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정지혜 기자 | AIDT(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에서 학교 현장의 인터넷 속도, 디바이스 수량, 성능, 지원인력 배치 등 인프라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교육위원회)이 공개한 ‘2025년 AIDT 대상 학교 디지털 인프라 1차 진단 결과’에 따르면, 전체 진단 대상 학교 1만 2090교 중 무선속도 1차 점검이 완료된 학교는 5459교(45.2%)로 확인됐다.
무선속도 개선이 필요한 학교는 1452교(26.6%)로 나타났다. 1452교 중 1300교는 무선 AP에서 적정 대역폭이 확보되도록 조치가 필요했다. 152개교는 최신 AP(WiFi6 지원)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으로 확인됐다.
디바이스 수량의 경우, 1차 점검 완료 6749교 중 디바이스 보급이 되지 않은 학교는 1720교(25.5%)로 나타났다. 해당 학교에서는 터치불량, 액정 잔상, MDM 설치 오류, 배터리 고장, 부팅 불가 등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충전 보관함의 경우 보급이 필요한 학교는 564교(8.3%)였다. 충전함 일부포트 고장학교(4개교)를 제외한 560개교는 충전보관함이 부족했다.
디바이스 성능의 경우, 1차 점검 완료 6792교 중 155교(2.3%)가 개선이 필요했다.
인프라 점검이 완료되면 디바이스 보급, 교체, 성능 및 속도 개선이 필요한 학교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디바이스, 무선속도 등을 점검하고 개선해 내년 AIDT 활용에 문제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 인프라 인력 관리 진단 결과에서 시도 간 격차는 뚜렷했다. 서울 등 8개 지역이 학교 인프라 관리 인력 조사를 마친 가운데, 부산 628교 중 625교(99.5%), 경기 2558교 중 2444교(95.5%), 제주 192교 중 177교(92.2%)가 진행 중이었다. 충남과 전남은 완료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서울이 AIDT 대상 학교 95.2%에 디지털 튜터 등 지원 인력을 배치한 반면, 경남은 3.8%, 인천 5.3%, 강원 9.1%, 전북 23.5% 배치에 그쳤다.
교사노조연맹이 지난 3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기반 교육’을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을 묻는 질문에 현장 교사들은 1순위로 ‘디지털 인프라 확충(교실 환경 조성 및 무선망 구축)’을 꼽았다.
학교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의 가장 큰 장애물로는 현장 교사 74.3%가 ‘디지털 기기 유지, 보수, 관리의 어려움(관리 인력 부재)’이 꼽혔다.
백승아 의원은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이 교사들을 교육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교육적 효과 연구와 사회적 합의를 비롯해 법적 근거, 교과서 제작 및 보급, 교원 연수, 인프라 구축 등 모든 준비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실태조사 결과, 인프라 관리 부문에서 교원 업무 경감을 위해 교원 외 추가 인력이 배정된 학교는 53.1%에 불과해 교사들이 인프라 관리까지 떠맡게 될 상황황”이라며 “AI 디지털교과서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