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최교진 전 세종교육감이 이재명 정부 초대 교육부장관으로 임명됐다. 교원단체들은 환영과 함께 특정 이념과 진영을 넘은 통합의 리더십 발휘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최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 최 장관은 12일 대전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세종시 교육부 청사로 첫 출근했다. 그는 첫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생님들이 가르치고 배우는 일, 아이들을 살리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만드는 일을 먼저 챙기겠다”며 우선 대응할 교육계 현안으로 ▲고교학점제 안착 ▲학생 마음 건강 보호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제시했다. 그의 임명이 확정되자 교원단체들은 환영과 함께 당부를 쏟아냈다. 우선 교사노동조합연맹은 “고교학점제로 인한 현장 혼란, 시행을 앞둔 학생맞춤형통합지원 체계, 교육활동 침해, 교원 정원 감축 등으로 학교 현장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문제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지금 학교 현장은 절망적이다. 입시경쟁, 악성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정원 감축 등은 현장을 더욱 옥죄고 있다”며 “입시경쟁을 해소하며 교권을 보장해
더에듀 | 교육자로 24년의 세월을 보내며 학생, 동료 교사와 많은 일을 함께 했다. 과학 교사, 교장, 장학관, 연구자로 현장에 뿌리내리고 실천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였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짧은 몇 년의 모습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장기적 과제이다. 교육의 지향과 목적,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가 교육을 위해 해야 할 일, 그 결과로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성취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같이 길을 찾고자 ‘홍제남의 진짜교육’을 시작한다. ‘피처폰으로 돌아가다(Back to the feature)’ 초중등 아이들을 둔 대다수 영국 부모는 ‘자녀들과의 연락용으로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을 사주려 한다’고 전해 들었다. 과도한 스마트기기 사용과 중독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27일 학교 내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스마트기기가 우리 생활 속으로, 전면적으로 들어온 것은 그리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다. 2010년 스마트폰 보급이 12% 정도였을 때인데, 처음 스마트폰의 기능을 직접 경험하고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전철에서 이동 중에 급히 확인할 메일이
더에듀 | 최근 교원과 학생/학부모 모두에게 힘든 사건들이 많습니다. 스쿨미투와 서이초 사건, 웹툰작가의 특수교사 고소사건 등 불신은 교원과 학생/학부모의 잘못이 번갈아 보도되며 확장됩니다. 정부는 법령을 개정하며 대책을 발표하지만, 실효성 있다고 칭찬 듣는 정책은 없습니다. 불신 원인 중 하나인 정규수업 분쟁은 어떤 절차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정확하게 없습니다. 저의 경험을 통해 합리적 절차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학교 수업 시간에서 발생된 불신, 현 제도부터 알아보자 방과후학교 등 정규교과 외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교원이 조사하고 학교운영위원회(학부모/지역위원/교원)에 보고되어 판단에 따라 계약 해지 또는 오해 확인 후 사과하는 등의 결정을 합니다. ‘정규수업도 분쟁이 발생하면 동일한 절차를 거치게 될까요?’ 정규수업에서 학생(들)과 교원 간에 발생한 분쟁 사건은 ‘누가 먼저’, ‘누구의 잘못’이라고 신고하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학생/보호자가 먼저 신고하면 학교폭력(아동학대), 교원이 먼저 신고하면 교육활동 침해(교권 침해)로 접수됩니다. 피신고인의 잘못을 전제로 조사하기 때문에 상호 맞신고합니다. ‘교육기본법 제13조’와 ‘제5조 제3항’에서
더에듀 | 학교도서관은 학생과 교원의 지적 탐구의 장, 나아가 미래를 상상하는 토론장이다. 9월 1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안’을 발의, 학교도서관에 관한 관심을 보여주었다.(관련기사 참조 : 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6881) 그러나 해당 법안의 방향성은 교육지원청에 순회사서를 배치하는 것으로, 학교도서관에 애정을 가지고 운영해 온 전문 인력으로서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개정안은 학교도서관과 디지털 역량의 관계성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기존보다 나은 부분이 존재하지만, 순회사서는 디지털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없다. 교육이라는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도서관은 교육의 장이다. 교육이 교원의 임무라는 ‘초중등교육법 제20조’까지 가지 않더라도 순회사서는 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을 확보가 어렵고 학생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무엇보다 순회사서는 정부의 사서교사 배치 의무를 면피하는 조항으로 악용될 여지가 크다. 개정안에 비판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것은, 1963년 이후 무너지고 있는 사서교사 보임의 원칙 때문이다. 1963년 도서관법에서 정했던 학교도서관
더에듀 | “저는 그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수업 중 휴대폰을 하던 학생에게 주의를 주자, 되려 묻는다. 눈에는 당당함이 서려 있고, 주위를 둘러봐도 친구들 역시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 표정이다. 단지 그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사의 권위는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고, 훈육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제 ‘훈육’이라는 말 자체가 낯설고 거북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지금 우리는 ‘훈육’이 사라진 첫 세대를 키우고 있다. 경계를 몰라도, 책임지지 않아도, 누구도 그 아이를 ‘꾸짖지 않는다.’ 그 결과, 아이들은 어른의 지시를 ‘강요’로, 규칙을 ‘선택’으로, 책임을 ‘남 탓’으로 받아들인다. 가르쳐야 할 태도는 사라지고, 배려와 책임의 언어는 교육에서 뒷전으로 밀렸다. 대신 감정을 우선하고, 자존감만을 강조한 교육은 아이들에게 불편한 진실과 마주할 면역력을 주지 못했다. 감정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감정이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 기분이 나쁘다고 모든 지적이 ‘폭력’이 되는 순간, 사회는 누구도 훈육할 수 없는 곳이 된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자기 잘못을 지적당하면 ‘내 인격이 무시당했다’고 느끼고, 다툼이 생기면 ‘상대가 내 감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관계
더에듀 | 고등학교 3학년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시기는 사실상 교육의 사각지대이다. 대학 입시가 끝난 뒤 학생들은 여전히 교실에 남지만, 학습과 목표는 증발되고 무기력하게 학기를 마무리한다. 이른바 ‘학습 공백기’로 10년 이상 지속돼 온 고질적 문제이다. 고등학교 교사들조차 수능 성적 통보와 수시 합격자 발표가 끝난 12월 중순 이후에는 “사실상 학생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이 시기는 졸업 예정자들에게 운전면허시험, 어학 시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워드프로세서, IT 자격증 등 기본적인 사회진출 역량을 준비할 절호의 기회이자, ‘골든 타임’이다. 지금까지 교육청과 교사들은 책무를 방기(放棄)해 왔으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결과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아무런 준비 없이 사회의 높은 벽에 부딪혀야 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경기교육청이 올해 확대 시행한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 사회진출 역량 개발 지원 사업’은 바로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혁신적 정책이다. 종전 실업계고 한정 지원을 일반고·자율고·특성화고·특수학교·대안학교 등 모든 고3 학생으로 확대했다. “결과의 정당성은 투명한 과정에서 비롯된다”라는 말처럼,
더에듀 | 학문의 세계는 끊임없이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평생 배우는 전문직이자 평생학습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자가 이런 연구를 계속 접하면 좋겠지만, 매일의 업무로 바쁜 일상에서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독자를 위해 주말 취미가 논문인 객원기자, 주취논객이 격주로 흥미롭고, 재미있고, 때로는 도발적인 시사점이 있는 연구를 주관적 칼럼을 통해 소개한다. 독서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 한다. 지난번에는 해독만 잘하는 과독증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해독을 못 하는 난독증 이야기지만, 또 난독증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회구성주의, 학생 주도, 활동 중심 학습이 교육계의 대세가 되고 나서 학생들에게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면서 배우는 것을 구시대의 낡은 학습법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은 동양권 국가에서는 ‘노오오오력’해서 입신양명을 한다는 서사가 있는 구시대의 가치관과 결부해 현대 교육의 경향을 못 따라가는 잘못된 방법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의외로 북미에서도 반복 연습 효과 가르쳐 그런데, 필자가 이곳 온타리오주에서 자격증 전환 연수를 받으면서 이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을 들었다. 난독증이 있는 학
더에듀 | “왜 저한테만 그러세요?” 줄을 서라는 교사의 말에 초등학생 아이가 눈을 똑바로 뜨고 되묻는다. 순간 교사는 말문이 막힌다. 어른의 지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풍경, 지금 교실에서 흔히 마주치는 장면이다. 요즘 아이들은 자유를 배운다. 그러나 그 자유는 책임이 빠진 자유다. 교사의 말은 권위가 아니라 선택적 조언이 되고, 규칙은 지켜도 그만, 지키지 않아도 그만인 약속처럼 여겨진다. 훈육을 했다는 이유로 민원이 들어오고, 꾸중은 감정적 대응으로 몰리며, 정당한 지도가 ‘아동학대’로까지 왜곡되기도 한다. 결국 교사는 침묵을 택한다. 그 침묵은 아이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다. 하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자유에 익숙해진 아이는 갈등 상황에서 늘 자기 기분을 앞세운다. 권리는 강조하면서도,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사과할 줄 모르며, 누구에게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 모습을 우리는 “요즘 아이들이 좀 예민해서 그래요”라는 말로 얼버무린다. 그러나 사실 아이들이 예민해진 것은 단순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훈육 없는 성장, 경계 없는 관계, 감정을 최우선에 둔 교육이 만들어 낸 시대적 산
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해마다 2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스스로 교실을 떠나 검정고시를 택하고 있다. ‘자퇴생’이라는 꼬리표 대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득점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다. 이 비정상적인 행렬은 이제 서울 강남의 명문고에서조차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학교는 더 이상 배움의 터전이 아니라, 내신 1등급을 받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탈출해야 할 ‘족쇄’가 되어버린 것이다. ‘검고 출신 수험생 2만 명 시대’는 우리 공교육의 심장이 멎어가고 있음을 알리는 가장 강력한 경고등이다. 왜 아이들은 학교를 ‘손절’하는가 이 현상의 근본 원인은 명확하다. 바로 모든 학생을 한 줄로 세워 등급을 매기는 ‘내신 상대평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자기를 자기답게 가꿔갈 수 있는 권리의 헌법 명시’를 제안하며, 43년 간의 교수·연구자 삶을 마감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지난달 30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사회과교육연구학회 2025 연차국제학술대회에는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기조강연에 나서 최근 발표한 ‘한국 사회과 교육 성립의 문명사적 의의와 과제’를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한국 문명의 역대 인간관 고찰을 토대로, 현대 한국 ‘K-문명’의 독특한 특성을 조명한 후 미래 한국 교육의 비전을 제시한다. 인간관은 한국사를 ▲원(原) 한국 문명 ▲고대 한국 전통 문명 ▲중세 한국 불교 문명 ▲근세 한국 성리학 문명 ▲현대 한국 K-문명의 다섯 단계로 나누어서 분석했다. 이 교수는 “한국사회과교육은 단순히 미국식 교육제도의 이식이 아니다”라며 “한국 고유의 문명적 전통 위에서 서구 문명을 수용·융합하여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열악한 환경을 딛고 교육, 경제, 정치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뤘다”며 “이러한 성취의 바탕에는 우리 고유의 인간관이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래 한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