. 다른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사들과 웃으며 보내고 싶어하지만, 자꾸 떠나는 교사들을 보며 오히려 힘들어하는 등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 제기로 보통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교 자체가 교사들에게 기피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
전북교사노동조합(전북교사노조)와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전북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전교조 전북지부)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A초등학교가 겪고 있는 문제를 폭로했다.
사건의 발단은 2022년과 2023년 다른 학교에서 악성 민원을 제기해 문제가 된 학부모들이 A초로 전학오면서 시작됐다.
우선 2022년 전학 온 B씨는 비공개 자료인 생활기록부 누가 기록 및 학교폭력 전담기구 회의록, 관리자 복무 상황 등 총 13여건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또 생활기록부 교과 평어 수정, 지각,조퇴 등 출결 상황 삭제와 같이 위법한 요구를 하고 있으며 본인 자녀 관련 7가지 주의사항을 담임교사에게 보내고 새로운 담임교사에게 인수인계를 요구했으나 잘 지켜지지 않았다며 아이를 방임했다고 항의했다.
C씨 또한 전년도 생활기록부 ’행동발달상황‘ 정정 등 위법한 요구사항을 민원으로 제기했으며, 담임교사가 방학생활 점검차 자녀와 한 통화를 빌미 삼아 민원을 제기했다. 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결정 사항인 생활통지표 반영 내용을 본인에게 맞춰 수정 작성할 것을 요구하는 등 비상식적인 민원을 지속해서 제기했다.
특히 B씨와 C씨 두 학부모는 담임교사의 활동 및 언행이 본인들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해당 교사에게 아동학대 신고 협박, 전담교사와 학생들 간의 약속으로 결정된 행사활동에 문제 제기, 적법하게 운영되는 학교운영위원회 선출 및 운영 관련 민원, 학교 이전 문제 관련 민원, 공식적인 학교 민원 및 상담 예약 시스템까지 문제 삼는 등 학교에서 진행되는 모든 활동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A초등학교의 한 학급에서는 올해만 6번째 담임교사가 또 다시 학교를 떠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두 학부모의 이 같은 행위에 교원단체들은 교사들이 매년 떠나고 학생들의 배움과 웃음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또 “무분별한 악성민원으로 인해 학생들은 학습권 및 다양한 경험을 통한 올바른 성인으로의 성장 기회를 빼앗겼다”며 “학교 공동체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북교육청에는 ▲악성 민원 보호자에 대한 엄정 법적 대응을 주문했으며, 교육부에는 ▲공교육 훼손 차단할 법과 제도 정비 ▲악성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전북교육청도 강력 대응 의지를 표명했다.
전북교육청은 즉시 입장문을 내고 “일부 학부모의 부당한 공격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피해를 입은 교사와 피해 학부모, 학생들을 신속하게 보호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부당한 위협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기자회견)에 나와 주신 피해 선생님과 재학생들, 학부모님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