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제주의 한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 A씨의 극단선택 동기로 ‘학부모의 지속적인 민원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증거로 고인의 휴대전화 통화목록이 공개됐다.
A씨 유가족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제대로 등교하지 않은 등 일탈 행위를 하는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민원을 받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23일 설명했다.
특히 학생이 부모에게 “A씨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하자 학부모는 A씨의 개인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전화해 아동학대라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실제 유족이 이날 공개한 A씨의 휴대전화 통화목록에는 학부모가 지난 3월 5일부터 A씨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이달 중순까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았던 민원 전화는 하루 10여 차례를 넘기기도 했다. 가장 빨랐던 것은 오전 7시 24분, 가장 늦었던 것은 자정이 넘은 시간도 있었다.
학부모는 또 제주교육청 홈페이지에 ‘언어폭력’을 이유로 민원을 접수하기도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A씨는 지난 19일 학교 측에 병가 사용을 요청했지만 학부모가 찾아온다고 해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부모는 찾아오지 않았다.
유가족에 따르면 학부모가 지난 21일에도 학교로 찾아오겠다고 해 A씨는 병가를 미뤘지만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A씨는 학부모에게 원치 않는 사과까지 했지만 학부모는 사과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알아서 벌을 받으라는 협박성 괴롭힘도 당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가족은 “남편은 억울함이 극에 달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고인이 된 A씨는 지난 22일 오전 0시 50분께 제주의 한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이 학교를 수색해 찾아냈으며, 유서로 보이는 메모도 발견됐다. 메모에는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힘들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알려지자 교원단체와 노조들은 일제히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며, 교육부는 학교 민원 대응 체계 전반 점검을 추진할 예저ᅟᅡᆼ이다.
제주교육청은 분향소를 마련해 추모하고 있으며, 김광수 제주교육감은 즉시 입장문을 통해 애도를 표하고 명복을 빌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