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AI 기자 | 미국 청소년 10명 중 3명 이상은 AI 챗봇을 통해 고민 상담 등 감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시급성이 강조됐다. 지난 8일 미국 언론사 AP와 Times of India 등은 비영리단체 커먼센스 미디어(Common Sense Media)의 설문 결과, 청소년 10명 중 7명은 AI 챗봇 사용 경험이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AI를 대화 대상자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10명 중 3명 이상은 AI 챗봇을 단순한 숙제 보조를 넘어 고민 상담이나 감정 지지 역할까지 맡기고 있는 것. 실제 고등학교 2학년 A학생은 “친구에게 말하기 힘든 고민을 AI에게 털어놓으면 비판 없이 들어 준다”며 “마치 일기장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만 보지 않았다. 교육심리학자 리사 앤더슨은 “AI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라며 “청소년이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현실 관계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학교와 가정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의 한 교육위원도 “학생들이 AI의 답변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전에 검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며, “AI를 활용하는 법과 동시에 AI를 의심하는 법을 가르칠 것”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는 Article Writer를 활용해 작성했으며 지성배 편집국장의 감수를 거쳤습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폭행, 성폭력 등 중대 교권침해 사건 발생 시 지역교권보호위원회(지역교보위)의 결정 전까지 가해 학생을 분리조치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은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서는 교권침해 가해자와 피해교원을 분리하도록 하고 있으며, 기간은 관련 매뉴얼을 통해 최대 7일 이내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4월 울산에서 여교사를 성추행하고 단체 채팅방에 해당 교사에 대한 성희롱성 발언을 한 고등학생이 7일간 등교정지 조치를 받았지만, 지역교보위에서 강제전학 결정 전까지 가해학생은 정상 등교했다. 결국 피해 교사가 학생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개인적으로 연가 등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지역교보위의 심의·결정까지 통상 21일 소요된다는 허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성국 의원은 교원지위법 개정을 통해 상해와 폭행, 성범죄 등 중대 교권침해 사건에 대해 지역교보위 결정 전까지 분리조치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또 학교 봉사와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교체 등 분리조치 유형도 법으로 규정했다. 정 의원은 “중대 교권침해 사건의 피해교사는 정신적 트라우마도 매우 심각하다”며 “해당 교사를 중심으로 한 실질적 보호조치가 가능하도록 법적 미비점을 보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 건강에는 크게 몸 건강과 마음 건강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몸 건강은 혈액의 질과 흐름에 크게 좌우되고, 마음 건강은 호르몬 생성과 분비가 결정적 요인이다. 문제는 몸 건강은 나이가 들수록 관리에 집중하지 만마음 건강은 점점 소홀해지고, 심지어 아예 놓아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몸’이라는 글자를 옆으로 누이면 ‘마음’이 되고, ‘마음’이라는 글자를 세우면 몸이 된다. 즉, 몸과 마음은 하나로 맞물려 있어 서로를 떠날 수 없는 관계다.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건강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완전하지 않은 반쪽짜리 건강으로, 오래가지 않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중년에는 몸 건강, 즉 혈액의 질과 흐름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호르몬을 잘 생성하고 분비해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는 일이 점점 중요해진다. 마음이 건강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줄어 들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모든 장기와 세포가 활력을 되찾아 더욱 젊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몸과 마음을 같이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은 ‘춤’이다. 특히 중년 건강에 안성맞춤이다. 춤은 우선 중년 몸 건강에 아주 좋다. 춤은 유연한 동작이 많고 하체를 많이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허벅지와 종아리, 발 근육이 고루 발달하며, 하체 근육의 강화는 곧 혈액순환 개선으로 이어진다. 춤이 중년 건강에 특히 좋은 이유는 바로 마음 건강 이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리듬에 맞춰 움직이다 보면 마음이 먼저 가벼워지고,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혈액순환이 더욱 원활해진다. 따라서 운동 효과는 기본이고 기분까지 좋아진다. 혼자 추는 춤도 충분히 즐겁지만, 함께 추는 춤은 파트너와의 호흡이 주는 에너지와 동기부여 덕분에 그 효과가 한층 커진다. 최근에는 주민센터나 문화센터에서 라인댄스, 스포츠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저렴하게 운영하니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춤으로 몸과 마음,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보자. ‘쉘 위 댄스?’
더에듀 | 사서교사는 문해력, 정보활용, 미디어리터러시 등 미래교육의 핵심을 담당하며 학생들의 경험과 지평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에듀>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들의 학습과 경험을 돕고 있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과 기획연재 ‘사서교사와 미래교육’을 마련했다. 교수 설계 전문가로서의 사서교사 위상을 알림으로써 배치 확대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주제를 선택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AI로 학생들의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을까?’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다. 보건교사와 협력하여 ‘디지털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하던 때다. 관련 판례를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찾아보고, 요약해 비판하고 개선 사항을 제안하는 활동이다. 그런데 판례를 분석하라 했더니 AI 챗봇에 판례 자체를 복사에 요약을 요청하고, 나온 결과를 그대로 따라 쓰는 것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판례에 대해 비판해 줘’라는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순간까지도 맡기는 모습을 보고 위기감을 느꼈다. ‘우리 아이들, 이대로 괜찮을까?’ 2024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AI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21년도에는 32.4%에서 24년도에는 60.3%로 약 2배나 증가했고, 이 중 6~19세의 경우 21년 대비 30.8%P의 변화 추이를 보일 정도로 청소년들의 AI 사용률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4) 이렇듯 AI가 청소년들의 일상에서 뗄 수 없는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디지털 활용 역량 제고를 위한 교육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이런 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누가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사서교사가 이 영역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정확히는 정보 전문가로서, 교육자로서 사서교사의 영역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AI에 대한 활용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 필자는 실제로 10차시 정도의 AI를 활용하는 방과후 수업을 3회 정도 진행했다. 각 분반은 ‘AI 기초 활용 수업’, ‘나만의 교과서 만들기’, ‘나만의 면접 도우미 만들기’ 세 개로 구분해 진행했다. 수업을 여러 번 하면서 시행착오를 걸쳐, AI 활용 교육을 진핼할 때의 팁을 크게 두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한다. 비판적 문해력을 키우는 AI 이해 교육 각 수업을 진행할 때 공통적으로 수업 초반에는 AI의 개념 및 작동 원리를 꼭 포함한다. 아래는 이때 꼭 포함하는 내용에 대한 것들이다. - 생성형 인공지능의 개념 및 작동 원리 - 생성형 인공지능의 한계 및 해결 방안 (ChatGPT를 중심으로 한계와 해결 방안) - 생성형 인공지능 프롬프트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법 이 중 지도할 때 가장 집중하는 것이 바로 생성형 인공지능의 한계점이다. 청소년들의 경우 AI에 대해 지나치게 맹신하는 문제가 있다. 특히 비판적 사고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경우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그러므로 AI가 갖는 출력의 한계, 생성에 따른 가짜 정보 제공의 가능성, 학습된 대중적 정보 학습에 따른 대중의 편견을 그대로 학습한다는 편향성 등을 꼭 지도한다. 무엇보다도 재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정보 검색을 요청했을 경우 출력된 결과에 대해 ‘출처’를 추가 질문, 편향성을 방지하기 위한 다른 관점으로의 재질문들 등을 꼭 하라고 알려준다. 이러한 원리를 기능 중심의 활동에 앞서 충분히 익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바로 AI를 활용해 결과를 도출시키는 것으로 끝내버린다면, 아무런 교육적 효과도 얻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교육적 효과는 교육과정에 명시된 ‘내용적 요소’와 같다. 즉.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 세 가지 영역 중 과정·기능에만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가치 태도를 기르기 위한 비판적 문해력의 필요성이 여기에 해당된다.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는 질문 설계법 AI 문해교육은 이렇게 기술적 한계를 이해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기본이 되며, 이후에는 효과적인 기술 활용으로 넘어간다. 이때 언급되는 것이 ‘프롬프트 입력법’이다. 프롬프트란 명령어를 말한다. 오늘날 다양한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이 나오면서 가장 크게 변화된 것이 이러한 명령어 입력이 특정 코딩어가 아닌 우리의 일상어를 사용한다는 것. 즉, 자연어로 인공지능과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AI를 한 번쯤 사용해 본 사람이 공감하는 것이 있다. 바로 내 질문을 제대로 이해를 못 한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간단하다. AI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질문(프롬프트)이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프롬프트의 입력 요소는 관련 도서나 강연에서 여러 가지를 제안하지만, 총정리해서 공통적인 요소만 추출하면 다음과 같다. ① 페르소나: 사용자가 누구인가? (ex. 고등학생, 학부모, 초등교사, 자영업자 등) ② 상황 및 목적: 어떤 상황에 놓여있으며,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려 하나? ③ 수행단계: 어떤 단계로 수행하길 원하는가? (ex. 검색-분석-평가-도출) ④ 결과: 어떤 결과로 노출되길 원하는가? (ex. 설명문, 소설, 표, 이미지, 파일 등) ⑤ 맞춤화: 기타 추가적인 요청 사항 (ex. 평가 척도, 출력 말투, 개인적 취향 등) 이 다섯 개의 요소가 첫 프롬프트 입력 때 포함된다면, 출력 결과에 큰 차이를 얻게 될 것이란 것을 비교해서 제시하고, 이를 여러 실습 활동을 통해 익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를 넘어서, 스스로 질문하게 하기 AI 수업에서 마지막을 ‘결과 도출’에서 끝내면 안 된다. 결과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서, 결과물에 대한 비판적 분석 및 평가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학생이 직접 AI의 결과물이 만족스러운지, 부족한 것이 없는지 자기평가하고, 다른 학생들이 만든 결과물을 동료 평가하는 시간을 줘야 한다. 특히 스스로 사고하고 결과를 도출할 때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토의하는 시간을 주면 좋다. 만약 고등학생이라면 심화 탐구 과정으로 AI에게 결과에 대해 재질문해서 어떻게 이런 결론을 냈는지 한 번 더 질문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를 ChatGPT에게 정리를 요청해 나온 결과로 마무리한다. “AI는 ‘똑똑한 비서’가 아니라, 질문과 비판으로 길들여야 할 ‘야생말’이다.” 사서교사는 학생들이 AI가 주는 정보에 무조건 끌려가지 않도록, 그 출처와 편향을 스스로 탐색하게 도와야 한다. AI와의 상호작용이 단순한 활용을 넘어서 정보의 윤리성과 진위를 토론하는 과정으로 이어지도록 교육 방향을 설계해야 한다. 결국 사서교사는 ‘정답을 찾는 법’이 아니라, ‘의심하고 따져보는 힘’을 기르는 문해교육의 중심에 서야 한다. (OpenAI, 2025). ◆ 자료 출처 1.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4). 2024 인터넷이용실태조사 심층분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 OpenAI. (2025). ChatGPT (버전 GPT-4o) [Large language model]. https://chatgpt.com/share/689043b0-2114-8009-bca2-d8062736854b 김다현= 강원도 태백, 산골에 위치한 장성여자고등학교에서 4년 차 근무하고 있습니다. 분명 사서교사 될 때는 책을 많이 읽을 거라 기대했는데, 정작 컴퓨터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중이라 난감합니다. 다양한 삶의 상상력을 길러주는 사서교사를 목표로 합니다. 특히나 오늘날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확증편향이 강화되고 사람 이 사회 속, 내가 겪지 못하는 삶을 상상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할 줄 아는 게 많지 않아 늘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에듀 | 18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 소위 말하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되어 교육감을 보좌하는 비서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반절 가량을 글쓰기란 업을 갖고 살아왔는데, 새 옷을 입고 여러 가지 이유로 한동안 글쓰기를 멈췄습니다. 그러자 내 마음 한구석에 공허함 그 비슷한 마음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고 에세이를 써보기로 다짐했습니다. 지난해 2월 호기롭게 시작한 이 다짐은 지금도 꾸역꾸역 이어가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내 안의 나와 만나는 일은 제 삶을 더욱 반짝이게 한다는 걸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엘레나 페란테’의 4부작 중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는 이탈리아 나폴리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두 소녀 릴라와 엘레나의 이야기다. 두 인물의 유소년 시절부터 격동의 사춘기,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에는 우정의 이름으로 범벅된 인간의 잔혹함과 ‘질투’, ‘시기’, ‘욕망’ 등 그 이상의 무엇이 담겨 있다. 대학 시절, 이탈리아 르네상스 연극을 배울 때도 그랬지만 이탈리아 희곡은 극의 내용이나 줄거리, 구성을 떠나 이탈리아어로 된 인물 이름 자체가 생소해 대본 자체가 어렵게 느껴졌다. 1페이지부터 499페이지에 이르는 책장을 덮기까지 주인공인 ‘릴라’가 있는 체룰로 집안, ‘엘레나’가 사는 그레코 집안, 그 외에도 책 속에 등장하는 카라치, 펠루소, 카푸초 집안 등 시골 마을의 가족과 구성원들을 완벽히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 외국인에게 ‘박경리의 토지’ 속 수많은 주인공의 이름이 생경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타국에 대한 특별한 배경지식 없이 이야기에 푹 빠져들기에는 등장인물과 지명 자체가 너무나 낯설었다. ‘나의 눈부신 친구’는 미국 HBO에서 2018년부터 최근까지 시즌 4에 걸쳐 드라마로 방영되었다. 시간이 되면 미드를 보면서 이 드라마틱한 소설을 영상으로 어떻게 풀어냈을지 매력에 푹 빠져봐야겠다. 명절이 되어야 시간을 내 영화나 드라마 몰아보기를 할 수 있는 신세지만 마음속 버킷리스트가 하나 더 생겼다. 무얼 해도 큰 노력 없이 척척 해내고 예쁘기까지 한 친구가 있는가 하면 죽어라 노력해도 친구의 그늘에서 늘 언저리만 맴도는 친구가 있다. 더군다나 그 예쁜 친구는 돈 많고 부유한 사람을 신랑으로 맞이하고, 늘 그녀의 2인자라 여겼던 친구는 얼굴도 별로고 연애 또한 잘 풀리지 않는다. ‘세상은 불공평한 듯 평등하다 했는가?’ 전자인 ‘릴라’는 태어날 적부터 명석한 두뇌와 어떤 상황에서도 서슴지 않는 당당함이 있었지만, 구두 수선공의 가난한 딸로 공부를 계속하지 못하고 부잣집 남자와 결혼한다. 후자인 ‘엘레나’는 시청 수위의 딸로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진학해 공부를 계속 이어간다. ‘엘레나’는 ‘릴라’가 다니지 못하는 고등학교에서 만점을 받을 정도로 학교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늘 릴라 앞에 서면 괜한 자격지심에 시달린다. 등장인물의 이름과 가계도가 익숙해질 무렵 주인공인 ‘릴라’와 ‘엘레나’의 심리 상태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그들을 둘러싼 마을 청년들과 옆집 밥숟가락 개수까지 알 정도로 작은 마을의 분위기 속에서 사춘기를 맞이하는 그녀들은 우정이라는 이름 아래 숨어있는 시기와 질투, 증오와 분노, 수치와 오만 등의 감정이 곳곳에 묻어나 있다. 여자들의 우정은 특별하고 복잡하다. 겉으로는 평생을 함께할 것 같은 우정을 맹세하고도 애인이 생기고, 결혼하고, 자녀들까지 태어나면 한 시절 빛났던 우정은 결국 가정에 자리를 내어주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우정’이라는 말로 가장 가까이에서 상처 주기를 서슴지 않고 때로는 도를 넘어 간섭하기도 한다. 실제로 나도 고등학교 때 단짝이었던 친구 A에게 지금의 남편인 B와 결혼할 생각이라며 장미빛 미래와 로맨스를 취중진담 삼아 털어놨다. 고1 때부터 무려 17년을 사귀고 결혼을 앞둔 적령기였기에, B와의 결혼은 그저 내게 운명 같은 일이었다. 평소에는 나의 모든 걸 다 이해해 줄 것 같은 친절함과 상냥함으로 나를 대하던 A는 결혼 얘기가 나오자 돌변했다. ‘미용사인 남편과 결혼해서 뭐 어쩔 건데’라는 식으로, B의 집안까지 들먹이며 내게 모욕감을 줬다. 그 뒤로도 몇 년을 그 친구와 만났지만, 한순간 가시처럼 박혔던 절친의 말 한마디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다 결국 A와 손절했다. 여자들의 우정 속에는 말론 표현할 수 없는 형형색색의 감정이 실태래처럼 복잡하게 꼬여 있다. 뭐 여기서 반론을 제기할 사람도 있겠지만 마흔 중반을 살아온 나의 경우엔 그렇다. 사랑만큼 완벽한 우정은 없다. 설레고 가슴 뛰던 첫사랑도 시간이 지나자 인생을 함께 하는 친구와의 우정처럼 옅어져 가니까. 하지만 ‘30년이 지난 여자들의 우정이라면, 이것만큼 매력적이고 삶의 위로가 되는 소중한 것이 있을까?’, ‘농익은 삶을 살아낸 여자들의 우정이라면 이보다 더 멋진 것이 있을까?’ 10대 딸과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딸이 “친했던 친구가 자신만 쏙 빼고 동호회에 들어가 점심시간이 쓸쓸해 속이 상한다”라고 말했다. 여자 친구와의 관계가 세상의 전부와도 같았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별것도 아닌 일에 토라지고 무리를 만들어 함께 쏘다니던 나의 옛날 학창 시절의 모습이 선하다. “우리 딸! 엄만 네가 1명의 친구와의 우정, 관계에 연연하기보단, 그 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슬퍼하기보단, 너 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하면 더 좋겠어. 인생은 어차피 혼자야.” “엄마, 인생은 독고다이야?” “꼭 그렇다기보다는 친구와 좀 멀어졌다 싶으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봐. 다른 친구와 세상의 멋진 것들을 향해 눈을 돌리고 살다 보면 그 친구와 다시 친해질 수도 있고, 아니면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도 있고...” 사춘기를 맞이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눈부신 친구’ ‘릴라’와 ‘엘레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유일한 그리움의 대상은 릴라였다. 내 편지에 답장 한 통 없는 릴라. 내가 없는 동안 릴라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나는 두려웠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이것은 오래전부터 가슴에 품어온, 살면서 단 한순간도 사라지지 않는 두려움이었다. 나는 릴라의 삶의 일부분을 놓침으로써 내 삶의 밀도와 중요성까지도 희석될 것 같아 두려웠다. 나의 눈부신 친구 p.277 때론 부딪히고 때론 함께 울고 웃는 진한 우정을 통해 성장하고 세상 앞으로 나아가는 당당한 딸이 되기를 바라며, ‘엘레나’와 ‘릴라’를 떠올린다. 그리고 흔하지만 뼈아픈 말, ‘여자의 적은 여자야.’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왜 메타버스이어야 했을까?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을 한다고요? 초등학생에게요?” 아직도 많은 사람은 디지털 성범죄를 ‘청소년 이후의 문제’로 오해한다. 그러나 통계는 다르다.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이미 90%를 넘었고, 그들이 가장 몰입하고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공간은 교실이 아니라 유튜브, 게임 플랫폼, SNS 등 디지털 세계이다. 현실보다 온라인에서 더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상호작용을 하며, 다양한 자극을 탐색하는 이들에게 디지털 공간은 ‘또 다른 일상’이 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환경이 일상의 중요한 일부가 된 상황에서, 현실 중심의 교육만으로는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에 적절히 대비하기 어렵다.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고, 피해가 장기적이며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예방 교육 또한 디지털 환경을 반영하여, 학생들이 실제로 접하는 방식과 맥락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 필자는 ‘메타버스’라는 공간 자체를 교육의 장으로 삼아 보고 싶었다. 아이들이 메타버스 안에서 안전하게 탐험하고 탐색하며 활동하는 경험을 통해, 디지털 공간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익히기를 바랐다. 디지털 성범죄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순한 경고나 지시가 아니라, 스스로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체득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적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ZEP’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ZEP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이었다. 경계를 넘는 손가락, 디지털 성범죄의 시작 ‘시작별’ 수업은 한 학생의 고민에서 시작된다.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친구가 생일 선물 대신 ‘몸 사진’을 요구했다는 일기장 이야기다. 현실이라면 쉽게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메타버스 속 아바타 ‘구름이’를 통해 제시하면 학생들은 심리적 거리를 두고 더 몰입하며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본인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실제적인 문제이지만, 이를 곧장 ‘나의 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구름이’라는 가상의 친구를 돕는다는 설정을 통해, 제3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해 보는 경험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후 ‘깨우는 방(Awakening Room)’으로 이동한 학생들은 디지털 성범죄의 다섯 가지 유형(딥페이크, 온라인 그루밍, 유포 협박, 불법촬영, 동의 없는 유포)을 실감나는 사례로 익힌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닌 ‘피해자일 수도,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위치 감각을 인식시키는 데 있다. 교사의 역할도 단순한 해설자가 아닌 안내자이자 조력자로 전환된다. 학생들의 아바타가 정보를 읽고, 질문에 답하고, 선언문을 작성하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며, 적절한 시점에 개입해 사고를 확장시켜준다. 메타버스 수업, 진짜 효과가 있을까? 그렇다면 이런 수업은 어떤 교육적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첫째, 공간의 전환은 인식의 전환을 이끈다. 책상에 앉아 듣기만 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가상공간을 탐험하며 학습하게 되면, 추상적 개념이 구체적인 ‘행동의 언어’로 전환된다. 둘째, 역할극 기반의 시뮬레이션은 공감 능력을 키운다. ZEP의 ‘연습실’에서는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 지침을 체득하며, 위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미리 연습해 본다. ‘그 사진을 정말 보내도 될까?’, ‘게임 속 친구는 왜 이렇게 잘해줄까?’라는 고민에 대한 자신의 기준을 점검하고 정립할 수 있다. 셋째, 학생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언어로 말한다. 아바타와 가상공간, QR코드 초대, 리액션 기능, 구글 설문과 패들렛 공유 등은 학생들에게 익숙한 상호작용 방식이다. 이들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존중하고, 그 언어로 소통하며 성교육의 경계를 확장한다. 경계를 존중하는 연습, 성범죄 예방의 시작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수업 후반, ‘약속하기 방’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이다. 학생들은 서로의 아바타와 함께 촬영하며 이렇게 다짐한다. “게임 안에서도, 온라인에서도, 친구의 경계를 지킬게.” ‘시작별’이라는 이름처럼, 이 수업은 거대한 디지털 세계로의 첫걸음이다. 학생들이 성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자신과 타인의 경계를 지키며, 위험 상황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감각을 키우는 교육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기술이 아닌 경험을 설계하는 교사 이제 우리는 에듀테크를 단순히 ‘수업에 기술을 적용했다’는 차원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통해 학생의 경험이 얼마나 변했는가’, ‘사고의 지형이 어떻게 넓어졌는가’이다. ZEP 기반의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은 교사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아이들의 현실과 함께 수업하고 있는가?” 학생들이 머무는 디지털 공간에서,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로, 그들이 관심을 가지는 방식으로 교육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변화이고, 메타버스 교육이 제시하는 새로운 길이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이지혜= 초등학교 보건교사이자 생활부장으로서 ‘인공지능·인문 융합 교육 전공’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건강과 성, 디지털 시민성의 교차점에서 아이들의 안전한 성장을 돕는 교육을 고민하며, AI·에듀테크를 활용한 참여형 보건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메타버스 기반 성교육, 학교폭력 예방교육, 인문·예술 보건교육과 성교육 등 다양한 미래형 수업을 설계하며 교육현장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초등교사들이 지난 7월 집중호우 피해 주민을 돕고자 성금을 기탁, 함께 사는 세상을 몸소 실천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 6일 2025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5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는 전국 각지 초등노조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 이재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전달하고자 마련됐다. 초등노조는 그동안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학생과 지역사회를 위한 연대와 나눔을 실천해 왔으며, 이번에도 신속한 지원을 통해 초등학생을 포함한 피해 주민들의 회복을 응원했다. 정수경 위원장은 “많은 이재민이 생겨 마음이 아프다”라며 “초등학생을 포함한 모든 주민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교사로서 교육과 복지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연대의 실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동·서양 건축으로 본 미래교육 철학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적 활동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는 시대,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의 청사진을 다시 그려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배우고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흥미롭게도 그 해답의 실마리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지혜가 담긴 ‘건축’에서 찾을 수 있다. 동양과 서양이 공간을 이해하고 빚어온 방식의 차이는 우리가 미래 인재를 위해 어떤 교육의 ‘집’을 지어야 할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 서양 건축 ‘벽의 미학’, 동양 건축 ‘관계의 미학’ 서양 건축은 ‘벽의 미학’으로 요약된다. 건조한 기후 속에서 돌과 벽돌을 쌓아 올린 서양의 건물은 외부 세계와 나를 명확히 구분하는 견고한 ‘벽’에서 시작한다. 이 벽은 인간을 자연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물리적 경계이자, 세상을 분석하고 객관화하는 서구 철학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러한 건축 철학은 그대로 서구식 근대 교육 시스템에 투영됐다. 교실이라는 사각의 공간, 과목별로 나뉜 뚜렷한 경계, 객관적 지식의 체계적인 축적과 평가. 이는 산업화 시대에 필요한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인재를 키워내는 데 더없이 효과적인 ‘교육의 벽’이었다. 반면, 우리 전통 건축은 ‘관계의 미학’을 보여준다. 비가 많고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환경 속에서 우리 조상들은 벽 대신 ‘기둥’을 세워 구조를 만들고, 그 사이를 유연하게 채우거나 비워두었다. 긴 처마는 비와 햇빛을 조절하며 자연을 안으로 들이는 완충지대가 되었고, 낮은 담장 너머의 풍경을 정원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차경(借景)’의 지혜는 공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세상과 내가 하나임을 일깨웠다. 이는 내부와 외부, 인간과 자연, 교과와 삶이 분리되지 않고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동양적 세계관의 발현이다. AI 시대, 어떻게 집을 지을 것인가 AI 시대, 우리는 자문해야 한다.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견고한 ‘벽’인가, 아니면 세상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열린 ‘창’인가?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지식의 벽을 쌓을 수 있는 지금, 교육의 패러다임은 서양 건축적 모델에서 동양 건축적 모델로 전환해야 마땅하다. 따라서 미래 교육 설계는 다음 세 가지 ‘관계의 미학’을 회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첫째, 교과목의 ‘벽’을 허물고 융합의 ‘대청마루’를 깔아야 한다. 수학, 과학, 역사, 예술이 분리된 지식의 방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지식이 넘나들고 소통하는 넓은 대청마루 같은 학습 환경이 필요하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 문제 중심 학습이 바로 이러한 융합적 사고를 키우는 교육의 ‘기둥’이 될 것이다. 둘째, 정답을 향한 ‘외길’ 대신 맥락을 읽는 ‘창’을 내야 한다. 우리 건축이 창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풍경을 담아냈듯이 교육 역시 정형화된 지식을 주입하는 대신 학생들이 세상을 자신만의 창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AI가 내놓은 결과값이 어떤 사회적, 윤리적 맥락을 갖는지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조망하는 통찰력이야말로 AI가 가질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이다. 셋째, 학교라는 ‘성곽’을 넘어 세상이라는 풍경을 ‘차경’해야 한다. 교실 안에서만 머무는 교육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과 협력하며, 전 세계 학생들과 교류하는 등 학교의 낮은 담장 너머의 세상을 적극적으로 교육의 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살아있는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학생들은 지식을 지혜로 바꾸는 법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의 지속 가능한 인재는 지식의 ‘소유자(Owner)’가 아니라 관계의 ‘설계자(Architect)’가 되어야 한다.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지식의 벽을 높이 쌓는 교육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세상과 유연한 관계를 맺고, 변화하는 풍경을 기꺼이 껴안으며,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할 수 있도록 비어 있어 더 충만한 ‘관계의 집’을 지어주어야 할 때다. 김영배= 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 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 더 가치 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3년 이내로 된 교원 연수휴직을 분할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은 지난 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교원 등 교육공무원은 대학(교)·대학원·산업대학 및 전문대학 이상 학령이 인정되는 각종 학교 및 부설연구소 등에서 연수하는 경우, 3년 이내의 기간에서 휴직할 수 있는 연수휴직 제도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교육청은 연수휴직을 재직 중 1회로 횟수를 제한하는 등 운영기준을 달리 하면서 교육공무원들의 학위 취득 등 연수 수행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은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연수휴직을 법정휴직기간인 3년 이내에서 분할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은 “현장 교육공무원들이 개인의 연수 목적과 주기에 맞춰 유연하게 휴직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개정안은 실효성 있는 연수휴직 운영기준을 확립하고 교육현장의 전문성도 강화하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프로불편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어느 책 제목처럼 많은 이들이 분노와 혐오로 점철된 우리 사회에 남은 유일한 희망은 다정함이라고 말한다. 반골 기질이 있는 나는 괜히 삐딱한 마음이 들어 괴팍한 사람들이 설 자리도 필요하다고 외치고 싶다. ‘붙임성 없이 까다롭고 별난 사람들, 뭐가 그리도 불편한지 싫은 소리를 자꾸 내는 사람들, 모두가 맞다고 하면 그런 줄 알면 되지 꼭 아니라고 외치는 사람들, 기어이 소란을 만드는 사람들’, 그래서 ‘비주류가 되거나 주변부로 밀려나기도 하는 위태로운 사람들.’ 나는 이런 사람들을 은밀하게 좋아한다. 그런 동료 교사가 하나 있어 학교가 쑥대밭이라도 되면 모종의 카타르시스까지 느끼곤 한다. 속으로 더, 더, 더, 더 해달라고 외친다. 나는 이런 악취미를 품고 산다. “미녀들끼리 모여계시네요.” 같은 교무실 선생님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마치고 삼삼오오 교무실로 걸어가는 길이었다. 남학생 한 명이 우릴 보고 하는 소리다. ‘능글맞게 저런 말을 할 줄 아는 애가 있네’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대꾸없이 지나쳤다. 학생이 제 갈길을 떠나자, 옆에서 발맞춰 걷던 선생님이 넌지시 묻는다. “저런 말 들으면 기분 나쁘지 않아요?” 순간 내 뇌는 일시 정지, 최대한 회색지대에 근접한 대답을 억지로 만들어 낸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서. 제 딴엔 장난스럽고 센스있게 인사하고 싶었나 봐요.” “교사를 뭘로 보는 건지 너무 징그럽잖아요. 교사가 아니더라도 저런 말은 하면 안 되죠.” 동료 선생님은 지나가는 말 한마디 속에 담긴 부조리, 여성을 대상화하고 외모를 품평하는 무의식적 습관을 읽어냈다. 나는 선생님이 학생을 불러세워서 방금 한 말이 어떻게 들릴 수 있는지 지적해 주기를 내심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를 바뀌게 하는 사람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변하기 어렵다고 한다.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주변에 딴지를 걸거나 쓴소리를 해주는 사람이 더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사회적 지위를 갖추게 되면 사소한 공격도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듯 느껴져 함부로 입을 떼지 못하는 것 같다. 말 한마디로 위태로워지는 얄팍한 인간관계가 대부분이라 깨닫고 성장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그래서 늙는다는 건 여러모로 슬픈 일인가 보다. 그런데도 아주 가끔 나를 멈춰 세우고 뒤돌아보게 하고, 바뀌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식사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자기도 알고 보면 재밌는 사람이라고,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에 담임선생님이 ‘유머가 있는 학생’이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고 말하는 상대방에게 나는 장난스럽게 ‘유머 호소인’이라고 별명을 붙여주었다. OO 호소인 하는 유행어들을 자주 보고 들었던 탓에 자연스럽게 떠올린 농담이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자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고 가깝지도 편하지도 않은 그 사람은 ‘내 기분을 상하게 할까 염려스럽다’라고 운을 떼며 말했다. “호소인이라는 표현은 피해자를 의심하고 조롱하는 데서 나온 말이라 사용하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그러면서도 고마웠다. 그 사람이 아니었으면 영원히 몰랐을 걸 알게 됐으니까. 나를 무안 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어디 가서 또 그런 말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거다. 나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사람이 참 오랜만이었다. 용감하게 괴팍하게 나는 다정한 교사이자 동료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며 산다. 아무리 내 속이 삐딱할지언정 최대한 고분고분 말하고 행동한다. 교원 평가에 적힌 학생들의 평을 빌리면 ‘항상 친절하고’, ‘학생들과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지 않는’ 교사다.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내세운 나의 거짓된 다정함이 가끔 통할 때도 있다. 수업 중에 코를 골며 엎드려 자는 학생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잠자는 사자의 콧털이라도 건들일까 애간장을 태우며 조심스럽게 흔들어 깨운다. 대차게 코를 골며 잠들었던 게 미안했는지 그다음 시간에 웬일로 교과서를 챙겨와 수업을 듣는 노력이라도 하면 괜히 마음이 이상하다. 난 그냥 너랑 부딪히기 싫어서 그랬던 것 뿐인데. 나의 이 ‘다정한 척’ 덕분에 교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수명이 조금은 연장되었을 지는 몰라도 이게 정말 서로에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 ‘내 눈에 거슬리는 행동’, ‘내 귀에 거슬리는 말을 못 본 척’, ‘못 들은 척’하는 게 과연 옳은 건지, 누구를 위한 건지 모르겠다. 학생들에게 잘 되라는 바른 소리를 해 본 적이 언젠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학생들의 비위를 맞춰주는 게 도가 지나쳐서 좋게 풀어서 지도할 수도 있는 것들도 그냥 모른 척 넘어간다. 나만 그런 게 아닌 건지 예전엔 그래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던 호랑이 선생님들은 이제 학교에서 멸종위기다. 학교에 꼭 한 명씩 있는 ‘빌런’ 선생님을 못 본 지도 오래됐다. 학교라는 조직이 완벽할 수는 없을 텐데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런 평화가 싫지는 않다. 하지만 ‘다정하게 살아남기’보다 ‘용감하고 괴팍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 가끔은 그립다. ‘우리가 공들여 쌓아 올린 모든 부조리한 것들을 집요하게 의심하고 흔들어대고 마침내 무너뜨리던 그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이 글은 실천 교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을 일부 재가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