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교육전문직은 장학사나 연구사로, 교감이나 교장으로, 그리고 더 높은 교육청 고위 관료로 전직한 이후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 직군에 머무른다. 100%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교육전문직에게 교사 발령을 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립된 직군의 함정: 보신행정이라는 질병
행정이 고정적인 직업이 되는 순간, 교육전문직은 ‘지원자’가 아닌 ‘지배자’가 된다. 현장과 유리된 지 오래된, 또는 교육전문직이 되려고 노력하는 자들의 정책은 아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온기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는 현장 교사들을 질식시키는 차가운 행정 명령일 뿐이다.
수업을 진행하지 않고 학생을 지도하지 않는 전문직은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보신’ 연구로 권위를 유지한다.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실적을 부풀리고, 고통스러워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규정이라는 무덤에 매장한다.
그들이 교육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며 익힌 ‘효율성’은 전문직이 된 후 ‘보신의 전문성’으로 진화한다. 이것은 교육계 전체에 동맥경화를 초래하는 치명적인 질병이 된다.
심장에서 나간 피가 다시 심장으로 돌아와 정화되듯, 전문직 또한 현장의 흙먼지를 뒤집어쓰러 교실로 돌아와야만 그 생명력을 잃지 않는다.
교사-장학사 순환 보직 논의가 있다고는 한다. 최근 교육부는 ‘교권 회복’과 ‘현장 중심 행정’을 위해 전문직의 현장 복귀를 장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온적인 대처로는 학교 현장의 피로 누적과 교육 혁신에 대한 직무 유기만을 느끼게 된다.
교육청 관료와 교육전문직, 그들과 유유상종하고 싶어 하는 교사들이 왜 필요할까? 혹시 교육부 관료들이 원하는 초중등 교육계의 인적 환경 때문 아닐까라고 추정한다.
학교 현장에서 지난해 일사불란하게 진행된 정책 중 하나가 디지털 교과서였다. 나는 이에 반대해 절대 협조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일해야 했던 교사들은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그 업무에 소진해야 했다. 이를 추진하여 교육청에 보고해야 하는 학교 관리자와 업무 담당자는 나를 불편하게 여겼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나?
현장의 ‘교사들’이 교육의 미래를 지탱한다
내가 영국에서 목격한 지혜는 단순했다. 한 교실에 세 명의 교사가 머물며 아이의 눈을 맞추는 것, 그것이 교육의 전부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정책을 기획하는 장학사가 아닌, 아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최전선의 보병’이다.
첫째, 교과지도 교사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 ‘1수업 2교사제’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기초부진 학생 곁에서 도움을 줄 전문적인 지도 인력이 교실마다 상주해야 한다.
둘째, 비교과 생활지도 교사의 전면 배치가 시급하다. 거칠게 분출되는 아이들의 에너지를 폭력이나 일탈 대신 창조적인 힘으로 전환해 줄 수 있는 전담 인력이 학교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셋째, 상담교사는 학교의 심장 역할을 해야 한다. 상처 입은 영혼들이 언제든 찾아가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상담실이 모든 복도마다 숨 쉬어야 한다.
3부를 기대하며
심장에서 나간 피가 다시 심장으로 돌아와 정화되듯, 교육전문직 또한 현장의 흙먼지를 뒤집어쓰러 교실로 돌아와야만 그 생명력을 잃지 않는다는 믿음은 변함없다.
지금까지 고립된 직군의 함정과 보신행정이라는 문제의 심각성을 진단하고, 현장 중심의 인력 확충 방안을 제시했다. 3부에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순환 보직 제도의 도입 방안과 학교 현장의 변화를 위한 교육 주체들의 역할에 대해 더 깊이 다룰 예정이다.<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