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고교학점제가 올해 고1 대상으로 전면 시행됐습니다. 지난 2018학년도, 일부 학교가 연구학교와 선도학교 등으로 지정되며 첫 모습을 보인 고교학점제는 준비 햇수만 8년이 걸린 정책입니다. 그러나 전면 시행 한 달, 현장 곳곳에서 준비 미흡으로 인한 혼란이 관측됩니다. 결국 교원단체들은 고교학점제를 두고 개선과 폐지 등의 목소리로 갈리고 있습니다. 이에 <더에듀>는 개선 의견을 내고 있는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와 폐지 의견을 내고 있는 교사노동조합연맹 관계자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주장의 이유를 알아보며 고교학점제의 운명을 관측해 보고자 합니다. 이번 편은 정미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부소장의 이야기입니다. ▲ 일단, 고교학점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면. 고교학점제는 모든 학생의 배움을 존중하며,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제도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대학 진학 이전에 고등학교에서 자신의 진로를 깊이 탐색하고, 해당 분야에 필요한 과목을 미리 학습하며 적합성을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더에듀 | 디지털 시대, 우리 청소년들은 전례 없이 많은 정보를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정보가 많다고 해서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생각할 틈 없이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자극 속에서 정작 자신의 생각을 길러내는 힘은 약해지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는 과거 선조들의 삶의 태도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록하고, 사유하며 생각을 축적하는 습관은 지금의 교육이 절실히 회복해야 할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다. 조선 후기, 대표 학자 다산 정약용은 ‘독례통고’라는 책의 여백에 빼곡하게 메모를 남기는 습관이 있었다. 그래서 병중에도, 우중(雨中)에도, 매 순간, 생각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메모들이 쌓여 그의 방대한 저작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다산은 ‘수사차록(隨思箚錄)’, 즉 ‘떠오르는 생각을 즉시 적는 습관’을 평생 실천했다고 한다. 주자 또한 “묘계질서(妙契疾書)”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는 번쩍 떠오른 깨달음을 재빨리 메모지에 기록하여 아이디어를 붙잡으라는 뜻이다. 선조들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도록 그냥 두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선조들은 중요한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떠오르는 순간 기록하는 습관으로 좋은 정책과 저서를 남긴 것이다. 오늘날 청
더에듀 | 학문의 세계는 끊임없이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평생 배우는 전문직이자 평생학습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자가 이런 연구를 계속 접하면 좋겠지만, 매일의 업무로 바쁜 일상에서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독자를 위해 주말 취미가 논문인 객원기자, 주취논객이 격주로 흥미롭고, 재미있고, 때로는 도발적인 시사점이 있는 연구를 주관적 칼럼을 통해 소개한다. 교육을 아는 사람이라면 아직도 핀란드가 숙제와 시험이 없으면서도 학업 성취도가 세계 최상위권이 되는 공교육 낙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핀란드의 학업성취도가 하락세를 보인 지도 오래됐고, 영국의 교육기업 피어슨이 고학력 고임금 교사의 효과라는 다른 분석을 내놓기도 했기 때문이다. 또 교육개혁에 오래 참여한 파시 살베리(Pasi Sahlberg) 교수가 직접 우리나라에 와서 강연하면서도 오해를 해명했고, 핀란드 교육부 홈페이지에도 미국의 정치 프로파간다 영화 때문에 생긴 세계적 오해를 풀기 위한 해명이 올라와 있기도 하니까. 핀란드에서 유학하고 온 교수나 학부모가 언론을 통해 생생한 경험을 전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의 이슈와 관련해 이범 교육평론가가 칼럼에서 언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신간 <무기력 교사의 탄생>은 ‘저는 무기력 교사’라는 고백에서 시작한다. 무한한 책임을 가진 스승이 되길 기대하는 사회의 요구에, 교사들은 점점 무기력해지고 가르침에서 멀어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인 곽노근·권이근 두 교사는 ‘교사가 슈퍼맨과 공공의 적 사이에 있다’고 표현한다. 학교는, 교실은 어떤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교사는 그 속에서 어떤 존재가 되어가고 있을까. <더에듀>는 스승의날을 맞아 <무기력 교사의 탄생>의 두 저자에게 왜 이런 제목의 책을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는지, 학교 현장의 현실은 어떠한지 또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등을 들어 보았다. ▲ 책 제목을 ‘무기력 교사의 탄생’으로 정한 이유는. 곽) 지금 교사들이 처한 현실을 너무 잘 나타내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서이초 사건 전후로 무기력하지 않은 교사가 있나요? 크기만 다를 뿐 모두 조금씩은 무기력함을 갖고 있습니다. 왜 교사들이 이렇게 무기력하게 됐는지 그 뿌리를 조금이나마 더듬어 보고 싶었습니다. ▲ 곽노근 선생님은 전작은 <거침없이 교육>이다. 거침없는 논평을 하던 분이 어쩌다 스스로 무기력 교사
더에듀 | 스승의 날을 앞두고 나온 교육부 실태조사는 씁쓸하다. 지난해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는 전국에서 4,234건 열렸다. 그중 93%는 ‘실제로 교육활동 침해가 있었다’고 판정됐다. 교사가 수업 중 욕설을 듣고, 생활지도를 하다 모욕당하고, 심지어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는 일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교사가 교사답게 행동하지 못하는 교실, 우리가 만든 현실이다. 특히 중학교의 교보위 개최 건수는 2,503건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아이들이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시기에 가장 많은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초등학생은 교사를 무시하는 행동을 배우고, 고등학생은 이미 감정적 거리감을 고착시킨다. 그리고 교사는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오해받을까 봐’ 말조차 아끼게 된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보호가 화두가 되었지만, 교실의 변화는 느리다. 처벌 규정이 늘고, 절차는 복잡해졌지만, 본질은 여전히 흔들린다. 교사가 ‘학생을 존중하듯’,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지 않는 한, 제도는 무기력하다. 지금의 교육 현장은 감정노동의 최전선이다. 교사 한 사람이 수업 외에도 민원 대응, 행정 보고, 심리 소진까지 감당해야 한다. 학부모의
더에듀 지성배 기자 | 한 교원단체에 접수 및 처리된 교권 침해 사안에서 학생들에게 폭행 당한 교사들이 1년 새 2배 늘었으며, 학부모에 의한 피해는 40%가 넘었다. 현장체험학습을 떠났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학생으로 인해 담당 교사는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 받았다. 졸지에 전과자 신세가 되었다. 특수교육현장에서는 학부모가 아이들의 가방에 몰래 넣은 녹음기로 인해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수업과 생활지도에 나서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은 결국 젊은 초등 교사들의 60%가 이직을 원한다는 설문 결과를 만들어냈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하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이다. 신간 ‘무기력 교사의 탄생’은 직업인과 선생님 사이에서 가르치고 있는 곽노근, 권이근 두 교사가 1년 동안 주고받은 편지를 모았다. 교육할 수 없는 학교에서 우울하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 두 교사가 서이초 사건 뒤 더 무기력해진 시간을 담은 기록이다. 두 교사는 학생을 지도하다 아동학대로 신고 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 또 부당한 간섭과 지나친 업무에 하루하루 지쳐 가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상황이 ‘대한민국 평범한 교사의 모습’이라
더에듀 | 작년 한 해 동안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심의 건수가 7446건으로, 전년 대비 27.6% 증가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14곳에서 심의 건수가 늘었고 특히, 일반고에서의 증가는 40.1%에 달한다. 언어폭력, 신체폭력, 사이버폭력, 성폭력 등 유형도 다양하며 특히 사이버폭력 증가는 무려 52.9%에 이른다. 이쯤 되면 단순한 ‘사고 건수 증가’가 아니라, 제도와 환경의 실패이다. 이 와중에 주요 대학들이 내년부터 학교폭력 처분 이력을 입시에 반영하겠다고 나섰다. 서울대는 정시와 수시 모두에서 모든 처분(1-9호)을 정성평가에 포함하고, 연세대·고려대 등은 감점 혹은 지원 제한 등의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등도 비슷한 입장이다. 문제 학생에게 경고를 주고, 학교폭력을 막겠다는 취지이다. 입시로 해결하려는 학교폭력, 왜 근본 대책이 안 되나 그러나 이 방식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글쎄’이다. 첫째, 입시 연계 처벌은 예방이 아니라 결과 통제이다. 폭력이 일어난 후에 처벌이 가능하며, 그 피해는 이미 발생한 이후이다. 입시 불이익은 가해자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지만, 반대로 피해자에게는 ‘너도 입시에 영향
더에듀 | 교육자로 24년의 세월을 보내며 학생, 동료 교사와 많은 일을 함께 했다. 과학 교사, 교장, 장학관, 연구자로 현장에 뿌리내리고 실천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였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짧은 몇 년의 모습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장기적 과제이다. 교육의 지향과 목적,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가 교육을 위해 해야 할 일, 그 결과로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성취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같이 길을 찾고자 ‘홍제남의 진짜교육’을 시작한다. 독일과 네덜란드, 신뢰와 존중의 교육 시스템 4월 말경 한 대학의 교육연구소에서 주최하는 교육포럼에서 발표하게 되어 다녀왔다. 그때 함께한 교수로부터 독일에서 자신이 경험한 학교 교육 이야기를 들었다.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학교 교사 의견을 들어 학생의 진로를 정하는데, 별다른 이견 없이 직업계, 실업계, 인문계 등으로 진학이 결정된다고 했다. 그만큼 교사에 대한 신뢰가 높고, 교사가 존중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놀랍기도 하고, 교육자로서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두 나라에서 판이한 상황이 나타나는 주요인은 사회구조의
더에듀 강민채 기자 | 매년 수많은 교사가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에 도전장을 내민다. 교육부가 주최하는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는 교사가 미래형 교육 환경에 적합한 교수학습 모델을 연구하고 이를 실제 수업에 적용한 사례를 공유하는 대회이다. 그러나 연구대회 준비 과정이 막막하다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시기에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에서 전국 1등급을 수상한 교사 9인(▲김만옥 경기 국어교사 ▲김인주 경북 국어교사 ▲김광현 대구 기술교사 ▲김효성 경기 진로교사 ▲이기현 경기 과학교사 ▲오유득 경북 전기전자통신교사 ▲임대옥 충북 생물교사 ▲김범수 경기 음악교사 ▲이수진 경기 영어교사)이 자신의 노하우를 풀어낸 ‘한 권으로 끝내는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 1등급 로드맵’을 출간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연구 주제 선정부터 보고서 작성, 수업 동영상 제작과 편집, 제출 방식까지 대회의 모든 과정이 단계별로 정리됐다. 특히 2025년부터 적용될 심사 기준 변화와 대회 운영 방식의 흐름을 반영해 최신 트렌드에 맞춘 정보도 제공된다. 책의 1장은 연구대회 준비과정 전반을 다룬다. 주제 선정 전략, 제목 네이밍 요령, 계획서와 보고서 문서 구성법, 자료 정리 및 통계 활용 방
더에듀 | 학문의 세계는 끊임없이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평생 배우는 전문직이자 평생학습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자가 이런 연구를 계속 접하면 좋겠지만, 매일의 업무로 바쁜 일상에서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독자를 위해 주말 취미가 논문인 객원기자, 주취논객이 격주로 흥미롭고, 재미있고, 때로는 도발적인 시사점이 있는 연구를 주관적 칼럼을 통해 소개한다. 지난 회에 이어 스크린 타임에 대해 조금만 더 도발적인 질문을 해보겠다. 언론과 장삿속으로 스크린 타임에 대한 공포가 과장된 부분은 있다고 해도 과도한 스크린 타임이 근시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조심하자는 태도는 충분히 합리적이다. 그런데, 악영향의 정도나 과도하다는 기준이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스크린 타임에 대해서는 이렇게까지 걱정하는 우리 학부모들은 정작 자녀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분명한 수면 부족을 야기하는 밤늦은 공부는 독려하고 있다니 참 모순적인 일이다 전문가들은 다 알 텐데도 형설지공이니 주경야독이니 하면서 야밤의 공부를 미덕으로 삼은 우리 문화 때문에, 어릴 때부터 밤늦게 공부시킨다면 자녀가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을 얻어 행복한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