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지성배 기자 | 5년간 총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마지막 10개 사업단을 선발하는 공고가 5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의 변화 속에서 지역을 발전시키는 혁신 생태계의 중심이자 지역 우수 인재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경쟁력 있는 지역대학 육성을 내건 글로컬대학 사업에 각 대학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인구 정체 현상을 넘어 감소 특히 청년 감소와 노령 인구 증가를 맞이한 대전 지역에서는 배재대학교와 목원대학교, 대전과학기술대학교가 연합체를 구축하고 ‘커뮤니티 케어 대학’으로의 변화를 추진한다.
보건의료복지 분야와 문화예술콘텐츠 분야 그리고 AI·SW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해 지역 사회로부터 인정 받고 있는 이 대학들은 대전의 전략이자 특화산업 분야의 협업을 통해 대전 시민과 함께하는 글로컬대학으로의 전환 준비를 마쳤다.
<더에듀>는 철저하게 지역과 함께 하는 대학, 지역의 요구에 부응해 매일 새롭게 혁신하는 대학, 지역민의 삶에 온전히 들어가는 대학으로의 변신에 나설 이들의 계획을 김욱 배재대 총장에게 직접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래는 김욱 배재대 총장과의 일문일답.

▲ 출산율 감소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 등은 대학에 큰 과제가 되고 있다. 대전 지역은 어떠한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들 하는데, 배재대학교가 있는 대전 지역 대학들도 몇 년 안에 닥칠 위기라는 점을 잘 느끼고 있습니다.
25년 입시에서는 대전권 대학들이 순조롭게 정원을 다 채웠으나 2030년부터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학생 교육 강화, 평생교육 체제 설계 등의 방법으로 입학생 다각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결국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학교가 되어야 할 텐데, 어떤 혁신책을 준비 중인가.
‘Pinnovation 배재’, 제가 총장 선거에 출마하며 비전으로 제시했으며 2023년 3월 총장 취임부터 슬로건으로 삼고 있습니다.
‘Pinnovation’은 ‘Paichai innovation’이면서 동시에 ‘Pivot Innovation’을 조합한 표현인데, 농구의 피봇 플레이처럼 배재의 가치와 대학의 본질에 중심축을 두고(pivot) 대혁신을 이루겠다는 뜻입니다.
나눔과 섬김이라는 배재 가치, 학생 중심 교육이라는 대학의 본질을 중심축에 두고, 지역사회 및 산업계와 하나가 되어 상생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대학의 기존 가치에 더해 지역과 글로벌 교육으로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을 확장하는 것도 그 혁신의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 ‘글로컬대학 30’ 사업 신청을 준비 중이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지역과 글로벌 공동체 혁신을 선도하는 ‘커뮤니티 케어 대학’으로의 대도약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자 오랜 역사와 전통, 섬김과 사회적 책임의 헤리티지를 공유하고 있는 배재대, 목원대, 대전과기대 3개 대학 대전형 교육을 실천하고자 뭉쳤습니다.
물리적 추상적 공간을 공유하면서 교육 정책과 가치를 통일하고 그에 맞춰 교육과정 및 행정을 통합해 가는 진정한 대전형 커뮤니티 케어 대학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 제시한 ‘커뮤니티 케어 대학’은 어떤 개념인가.
3개 연합대학이 대전광역시와 대전 시민과 글로벌 세계 시민들을 위한 ‘시티 커뮤니티 케어 대학’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입니다.
지역과 글로벌 공동체에 속한 개인 그리고 기업 등 커뮤니티의 요구와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부합하는 교육과 기술, 서비스 및 문제 해결 솔루션을 우리 연합대학이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커뮤니티 케어 역량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과 글로벌 공동체의 혁신을 선도하는 인재를 양성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대전의 글로컬 정주 구조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 데에 대학이 앞장설 수 있을 것입니다.
▲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 3개 대학 연합체는 보건의료복지 분야과 문화예술콘텐츠 분야 그리고 AI·SW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역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분야들은 모두 대전시의 전략산업이나 특화산업 분야에 속해 있으면서 대전 시민들의 실제 삶들과 밀착되어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지자체들이 지역의 전략산업으로 제각각 설정해 놓은 분야들이 지역민들의 실제 삶과 유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3개 대학 연합체가 특화하고 있는 분야들은 대전의 전략 또는 특화산업 분야이면서 동시에 시민의 삶과 밀접한 분야입니다.
우리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사업이 철저하게 대전 시민과 함께하는 사업이 될 것이라는 점을 힘주어 말씀드립니다.
▲ 3개 대학 연합체,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이라 보나.
단순히 뭉쳤다는 것이 우리 경쟁력의 전부가 아닙니다. 1개의 대학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지역사회 돌봄 역량을 우리 3개 대학 연합체는 최대로 발휘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시티 커뮤니티 케어를 위해 필수적인 보건의료복지 분야와 문화예술콘텐츠 분야 그리고 AI·SW 분야에서 두드러진 실적과 역량을 가진 강점도 있죠.
대학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으나 대전과 같은 광역 단위에서는 어느 단 1개의 대학이 지역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없습니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연합한 가장 큰 이유와 목적입니다.
5년 1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국가 재정으로 단 1개 대학이 글로컬대학 사업을 수행한다면 과연 지역 정주와 지·산·학 생태계 구축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3배의 학생과 3배의 교직원 그리고 3개의 대형 캠퍼스에서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사업이 훨씬 더 성공의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 4+1 공동체 혁신 전략도 제시했는데.
‘4+1 공동체 혁신 전략’의 ‘4’는 ▲‘지역산업 공동체 혁신’과 ▲‘문제 해결 공동체 혁신’ ▲‘문화·웰라이프 공동체 혁신’과 ▲‘글로벌 개발협력 공동체 혁신’입니다. 그리고 이 4개의 공동체 혁신에 공통되게 투영되는 ‘1’이 바로 ▲‘열린 교육 공동체 혁신’입니다.
이 다섯 가지의 공동체 혁신을 통해 우리 연합대학은 시티 커뮤니티 케어 No.1. 대학이 될 뿐만 아니라, 이상적인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기관으로의 발전도 꿈꾼다. 대전 지역은 어떤 과제를 안고 있나. 어떤 인재 양성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하나.
가장 큰 과제는 정주 인구 감소입니다. 대전시는 150만명을 찍은 후 인구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 정주율은 하락하지만 중노년층 비율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전시와 대전 지역 대학들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특히 대학 혁신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대학의 교육 대상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20대 초중반의 젊은 세대에만 집중했습니다만, 이제는 전 연령, 전 세계 시민들을 대상으로 교육 영역을 넓히도록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3개 대학 연합체는 시티 커뮤니티 케어 인재 양성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전 연령, 전 세계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교육을 시행하는 open loop megaversity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 정주율을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지역과 대학이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 수요(학생 수)가 감소하는 문제를 단순 물리적 결합으로 헤쳐 나갈 수 있나. 감소하는 수요 만큼 물리적 공급(대학)을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닌가.
수요가 공급에 미치지 못한다면 공급을 줄이는 것을 검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공급을 줄이는 것만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대학의 역할은 상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기업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공급을 줄이기 전에 대학의 틀을 혁신하는 것이 앞서야 합니다. 즉 사회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부응하는 대학의 틀로 변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급의 조절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대전 지역 사회가 대학에 요구하는 것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추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혁신하는 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인 체제가 무엇인지 파악해 연합하고 또 더 강력하게 연합하고 그리고 필요하다면 통합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연합이나 통합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지역 대학으로서의 본질을 지키고 지역이 원하는 역할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한 강력한 수단의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 어떤 대전을 그리고 있나.
저희 3개 대학 연합체가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된다면 대전시와 대전 커뮤니티, 대전의 시민 구성이 크게 변화할 것입니다. 유학생 수는 지금보다 2배 이상 늘 것이고, 저희 세 대학에 다니는 지역의 중노년층의 수도 지금의 몇 배로 늘어날 것입니다.
특히 대전 서구 지역은 물론 대전 전 지역이 캠퍼스화 되어 어린아이에서부터 노년층까지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터전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대전 하면 모든 사람이 성심당 빵집을 떠올립니다만, 5년 후, 10년 후에는 대전이 커뮤니티 케어 대학 도시라는 타이틀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 지자체와 함께 TF도 꾸렸는데.
3개 대학은 대전광역시, 혁신기관 관계자들과 글로컬대학 TF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TF팀은 대전시와 대학이 예비 지정 준비 단계부터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글로컬대학 혁신기획서의 완성도를 높이고 대학과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3개 대학 관계자와 대전시 관련 부서, 혁신기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구체적으로 대전시 문화콘텐츠과, 대학정책과, 바이오기업육성팀, 건강정책팀 등 대전시청 관련 부서가 참여하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전세종연구원,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도 참여합니다.
이처럼 대전광역시청은 물론이고 우리 3개 대학이 소재하고 있는 대전광역시 서구청과도 수시로 협의하고 자문 받아가며 글로컬대학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 해외 유학생 수 2배 증가를 자신했다. 해외 유학생이 특히 배재대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학생들이 계획한 미래의 꿈을 구체화하는 실제적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배재대는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 시스템과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학내에 한국어교육 전공 학과, 대학원 석박사 과정, 교육대학원 과정 등을 운영하여 전문적인 글로벌 교육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애정을 가지고 배재대 내 유학생 교육의 전면에서 적극적이고 전문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학생들이 꼭 치러야만 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의 출제위원장과 출제팀장, 출제위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유학생들이 기대하는 최고의 한국어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입국하기 전에도 원격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사이버 한국어학당’ 프로그램도 운영하죠.
유학생들이 실제로 이수하고 싶어 하는 유학생 전용학부와 세부 전공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용학부인 글로벌융합학부를 두고 세부전공으로 직무한국어번역전공, 글로벌경영전공, 글로벌IT전공, 아트컬처비즈니스전공, 뷰티패션산업전공, 국제의료관광전공 등을 신설하여 유학생들의 전공 이수 수월성 제공은 물론이고 졸업 후 우리 지역 사회에 정주할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높이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학부에 한국어교육 전담 교수 및 개별 학문 전공 교수가 열 명 이상 배치되어 있고, 입학생 현황도 아주 성공적입니다.
배재대의 이 같은 역량은 우리 연합대학이 공유하고 확대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지방대학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면.
배재대학교에는 교문이 없습니다. 다른 대학들처럼 교문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만 재학생들만의 대학 캠퍼스가 아닌 지역민, 시민들을 위한 열린 캠퍼스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교문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철저하게 지역과 함께 하는 대학, 지역의 요구에 부응하여 매일매일 새롭게 혁신하는 대학, 지역민의 삶에 온전히 들어가는 대학이 되어야 지방대학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세 대학 배재대학교와 목원대학교 그리고 대전과학기술대학교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