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공교육은 입시와 경쟁, 시험, 서열 등으로 아이들의 생각과 삶을 단단하게 고정해 놓고, 삶 자체를 좋은 성적,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이라는 정해진 트랙 위에서 움직이게끔 한다. 이 트랙을 성실하게 달리는 사람에겐 모범 학생이라는 훈장을 준다. 그런데, 울산 최초의 공립 대안중학교인 울산고운중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순응적이고 수동적인 삶을 넘어 저항적이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철학 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과 삶에 대한 사색의 의미를 알려준다. 이에 <더에듀>는 아이들이 자유롭고 비판적인 사유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꾸려가는 데 도움을 주는 박상욱 철학교사의 수업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는 “교육이 경쟁과 입시로부터 자유로울 때 아이들의 철학적 사유는 더욱 풍요로워지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더욱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강렬하게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어른이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면
더에듀 전영진 기자 | 내년 시행을 앞둔 학생맞춤통합지원법(학맞통)의 원점 재검토 요구가 나왔다. 탁상행정의 절정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학맞통은 경제적 빈곤이나 기초학력 미달 등 복합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굴하고 지원하려는 목적에서 올해 국회를 통과해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세부 사항 준비 과정에서 교사를 교육자가 아닌 복지 조사관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교사에게 학생의 가정환경과 경제상황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복합적 위기라는 표현도 문제로 제기됐다. 객관적 지표 없이 한정된 예산으로 대상자를 선정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 이는 교육부가 그간 추진한 학생에 대한 편견과 낙은 효과 방지 원칙과도 정면으로 배치한다. 교육부는 대표적으로 2013년 가정환경조사를 폐지하는 등 민감 정보 접근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충북교사노조는 “교사가 학생들의 불행을 저울질하고 판단해야 해 민원의 최전선에 서게 될 수밖에 없다”며 “교육 공동체의 신뢰는 무너지고 학교는 갈등의 장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교육부는 맞춤형 지원이라는 미명 하에 교사에게 학생의 가난과 불행을 캐내라고 강요한다”며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교사들이 불만을 표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에 대해 “여론조사를 해 보면 찬성이 높지 않다”, “국민이 최대한 납득해야 가능할 것” 등의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교원 정치기본권 확대’라는 이름으로 추진할 경우 부담 가중을 우려하며 “프레임과 제목부터 정치적이지 않게 접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후보 시절 교원 정치기본권 회복을 공약으로 제시한 대통령이 한 발 후퇴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고 있다. 교원노조들은 이 같은 상황에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대한초등교사협회(대초협)은 15일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 당선이 곧 공약에 대한 국민의 합의”라며 이 대통령을 향해 “국민 뒤에 숨지 마시라”고 요구했다. 대초협은 “지난 대선 당시 교사들에게 약속했던 정치기본권 보장 공약을 정면으로 부정했다”며 “국정 최고 책임자가 자신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기 위해 국민이라는 이름 뒤에 숨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와서 여론조사 수치를 핑계로 국민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오석진 전 대전교육청 교육국장이 대전교육감에 도전한다. 중등교사 출신으로 교육청에서 핵심 정책을 추진하고 학교장까지 지낸 그는 대전 교육을 가장 잘 아는 현장 전문가임을 강조했다. 오석진 행복교육이음공동체 대표(전 대전교육청 교육국장)가 11일 오전, 대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6월 진행될 대전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의 최대 강점은 40년 가까이 교직에서 쌓은 현장감이다. 교사와 교감·교장, 장학사·장학관·교육국장에 이어 주상파울루한국교육원장까지 역임하며 국내·외 교육을 모두 경험했다. 오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은 결국 교실에서 완성되며, 아이들의 변화를 만드는 힘은 교사에게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교육감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을 교사와 아이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교실을 지켜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보는 대전 교육은 ‘지역과 계층 간 발생하는 학력 격차,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위협, 늘어나는 돌봄 수요 및 사교육 부담,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의 교권침해 등’으로 만족도가 낮아지고 있다. 특히 “학생-교사-학부모-지역사회 간 교육 신뢰가 무너졌다”고 평하며 “시민 참여의 폭이 좁아
노르웨이 학폭 감소, 학교 만족도 개선 등 노르웨이 교육연구부 산하 교육훈련청은 11일 2025년도 학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폭 경험 학생은 감소하고, 학습 동기와 학교 만족도는 증가했다. 교사들의 지원에 대한 만족도도 개선됐다. 모르텐 로센크비스트 청장은 “좋은 학교 환경을 위한 노력이 성과가 있어 기쁘다”고 자평했다. 이 결과에 관한 상세한 분석 보고서는 1월에 발표하기로 했다. 12일에는 장기 과제로 기말고사를 대신하는 시범 사업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노르웨이 과기대에 수탁을 맡긴 이번 보고서는 3차 중간 보고서로 장기 과제가 학생 역량의 깊이와 넓이를 시연할 기회를 제공했지만, 교과에 따른 적용의 격차가 크다고 했다. AI의 사용이 공정성을 해칠 수 있어 국가적 지침이 필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결론으로는 장기 과제의 잠재력을 고려해 시범 사업을 지속할 것을 권했다. 덴마크 교육부장관 “자폐, ADHD도 규칙 준수 예외일 수 없어” 등 덴마크 교육부는 10일, 마티야스 테스파예 장관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필요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규율은 강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로 셸란스케 뉘헤데르에 실은 칼럼을 게재했다. 테스파예 장관은 “ADHD
더에듀 |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가 “교사들이 정치활동을 아무 때나 아무 장소에서 막 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고, 교육 현장을 떠나서 사적 영역에서 직무와 관련 없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닌지 물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선생님들이 정치적 중립을 해야지, 학교에 가서 아이들한테 한쪽 편들게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것이라며 “그런 걸 하자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하자”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론조사를 해보면 찬성이 높지 않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교원의 집단적 정치활동 허용에 대한 우려 나는 대통령의 말대로 교원의 정당 가입이나 선거운동 등 집단적 정치활동을 허용하는 것은 학교가 정치판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국민들이 많기 때문에 시기상조라고 본다. 더구나 계엄과 탄핵 이후 극우니 극좌니, 1찍이니 2찍이니 하는 정치적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교원의 집단적 정치활동을 허용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공공
더에듀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교육부 정부 보고에서 서울대학교와 지방국립대의 정부 예산 격차를 지적하며 “산업화 시대에는 자원이 없으니 큰아들에 ‘몰빵’을 했다. 자원이 없으니 할 수 없이 한 군데 몰빵했지만 지금까지 그러고 있는 건 너무 잔인한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립서울대학교에 대한 국가지원이 다른 지방대학들보다 근 3배나 많은 점을 지적하며 그 부당성을 비판한 것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후련한 말이다. 1인당 학생지원비가 연간 6000여만원과 2000여만원의 차이가 나는 사실을 교육부는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못했다. 아마도 관행으로 굳어져 왔기에 문제의식이 마비되어 있었을 것이다. 더 환영할 만한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차별적인 지원을 어느 누구도 지적할 수 없다는 현실 속에서 대통령이 입을 연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도 공개된 장소에서 지적할 수 없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는 교육기관이기 이전에 이미 권력이 되었고 학벌이 되었다. 장관급 고위공직자 중 약 60%, 국회의원 중 약 40%, 전체 검사의 약 60%, 전체 4년제 대학교수의 약 30%, 전국규모의 7대 일간지 전체
더에듀 | “교육은 삶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삶 그 자체이다.” 100년 전, 미국의 철학자 존 듀이는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은 당시에도 혁명이었고, 지금의 한국 교육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여전히 교실 안의 학생들은 문제를 ‘풀고’ 있지만, 현실 문제를 ‘해결’하진 못한다. 여전히 시험을 잘 보는 법은 가르치지만, 삶을 잘 사는 법은 배우지 못한다. 2025년 현재, 우리는 매일 아침 학부모 단톡방의 한숨, 교사의 탈진, 학생의 무기력 속에서 교육의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매 정부마다 수능 체계 개편이 반복되고, 정시·수시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정작 질문해야 할 것은 제도의 형식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이다. 그 질문에 가장 명확히 답할 수 있는 철학자, 바로 존 듀이다. “배움은 살아있는 경험이어야 한다” 듀이는 교육을 ‘정보 전달’이 아니라, 학생이 실제 삶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는 경험의 과정으로 보았다. 그는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 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험하고, 토론하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력과 시민적 책임감을 길러야 한다고 믿었다. 그의 철학을 한국의 한 교실에 적용한 사례가 있다. 경기도 고양의 한 중학교에서 실시된
더에듀 | 학교는 왜 가야 하는가. 이 짧은 질문은 늘 우리 교육의 뿌리를 건드린다. 아이들은 주저 없이 “공부하려고요”라고 말하지만, 그 대답은 언제나 절반만 빛난다. 학교는 성적을 쌓는 곳이기 전에 ‘사람을 빚는 곳’이다. 꽃이 피기 위해 뿌리가 먼저 자리 잡아야 하듯, 배움도 태도가 먼저 자라야 한다. 오늘의 문제는 지식이 과도해지고 태도가 가벼워졌다는 데 있다. 점수는 높아지는데 말투는 거칠고, 성적은 오르는데 책임감은 낮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결함이 용서되는 분위기 속에서 “얘는 성적이 좋으니까”라는 말이 어느새 면죄부처럼 쓰인다. 이는 가정과 학교가 함께 만들어 낸 왜곡된 신호이며, 아이들에게는 위험한 착시이다. 실태는 더 선명하다. 수학을 잘 풀어도 수업 중에 상대 말을 끊는 아이가 있고, 글짓기를 잘해도 친구 의견을 비웃는 아이가 있다. 지식만 자라면 언어는 칼이 되기도 하고, 논리는 타인을 꺾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세상은 그런 아이에게 “스펙은 뛰어나나 함께 일하기 어렵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문제집은 해결했지만 사람 문제에서는 오답을 낸 셈이다. 통계도 이 현상을 뒷받침한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교사 10명 중 7명은 “학업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