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남윤희 기자 |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가 살고, 학교가 살아야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
지난해 12월 당선된 강주호(39) 신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이 8일 공식 취임식에서 이같이 강조하며 출발을 알렸다.
교총 역사상 첫 30대 회장으로 선출된 그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2025년 교육계 신년교례회 겸 제40대 교총 회장단 취임식에서 '교권보호'와 ‘현장 중심’ 정책 추진을 핵심 기조로 내세웠다.
이날 행사에는 이주호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 임태희 경기교육감, 정근식 서울교육감 등 교육계 주요 인사와 시민사회, 정·관계 인사 등 250여명이 참석해 새 회장단 출범을 축하했다.
강 회장은 취임사에서 “선생님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아동복지법과 교원지위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권 침해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변호사 상담, 소송비 지원 등 법률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교원보호 119’ 시스템의 도입 계획도 밝혔다. 젊은 리더십을 강조한 그는 “젊음과 패기로 전국 학교를 수시로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도 피력했다.
강 회장은 이어 “비본질적 행정업무의 완전한 분리, 교직 특성에 맞는 처우 개선과 보수 체계 확립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더에듀>에 “매년 물가 상승률에 비해 낮은 보수 인상률로 실질임금 삭감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원의 보수가 논의되는 공무원보수위원회에 교원 대표를 포함시키고, 교직의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별도의 교원 보수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강 회장은 교원의 정치 기본권 확대도 추진한다. 그는 “현장 교원들이 교육 정책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며 “유·초·중·고 교원들이 국회의원이나 교육감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더에듀>에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교사들이 사직을 하지 않고도 출마가 가능하도록 해 현장과 괴리되지 않는 교육 입법을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안에 있어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 등 타 교원 노조들과의 협력 가능성도 내비쳤다.
강 회장은 학부모와 교사 간 신뢰 회복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학부모와 교사 간의 불신이 심화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며 “협력적 동반자 관계 복원과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임 회장단의 취임 선서와 함께 각계 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전국교육자료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이예나 대전 도시과학고 교사와 경기 화원초 5학년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신년 소망을 전했다.
이예나 교사는 “교권5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선생님들은 무분별한 민원과 과도한 행정업무로 힘들어한다”며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화원초 학생들도 “올해 어른들도 포기하지 마시고 힘내셨으면 좋겠다”며 따뜻한 새해 메시지를 전했다.
강 회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저와 회장단이 전국의 선생님들과 손잡고 함께할테니 정부와 정치권, 사회 각계가 학교 살리기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행사 마지막에는 참석자들이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가 삽니다’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교육 협력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