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전영진 기자 |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북교육감 출마설이 도는 김성근 전 충북부교육감이 시민들과의 대담을 통해 이 시대의 문제를 살펴보고 학교와 교육을 살리기 위한 조치로 교사들의 과실 면책권 부여 등을 제시하는 등 미래 비전을 선보였다.
24일 충북교육포럼은 ‘2025 충북교육포럼 연속대담 - 새로운 사회, 새로운 교육을 묻는다’ 3차 대담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최근 사망한 제주의 교사를 비롯한 교사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으며 김성근 전 충북부교육감이 대담자로 나와 ‘위기의 시대, 학교를 위한 적극적 조치와 지원’을 주제로 충북교육시민 50여명과 나눴다.
김 전 부교육감은 사회 대전환 시대를 ‘사회, 경제, 정치,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급격하고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라 규정하고, 현재가 ▲기술혁신의 가속화 ▲글로벌화 ▲환경위기 ▲인구 구조 변화 ▲정치적 불안정 ▲경제적 불평등 ▲문화적 다양성과 가치관 변화 등이 나타나는 사회 대전환 시대라고 봤다. 특히 사회 양극화의 심화로 중산층이 위축되고 중간 노동시장이 붕괴되고 있다고 현 시대를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붕괴가 교육의 위기로 이어지는 것으로 봤다. 중위권 아이들은 직업 생태계 붕괴로 꿈과 학습 의욕을 잃었고, 상위권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한 입시경쟁 구도의 계급화 심화로 ‘과잉 경쟁 교육’, ‘질문·도전·집단지성 부재’, ‘멈춰진 창의성’, ‘내적 자존감 빈약’ 등이 나타나며 특히 이는 곧 7세 고시와 같은 현상으로도 표면화한다.
이와 동시에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특수교육대상자들이 통계상 낮게 나타나는데 이에 대한 지원이 늘어야 하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이른바 ‘회피의 밈’이 확산하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선을 그으면서 공교육 역할이 약화하고, 교육이 풀어야 할 문제가 사법화하면서 민원 등으로 인해 무기력을 느끼는 교사들이 확산하고 있다. 악성 민원도 교사 개인이 모두 담당하는 충격적인 구조가 지속하면서 “교사에게 무한책임이 부여될 경우, 교육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세 번째 위기인 ‘소통 메커니즘의 마비’로 이어진다.
김 전 부교육감은 ‘80년대생 학부모 당신은 누구십니까’라는 책을 인용하며, 80년대생 학부모들이 양육 문제로 교사에게 쉽게 전화하지만 자녀 학습 관련 정보는 유튜브에서 얻는 것으로 봤다.
특히 과거를 기반으로 보는 기성세대와 현재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미래를 바라보는 전문가 집단 간, 교사들과 학부모·국민과의 교육적 인식 차이가 벌어져 이에 대한 극복책이 앞으로의 큰 과제로 봤다.
네 번째 위기는 더 깊은 민주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는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확장한 가상세계를 통해 알고리즘에 흔들릴 뿐만 아니라 비뚤어진 공감, 버블필터, 계몽된 문맹 등의 상황에 처해 혐오사회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충북교육 3년은 정책방향과 방식 모두 문제”라고 비판했다. 구시대적 입시경쟁교육에 초점을 맞춰 창의적 성장을 위한 안전망 구축에 실패했으며, Top-Down 방식의 사업 관행 확산으로 비민주적 문화가 팽배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격변기 시대를 맞아 학교 정상화 긴급 조치로 수업 활동 등 모든 교육활동에 대한 교사들의 과실 면책권, 학부모들의 보호 욕구와 과잉 충돌하는 초등학교 학폭법 폐지를 제1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교육과정 혁신 ▲학교 혁신 ▲특수교육 지원체제 확대 ▲고교학점제 정상화 ▲교육행정 혁신 ▲생활권 방과후, 돌봄, 마을교육 체계화 ▲개혁적 리더십 구축 ▲교육·사회 대연대 등을 제안했다.
충북교육포럼 관계자는 “교육의 위기 시대 학교를 위한 당장 시급한 여러 조치와 정책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었다”며 “충북교육포럼은 다양한 교육당사자가 위기 극복과 교육개혁을 위한 협력을 할 수 있는 장을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