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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나의 THE교육] 행정으로 무너뜨린 법 '수석교사' 제도..."법왜곡죄의 판단을 받으라"

국가공무원 교원 자격 갖췄지만 현실은 '정원 없는 자격, 권리 없는 보수'

 

더에듀 | 법왜곡죄는 사법부를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질문이 있다.

 

국가는 법을 그대로 집행하고 있는가, 아니면 행정으로 법을 무력화하고 그 의미 자체를 변형시키고 있는가.

 

법왜곡죄의 도입 취지는 분명하다. 법을 잘못 해석하거나 적용하여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법부의 판단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왜곡의 문제를 사법부의 해석 영역에만 한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이 질문은 단순한 문제 제기가 아니다. 법왜곡을 사법부의 문제로 한정할 것인지, 아니면 국가의 법 집행 구조 전반의 문제로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출발점이다. 이 점에서 수석교사 제도는 법왜곡이 사법 단계 이전, 이미 행정부의 집행 구조 속에서 형성되고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수석교사 제도, 법과 행정의 줄타기 : 정원


수석교사 문제는 더 이상 정책의 성패를 논하는 차원이 아니다. 법이 어떻게 왜곡되는가의 문제이다.

 

국가는 국가공무원인 교원의 자격 체계 안에 수석교사를 도입했다. 이는 그 자격에 상응하는 제도적 구조를 함께 구성하겠다는 국가의 제도적 약속이다. 그러나 현재의 운영은 이 약속을 완결하지 못한 채 제도를 미완성 상태로 남겨두고 있다.

 

법은 존재하지만, 그 법이 요구하는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석교사의 정원은 그 존재 자체가 법령상 규정되지 않았고, 보수는 법정 수당이 아니라 행정 사업비로 지급되며, 법적 직무는 학교별 운영에 맡겨져 있고, 평가는 인사제도가 아니라 정책 운영의 관리 도구로 작동한다. 그 결과 법률로 도입된 자격은 행정의 정책 운영 대상으로 전환된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제도 미비가 아니라 구조적 왜곡이라는 점이다. 이 구조는 법조문을 변경하지 않고도 법의 효과를 변형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법률은 수석교사를 교장·교감·교사와 동일한 교원 자격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하위 법령은 그 핵심 구성 요소를 규정하지 않은 채 제도를 비워두었고, 행정은 그 공백을 ‘운영’으로 대체한다. 이는 법을 직접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법이 의도한 권리와 구조를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수석교사 정원 구조는 법왜곡의 핵심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행정은 수석교사를 “교사 정원에 포함되어 운영된다”고 설명하지만, 이는 법적 근거가 아닌 행정적 주장에 불과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명시적 규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근본적으로, 어떤 대상이 포함되기 위해서는 ‘정원으로서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하며, 포함되었다면 그 수량 또한 법령을 통해 확인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수석교사는 정원 산정 대상에서 제외되어 정원 항목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포함의 전제가 되는 정원 자체가 부재한 상태다.

 

그럼에도 ‘포함’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순간, 존재하지 않는 정원이 있는 것처럼 간주되는 법적 허구가 형성된다. 이 지점에서 법왜곡은 완성된다. 정원이 없는 직위를 정원이 있는 것처럼 전제하고 그 전제로 제도를 운영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편의가 아니라 법체계의 기본 원리를 전도하는 문제이다. 정원은 직위의 존재를 수량으로 확정하는 규범적 장치이며, 그 장치 없이 직위를 운영하는 것은 직위의 존재를 법률이 아닌 행정 재량에 맡기는 것과 같다.

 


수석교사 제도, 법과 행정의 줄타기 : 자격 체계


이러한 왜곡은 교원 자격 체계에서도 반복된다.

 

수석교사 도입으로 교원 직무는 관리·행정 트랙과 교수·연구 트랙으로 분화되었지만, 각 트랙에 상응하는 제도적 기반은 균형 있게 구축되지 않았다. 관리 트랙은 독립 정원으로 유지되는 반면, 교수·연구 트랙인 수석교사는 독립 정원 없이 교사와 동일한 정원 내에서 운영된다.

 

그 결과 수석교사 선발이 확대될수록 교사 정원을 잠식하고, 두 직위는 동일한 정원을 공유하며 상호 경쟁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법률상 동일하게 인정된 자격이 서로의 존재를 제약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은 설계 미비를 넘어 자격 체계의 구조적 왜곡이다.

 

본래 교원의 자격 체계는 병렬적 분화 구조이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관리 트랙은 정원으로 보호되고 교수·연구 트랙은 내부 경쟁으로 축소되는 이중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안정적 정원을 갖는 트랙과 상위 자격일수록 정원이 잠식되는 트랙 중 어느 구조가 지속 가능한지는 이미 운영 결과가 보여준다. 수업 잘하는 교사가 우대 받는 풍토조성 및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도입된 수석교사제가 이러한 정원 구조와 정합성을 갖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원 자격이 사업 단위로 격하됐다

 


이러한 구조의 책임은 명확하다. 출발점은 교육행정의 최종 설계 권한을 가진 교육부이다.

 

교육부는 법적 틀과 하위 법령, 운영 기준을 설정하고 정책 방향을 규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법률이 요구한 보수 체계와 인사 기반을 대통령령으로 제도화하지 않고 이를 훈령과 예산 사업의 영역으로 이관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선택이 아니라, 법률이 예정한 권리 구조를 하위 규범과 운영으로 대체하여 제도의 법적 성격을 변경한 결정이다.

 

특히 보수 체계를 훈령상의 연구활동비로 대체한 순간, 수석교사 제도는 법령에 의해 보장되는 보수 체계가 아니라 예산에 의존하는 정책사업으로 전환되었다. 이는 권리 체계를 예산 종속 구조로 바꾸고, 법–대통령령–행정규칙으로 이어지는 규범 위계를 무너뜨려 행정이 법률을 사실상 재구성하는 구조로 전도한 것이다.

 

그 결과 수석교사 자격은 법적 제도로 작동하지 못하고 정책사업의 운영 논리에 따라 재편된다. 인사와 보수는 법령이 아니라 행정 판단에 의해 결정되고, 자격 체계는 제도적 안정성을 상실한 채 운영의 대상으로 전환된다. 결국 수석교사 제도는 법률상 자격이지만 실제로는 정책사업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 점은 행정 운영에서도 확인된다. 교육청은 ‘수석교사 운영 계획’이라는 공문으로 제도를 관리하고 있다. 법으로 규정된 교원 자격은 운영의 대상이 아니다. 자격은 정원·임용·보수 체계를 통해 작동하는 제도이다. 교장·교감·교사에 대해 ‘운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수석교사에 대해서만 ‘운영’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것은 제도 공백을 행정이 사업 방식으로 대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운영은 시범사업 단계의 개념이며, 법제화된 자격에 적용될 수 없다.

 

이러한 운영 중심 구조는 인사체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수석교사는 교사와 달리 근무성적평정 대상이 아니며, 업적평가와 재심사를 중심으로 한 별도의 인사체계를 갖는다. 그럼에도 이 절차는 본래 교원 인사제도에 속함에도 정책부서와 인사부서로 분리되어 운영되면서 인사체계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있다.

 

일부 운영에서는 ‘재심사’가 직위 유지 판단이 아니라 ‘재선발’ 방식으로 재구성되고, 동료교사 만족도 ‘조사’가 ‘평가’로 전환되면서 법이 전제한 평가자·확인자 이원 구조는 평가책임을 규정할 수 없는 주체가 포함되는 다원 구조로 변형되며, 평가체계 역시 왜곡되고 있다. 그 결과 수석교사 인사체계는 자격에 기반한 제도가 아니라 행정과 재량에 따른 운영 논리에 의해 관리되는 체계로 전환된다.

 

결국 교육부는 제도를 집행한 것이 아니라 법률의 구조를 변경하였다. 법을 따르지 않은 것이 아니라, 법의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구현한 것이다. 그러나 그 구현은 법률이 의도한 권리 구조를 약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의 문제는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니다. 이는 법률의 취지와 내용을 행정이 대체하고 재구성한, 구조적 수준의 법왜곡이다.

 

결론은 명확하다. 수석교사 제도는 법으로 만들어졌지만, 행정에 의해 다시 설계된 제도이다. 법을 집행하지 않는 국가는 법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 행정으로 법을 다시 쓰고 있는 것이다.

 


헌재 판결의 왜곡 적용


헌법재판소는 수석교사 정원 문제를 입법형성의 재량 영역으로 보아 헌법상 구체적 입법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심판을 각하해 왔다.

 

이는 정원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관한 입법형성의 문제를 대상으로 한 판단일 뿐, ‘정원의 존재 여부나 그 구조의 정합성’을 판단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교원 자격별 정원을 어떠한 방식으로 둘 것인지는 입법권자의 재량에 속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정원의 존재 자체를 규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확장될 수 없다. 정원 구성 방식에 관한 재량과 정원 자체의 존재 여부는 구별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행정은 이 판단을 정원 자체를 규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근거로 재구성해 해석해 왔다.

 

헌재는 헌법상 구체적 입법의무의 대상이 아님을 확인한 것일 뿐, 제도의 완결에 대한 입법 책임까지 면제한 것은 아니다. 위헌이 아니라는 판단이 곧 제도의 정당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제도의 완결은 여전히 법률의 취지와 목적을 구현하여야 할 행정입법, 곧 정부의 책임에 속한다.

 

행정입법, 즉 대통령령과 부령은 법률을 구체화하기 위한 수단일 뿐, 법률을 재구성하거나 대체할 권한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행정입법이 법률의 구조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경우, 이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법적 정합성에 중대한 문제를 야기한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행정입법이 법률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수준을 넘어 사실상 법률의 구조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회와 정부는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교원지위법은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하여야 한다’는 강행규정으로 명시하고 있음에도, 수석교사에 대해서는 ‘우대할 수 있다’는 재량으로 축소되었고, 정원 역시 법령 체계에 반영되지 못했다. 이는 강행규정을 재량규정으로 전환한 것으로, 법적 성격 자체를 변경한 것이다.

 


“정합성을 판단하라, 회피하지 말고”


수석교사 제도는 특정 자격의 권리 문제가 아니라, 법왜곡을 드러내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문제의 본질은 법률이 교육부의 행정입법과 운영 과정에서 재구성되며 입법 취지와 목적이 변형되는 구조에 있다. 교원지위법이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하여야 한다’는 강행규정으로 명시하고 있음에도, 이 규정이 특정 집단의 요구로 해석되는 순간, 법률의 정합성 문제는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관계의 문제로 전환되는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그 결과 발생한 공백은 행정이 기존 기준에 따라 재구성한 운영에 의해 채워지고, 그 운영은 다시 사실상의 기준으로 정착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 기준이 새로운 제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동하면서, 법적으로 미완성된 제도가 오히려 문제로 규정되는 역설이 고착된다. 이로써 법에 의한 집행이 아니라 위임되지 않은 재량에 기반한 행정 운영이 제도를 규정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행정의 재량은 법률이 정한 틀 안에서만 행사되어야 하며, 그 틀을 행정이 대체하는 순간 법적 정합성은 붕괴된다.

 

문제는 단순한 법과 운영의 괴리가 아니라, 운영이 법을 대체하는 기준으로 작동하고 그 기준조차 선택적으로 적용된다는 데 있다.

 

정원 문제에서는 명시적 법령 근거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이를 입법형성의 재량 영역으로 보아 심판을 각하하고, 행정은 그 공백을 ‘교사 정원에 포함되어 운영된다’는 방식으로 해석·운영한다. 반면 보수 문제에서는 법률상 규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운영의 정합성은 검토되지 않은 채 동일하게 입법자 재량으로 귀결된다. 결국 법조문과 운영은 사안에 따라 선택적으로 동원되며, 이는 정합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합성 판단 자체를 회피하는 구조이다.

 

이 구조에서 법은 운영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고, 운영은 법의 공백을 대체하는 수단이 된다. 그 결과 기준은 고정된 규범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도구로 전환되며, 법에 따른 집행과 정합성은 모두 훼손된다.

 

이 문제는 더 이상 ‘제도 개선’의 문제가 아니다. 법률이 만든 자격을 국가가 제도로 완성하지 못한 채, 그 공백을 행정이 운영으로 대체하면서 법의 의미를 변형시키고 있다는 데 본질이 있다.

 

따라서 해결 역시 명확하다. 교원이라는 국가공무원의 자격을 도입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정원·보수·직무·평가는 법령 체계 안에서 완결되어야 한다.

 

교원의 어떠한 자격이든, 정원은 수량으로 확인되어야 하고, 보수는 수당 체계로 보장되며, 직무와 평가는 인사제도로 작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수석교사 제도는 제도가 아니라 행정 운영으로 전환된 정책사업에 불과하다.

 

법왜곡은 고의적 위법행위의 형태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법문이 완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공백을 해석과 운영으로 대체하고, 그 해석이 다시 기준으로 작동하는 구조 자체가 법왜곡이다. 따라서 법왜곡의 문제는 사법부에만 국한될 수 없다. 행정부의 해석과 운영 구조까지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제도가 아니라 행정으로 축소하는 현재의 교원정책은 과연 정당한가. 법률에 의해 교원 자격으로 도입된 수석교사에게, ‘교사의 교수·연구활동 지원’이라는 법정 직무를 이유만으로 교원으로서의 기본 권리인 정원과 보수체계 자체가 배제되는 구조를 정당화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 수석교사 제도는 완성될 수 없으며 미완성의 상태가 지속되는 한 법왜곡 역시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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