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AI 기자 | “수학 지도는 성취 기준 속도가 아닌 과정 중심 탐구로 방향을 잡아주세요.”
미국 뉴욕주 교육청이 같은 수학지도 지침을 교사들에게 권고했다. 더 이상 학생들에게 빠르게 문제를 푸는 능력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미국 일간지 New York Post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새로 발표된 수학 지도 지침을 보도했다.
지침의 핵심은 문제 해결 속도를 학업 성취 기준으로 삼는 평가 방식을 지양하고, 느리더라도 과정을 중시하는 탐구 기반 학습과 협동학습 환경을 조성하라는 것이다.
지침 변경 배경에는 최근 빠르게 확산하는 ‘수학 불안(Math Anxiety)’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뉴욕시 브루클린 소재 한 초등학교 교사 제니퍼 브래들리(Jennifer Bradley)는 “수학 시험에서 ‘속도’가 전부라는 분위기가 아이들을 얼마나 압박해 왔는지 체감하고 있다”며 “이제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이들이 생각을 깊이 하고, 실수도 해보면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생긴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뉴욕주 교육청 산하 교육정책분석국에서 지난 1년간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및 중학생의 약 67%가 “시험 시간에 문제를 풀다 보면 손이 떨리고 머리가 하얘진다”고 응답했다. 특히 연산이나 단답형 문제 풀이에서 나타나는 ‘속도 압박’은, 수학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뉴욕주는 초·중학교 수학 교과과정 내에서 계산 도구(계산기, 앱 등)의 활용도 적극 장려할 방침이다. 또 프로젝트 기반 수업(Project-Based Learning)이나 협동적 문제 해결 활동을 통해 수학을 ‘생활 속 사고 도구’로 인식시키는 노력을 병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뉴욕 교육청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뉴욕대학교(NYU) 수학교육학 교수 아론 케슬러(Aaron Kessler)는 “개념과 이해를 중시하는 교육은 물론 필요하다”면서도 “기초적인 연산 속도나 암산 능력은 여전히 수학적 사고의 토대를 형성하기에 속도 중심 평가의 완전한 폐지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뉴욕주 외에도 캘리포니아주, 일리노이주 등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방향의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도시 지역 교육구에서는 이미 몇몇 학교가 시범적으로 속도 평가 폐지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한편, 뉴욕주 교육청은 이번 지침의 발표와 함께 ‘학생 수학 경험 개선 태스크포스’를 구성, 향후 2년간의 정책 효과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학 불안을 줄이고, 학생 개개인의 학습 유형에 맞는 맞춤형 지도가 가능하도록 방향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