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남윤희 기자 | 경기도 일부 학교에 도입한 학교방문사전예약제가 학부모들의 외면 속에서도 필요성은 인정 받았다. 예약과정 단순화와 홍보 강화 등 제도를 정착시킬 묘수가 필요해 보인다.
경기교육청은 지난해 4월부터 도내 68개 학교에서 ‘학교 방문 사전 예약 시스템’을 운영했다. 외부인은 학교 방문시 카카오톡 등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시흥초 등에서 발생한 외부인의 교실 난입 사건에 대응해 교사와 학생의 안전 확보 대책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경기도의회가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학교 방문 사전 예약 시스템 활성화 및 실효성 증대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제도는 학부모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 산학협력단이 위탁 받아 진행한 이번 연구에는 68개교 학부모 341명이 참여했다. 이들의 약 87%가 ‘한 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다’고 했으며 32%는 ‘해당 시스템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답변했다. 반면 설문에 참여한 353명의 교사 중 96.3%는 알고 있어 큰 차이를 보였다.
학부모 만족도 평균은 5점 척도 중 3.4점으로 3.7점으로 평가한 교사들보다 낮았다. 학부모들은 ▲사용의 어려움이 27.1% ▲자녀 만남 제한(14명·23.7%) ▲인식 부족(12명·20.3%) ▲홍보 부족(11명·18.6%) 등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면서 “제도는 알지만 찾기 어렵다”, “있는지도 몰랐다. 상세한 안내가 필요하다”, “절차를 더 간소하게 했으면 좋겠다”, “아이가 챙기지 못한 준비물 갖다줄 때 등 급하게 방문할 때는 불편하다” 등의 의견을 밝혔다.
교사들 역시 예약 시스템에 불만스런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절반 이상(52.1%)의 교사는 외부인의 학교 방문이 줄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예약 없이 방문한 외부인의 출입을 막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예약 요청 검토와 승인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업무 부담이 증가했다고도 토로했다. 주관식 의견에서 “학부모에게 알리고, 이용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 특히 담임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교사가 아니라 학교 행정에서 전담했으면 한다”, “관리자가 관리했으면 좋겠다” 등이 담겼다.
그러나 학교방문사전예약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학부모 63.1%(215명, 필요 137명/ 매우필요 78명)가 긍정적으로 응답했으며, 교사의 83.6%(295명)는 전면 도입에 찬성해 제도를 보완한 후 운영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연구진 역시 “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예약 과정을 단순화 하고, 직관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모바일 앱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소외 계층을 위해 ▲전화 예약 함께 운영방안 ▲학교 웹사이트, SNS, 설명회 등을 통한 홍보 강화를 요청했다.
한편, 학교방문사전예약제는 초등학교 28개교, 중학교 24개교, 고등학교 13개교, 유치원 2개교, 특수학교 1개교에서 운영됐으며, 수원(6), 구리남양주(6), 부천(5), 포천(5), 화성오산(4)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