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삶이라는 무대와 교실이라는 무대는 서로 다르면서도 닮아 있다. 한쪽은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묻고, 다른 한쪽은 교사로서의 존재를 시험한다. 김영민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와 파커 J. 파머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는 이 두 무대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단 하나의 주제, 용기를 이야기한다. 두 책은 환상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고, 두려움 속에서도 질문과 배움을 이어가려는 우리의 여정을 단단히 붙잡아 준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권투 선수 중 한 사람이었던 마이크 타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본문 중) 마이크 타이슨의 이 말은 우리의 일상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삶이라는 링 위에서 우리는 늘 맞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맞지 않겠다는 환상을 붙드는 데 있다. 이미 오래된 격언이 말하듯, ‘신은 인간의 계획을 비웃는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면 삶이 뜻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생각은 헛된 망상일 뿐이다. 김영민 교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울림을 준다.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에 오히려 삶이 견고해진다고 그는 말한다. 그것은 맞음을 피하려는 망상이 아니
더에듀 여원동 기자 | 남경민 전남 여수 화양고 교장이 한국중등교장협의회 제34대 회장에 선출됐다. 대의원 98%의 압도적 지지로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남경민 신임 회장은 ▲교장단 역량 강화 ▲현장 중심 정책 개발 ▲국제 교육 협력 확대 ▲교육 혁신 네트워크 구축을 4대 핵심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국내외 교육 혁신 선도 의지를 밝히며 “협의회가 국내 교육 발전을 넘어, KOICA(한국국제협력단), UNICEF(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확대해 개발도상국 교육의 성장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퇴임 이후에도 교장으로서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국제 교육 협력과 봉사 활동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대한민국 교육의 위상을 세계 속에 드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협의회는 오는 11월 19~2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제123회 한국중등교장협의회 동계직무연수에서 ‘교육의 본질을 묻다’를 주제로 다시 한번 교육자로서의 올곧은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남 신임회장은 전남우수교사상, 봉사대상, 모범공무원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모범적인 교육자의 위상을 확립해 왔다. 1960년 42명의 교장단으로 출범한 한국중등교장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추석이다. 추석에는 온 가족이 모인다. 무엇을 할까? 아이를 둔 부모들의 고민이다. 더군다나 이번 연휴는 10일에 가깝다. 긴 연휴 기간에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고, 요리를 함께 하며, 놀이를 하면 어떨까? 아이들는 부모, 어른과 함께 몸소 체험하면서 행동 발달력을 키운다. 이 책은 음식으로 세상을 만나고 배울 수 있는 32권의 특별한 그림책과 오감을 자극하는 32개의 요리 레시피, 70개의 신나는 놀이를 담고 있다. 첫 번째는 함께 그림책 읽기이다. 그림책은 가을 분위기에 맞는 그림책을 골라 보자!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모를 알쏭달쏭한 제목이 나온 앞표지, “다 먹었다 방심 말고 남은 밥 톨 떼어 먹자”는 뒤표지에 실린 표어가 눈길을 끈다. 날마다 먹는 밥의 작은 쌀 한 톨이 우리 밥상까지 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까? ‘모모모모모’ 볍씨를 뿌려 모가 자라서 벼가 되고 쌀이 되어 마침내 맛있는 밥이 되기까지 농부의 고된 과정을 간결한 언어 유희로 유쾌하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벼의 한살이와 함께하는 농부의 수고로움이 담긴 이야기를 놀이로 연결하면, 쌀 한 톨이 품은 자연의 시간을 귀하게 여기고 쌀 한 톨에 숨어 있는
더에듀 | 가을은 변화와 성찰의 계절이다. 나뭇잎이 물들고, 들녘은 누렇게 익어가며, 바람은 선선해지고 하늘은 투명해진다. 이를 완곡하게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 통칭하기도 한다. 이 계절에 도시의 청소년과 그 가족이 농어촌으로 활동 반경을 옮겨 함께 배우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 일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교육적 의미를 지닌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도시는 편리하고 풍요롭지만, 동시에 균질화되고 단조로운 삶의 리듬이 자리 잡기 쉽다. 반면 농어촌은 계절이 생생히 흐르고, 땅과 바다의 리듬이 느껴지고, 세대와 세대 간, 사람과 자연 간의 만남이 살아 있는 공간이다. 그 속에서 청소년들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는 ‘도시 삶’에서는 놓치기 쉬운 감각과 가치를 회복시키는 소중한 통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의 청소년 가족의 농어촌 행사를 왜 권장하는지 그 의미와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는 감각과 실체로 배우는 교육이 가능하다. 종이 위 교과서나 화면 속 지식만으로는 땅의 질감, 바다의 냄새, 곡식이 익어가며 흔들리는 소리, 조개가 박혀 있는 갯벌의 점토 감촉, 손끝으로 문지르는 흙의 온기 같은 것은 알 수 없다. 농촌 행사에서는 벼 베기, 탈곡, 농작물
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지난주 한 학부모 카페에서 본 글이 마음에 걸린다. “요즘 애들 교육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뭘 믿고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한숨 섞인 하소연이었다. 댓글에는 비슷한 고민을 토로하는 부모들의 목소리가 수백 개 달렸다. 이것이 2025년,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솔직한 현실이다. 끝없는 불안의 늪 25년 가까이 교육 현장을 지켜보며 느낀 것이 있다. 학부모들의 불안은 시대가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 오히려 더 깊어지고 있다. 애 그럴까. 첫째, 입시 제도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렸다. 정시냐 수시냐, 학생부냐 수능이냐. 학부모들은 그저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 적용될 제도가 무엇인지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지금 안 보내
더에듀 | 요즘 아이들의 ‘스펙’은 놀라울 정도이다. 영어 회화, 코딩, 독서 인증까지. 그런데 막상 교실에서 그 아이와 대화를 해보면 어색한 눈 맞춤, 무표정한 반응, 불쑥 끊어지는 말투가 먼저 다가온다. ‘지식은 있지만 소통은 없고, 능력은 있지만 태도는 없다. 우리 교육은 지금, 가르쳐야 할 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교육의 본질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일이다. 그 시작은 태도이다. 태도는 단지 공손하거나 착하다는 뜻이 아니다. ‘태도’란 결국 자신을 조절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공동체 안에서 균형 있게 행동하는 힘이다. 이 힘은 지식보다 오래가고, 시험 점수보다 멀리 간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너무 이른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기본적인 인사’, ‘시간 약속 지키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태도’는 등한시한다. “저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냥 조용히 있는 게 나아요.”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아이들은 타인과의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고, 실패나 지적 앞에서는 자기 존재 자체가 흔들린다. 그러나 사회는 결국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협업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고, 불편한 상황을 조율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능력이
더에듀 | 72세로 생을 마감한 공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이렇게 회고하였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의 길로 가기를 마음먹었고(志于學), 서른에 이르러 세상에 나의 존재를 알렸으며(而立), 마흔에는 어떤 일에도 미혹됨이 없었고(不惑), 쉰에 이르러서는 하늘이 나를 세상에 보낸 뜻을 알았으며(知天命), 예순에는 모든 일에 대해 순리를 알 수 있었고(耳順), 일흔에는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 없었다(從心所欲不踰矩)” 인생 후반에는 자아실현과 자기초월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들의 기대여명은 100세로 늘었는데 과연 자기완성을 이루는 가?’, ‘공자보다 몇 년 늦게 출발하더라도 그의 성취를 우리도 이룰 수 있을까?’ 유아기와 아동기의 적기 학습 인생 100년을 추산해보면 위 그림으로 집약된다. 2-3세까지는 부모 품에서 애착형성을 통해 절대행복을 누려야 한다. 이는 모든 부모들의 책임이고 의무이다. 4세 이전의 경험은 기억할 수 없는 젖먹이의 망각(乳忘)으로 사라지므로, 무리한 인지발달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아동은 기억을 자기관리할 수 있는 만5세에 초등학교에 취학한다. 만3~5세인 유치원에서는 놀이와 활동을 통해서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숨을 쉬는 것이다.” 신간, ‘대한민국 51만 교사의 외침,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가시덤불, 숲, 나침반’을 펴낸 서용선 국회 보좌관은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민주공화국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아쉽게도 지난 25일 관련 법이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됐지만, 처리가 보류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당위성은 충분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긍정적으로 언급하고, 국정과제에도 포함되면서 많은 기대감을 품게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더에듀>는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이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갖는지, 또 그간 흐름과 세계적 추세는 어떠한지 마침 ‘교사 정치기본권’을 주제로 책을 펴낸 서용선 보좌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보고자 한다. 아래는 서용선 국회 보좌관과의 일문일답. ▲ 간단히 소개한다면. 국회에서 일하고 있는 서용선이라고 합니다. 교육과 민주주의는 매우 가깝다고 여기고 창조적으로 일상생활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수능 감독 의
더에듀 | 우여곡절 끝에 이재명 정부 출범 104일째 최교진 교육부장관이 임명되었다. 국민주권정부 첫 교육부장관인 만큼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 필자는 최근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공교육 혁신 전문가 토론회에서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과 대입 정책과 고교학점제, 사교육 문제 등 교육 의제에 대한 숙의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일관성없이 좌충우돌하는 교육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교육은 ‘근본적 경쟁 과잉 상태’라며 “교육 문제는 결국 현재와 같은 최악의 경쟁 상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 역설했다. 대입 정책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약간 의도적으로 전면에 얘기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해결은 안 되면서 논쟁만 촉발하고 자칫 잘못하면 또 이게 이념투쟁의 장으로 변질되기도 해서”라며 즉답을 피한바 있다. 우리 교육의 고질적인 ‘블랙홀’이라 불리는 대입 정책 문제 등 갖가지 교육 현안은 이해당사자 간 입장 차이로 인해 쉽게 풀 수 없는 사회적 난제이므로, 이재명 정부도 교육 문제에 대한 깊은 고심을 보여준
더에듀 | 교사들은 ‘공직선거법 제9조’에 의해 교육정책에 대해 말할 권리조차 제한받으며 모호한 정치중립 규정 속에서 표현의 자유를 잃고 있다. 이에 대해 필자는 문제의식을 갖고 의견을 전하고자 한다. # 장면1 2024년 교육감 선거 당시 좋은교사운동은 교육감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 평가하고 심층 면접을 진행하는 행사를 기획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교사들이 이러한 행사를 여는 것은 정치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안내했다. 결국 행사는 취소되었다. # 장면2 2025년 대선을 앞두고 현직 국회의원이 주최하는 교육정책 제안 발표회 행사가 있었다. 학교 공무직 단체 등 다양한 단체가 차례로 단상에 나와 교육정책을 제안했다. 하지만 교사노동조합연맹은 방청객 자리에 머물러야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교사가 대선을 앞두고 현직 국회의원이 주최하는 행사에서 교육정책을 말하는 것은 정치중립 의무 위반이다. 정치적 기본권이 박탈된 한국의 교사는 선거기간 동안 대통령이나 교육감들이 내놓은 교육정책에 대해 공적인 장에서 논할 수 없다. 선거기간 동안 이루어지는 교육정책 토론회에서 교사가 아닌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