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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가람시인들] <늦은 이해>

더에듀 | 제주 서귀포여자중학교 자율동아리 ‘슬가람시인들’ 소속 학생 12명이 지난해 1년 동안의 문학활동을 결산하는 시 문집을 세상에 내놨다. 1년간 매월 2회씩 모여 시를 쓰고 토론을 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공감하는 과정을 거쳐 정서적 성장과 소통 능력도 함께 높아졌다. <더에듀>는 시 문집 ‘슬가람시인들’을 세상에 소개하며, 학생들의 지난 1년을 기록하고자 한다. 시인 학생들 소속은 시 작성 당시를 기준으로 한다.

 

 

<늦은 이해>    

                                             정수현

 

매서운 눈

뼛속 깊이 스며들던 추위

학교의 옥상

날짜를 세어가던 너의 노트

나에게 보내진 단 하나의 사진

눈 앞에서 널 놓쳐버린 나

수군거리는 학교

 

이 모든게 단 하나만을 떠올리게 하는데

난 도저히 너를 이해할 수 없어

 

이런 기분이 드는건 내가 널 이해했다며 

기만하며 살았기 때문일까

 

이젠 너라는 기억이 다른 기억으로 덮이는건 

그때의 눈이 녹고 

다시 새로운 눈이 내리는 까닭일까

 

희미하게 그때의 기억을 따라가지만

결국 놓쳐버린 까닭은 

내가 널 이해해버렸기 때문일까

 

무섭게 힘이 들어간 팔은 

날 붙잡은 팔을 놓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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