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교육자로 24년의 세월을 보내며 학생, 동료 교사와 많은 일을 함께 했다. 과학 교사, 교장, 장학관, 연구자로 현장에 뿌리내리고 실천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였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짧은 몇 년의 모습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장기적 과제이다. 교육의 지향과 목적,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가 교육을 위해 해야 할 일, 그 결과로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성취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같이 길을 찾고자 ‘홍제남의 진짜교육’을 시작한다. 독일과 네덜란드, 신뢰와 존중의 교육 시스템 4월 말경 한 대학의 교육연구소에서 주최하는 교육포럼에서 발표하게 되어 다녀왔다. 그때 함께한 교수로부터 독일에서 자신이 경험한 학교 교육 이야기를 들었다.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학교 교사 의견을 들어 학생의 진로를 정하는데, 별다른 이견 없이 직업계, 실업계, 인문계 등으로 진학이 결정된다고 했다. 그만큼 교사에 대한 신뢰가 높고, 교사가 존중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놀랍기도 하고, 교육자로서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두 나라에서 판이한 상황이 나타나는 주요인은 사회구조의 차이다. 어떤 직업을 가지더라도 경제적 격차와 사회적 차별의식이 크지 않은 사회라 가능한 일이다. 네덜란드 또한 학생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진로에 따라 다른 중·고등학교로 진학하기 때문에 대학 진학 단계에서는 경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의사와 변호사는 선호 직업이라 경쟁이 있고 추첨제로 뽑다가 지금은 대학별 선발로 바뀌었다. 그러나 성적보다는 학생의 열의를 중심으로 선발하고 있어 우리나라처럼 극단적인 경쟁이 필요 없다. 이런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이유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경제적으로 먹고사는 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학력별 임금 격차는 있지만, 누진세가 적용돼 실소득은 큰 차이가 없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아무리 훌륭한 의사라도 도로공사는 할 수 없고, 아무리 똑똑한 대학교수라도 제빵사가 없으면 빵을 사 먹을 수 없다’라고 생각한다. 이런 인식은 각자의 역할을 하는 모든 직업을 소중히 생각하게 만들고 그 결과, 경제적 격차도 크지 않음을 보여준다. 7세 고시와 사교육 광풍의 민낯 얼마 전, 한 방송사에서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영유아 대상의 ‘7세 고시’가 방영됐다. 우리 사회 사교육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드러내 큰 충격을 줬다. 이런 극단적인 사교육 현상은 우리 사회의 직업에 따른 차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학생 희망 직업 조사 결과도 이런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1~3위 희망 직업은 교사, 운동선수, 의사·크리에이터 등으로 2023년과 비슷한 순위를 기록했다. 직업 차별과 교육 경쟁, 악순환의 고리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군을 보면 고소득 직종인 의사나 안정적인 직업으로 평가받는 공무원, 전문직 등이 상위를 차지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다양한 기술직이나 다수의 성인이 종사하는 직업군은 희망 직업 상위권에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육체적 노동을 요구하는 직업군은 제과·제빵원이나 요리사 외에는 10위권 내에 없다. 필자 또한 담임 시절 학생들과 대화할 때, 장래희망으로 돈을 많이 벌고 싶다거나 공무원처럼 안정적인 직업을 원한다는 답변을 자주 들었다. 하지만 이 같은 직업들은 대부분 높은 성적과 학벌을 요구한다.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야만 고소득 직업이나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사회구조 때문이다. 이런 사회가 바로 ‘7세 고시’, ‘4세 고시’ 같은 괴물 같은 현상을 탄생시킨 배경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4년 7~9월 영유아 사교육비 총액은 8154억원에 달하며, 사교육 참여율은 47.6%로 나타났다. 만 2세 이하 사교육 참여율은 24.6%, 만 3세는 50.3%, 만 4세는 68.9%, 만 5세는 무려 81.2%였다. 영유아의 주당 평균 사교육 참여 시간은 5.6시간으로 집계됐다. 만약 독일이나 네덜란드처럼 자신의 적성과 특성에 맞는 직업을 택해도 경제적 불안과 직업적 차별이 없다면, 이렇게 어릴 때부터 자녀를 사교육에 몰아넣을 부모가 얼마나 될까 싶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은 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과 걱정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사상 초유의 0.7명대 초저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학생 수 감소와 인구 감소로 이어져 이제는 국가 소멸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며,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었다. 노동 인식의 대전환이 교육 문제 해결의 열쇠 얼마 전 5월 1일은 노동절이었다. 1886년 5월 1일 미국에서 있었던 총파업을 기념하는 날로, 올해로 139번째를 맞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달력에는 여전히 이날을 ‘노동절’이 아닌 ‘근로자의 날’로 표기하고 있다. 과거에는 3월 10일을 근로자의 날로 기념해 오다 노동계의 요구로 1994년부터 국제적 기준에 맞춰 5월 1일로 변경했지만, 명칭은 그대로다. 이 모습은 우리나라의 노동 현실과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씁쓸함을 자아낸다.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러 교육 의제가 쏟아지고 있다. 경쟁 교육 완화, 대학 서열화 해소, 사교육비 문제 해결 등은 그간 교육계에서 오랫동안 요구해 온 핵심 의제들이다. 그러나 교육 문제는 점점 더 사회적으로 큰 쟁점이 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상처에 연고만 덧바르는 땜질식 처방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도려내는 대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해법은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어떤 직업에 종사하더라도 생계의 불안을 느끼지 않고, 사회적 차별 없이 당당하게 모든 노동이 존중받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뿌리 깊은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전이다. 곧 출범할 6월의 새 정부에 바란다. ‘노동 문제와 교육 문제의 함수관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를 고대한다. 그것이 바로 ‘7세 고시’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유일한 해법이다. 참고자료:「교육개혁은 없다」(박정훈 저, 2024), 「공교육 천국 네덜란드」(정현숙 저, 2019) 홍제남 = 강원도의 농부 집안에서 7녀 1남 중 3녀로 태어났다. 춘천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에 진학했으나 광주학살을 접하고 교육에 배신감을 느꼈고 학생운동에 뛰어 들었다. 이후 서울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을 했으며 2000년 마침내 과학교사로 임용된다. 2011년 서울 오류중학교에서 혁신부장을 맡아 혁신학교 시스템과 문화를 구축했으며, 2019년에는 오류중학교 공모교장이 된다. 2024년 2월 서울남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으로 명퇴하며 그는 “정치적 천민에서 탈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서울교육감 보궐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 민주진보진영 단일 후보 최종 경선까지 치렀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현재 '다같이배움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교육혁신을 주제로 한국교원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교육정책전문대학원에서 박사를 받았으며, 저서로는 과학 톡톡 카페(공저, 2009),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학교혁명(공저, 2018), 교장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2024) 등이 있다. 홍제남 소장은 <더에듀> 연재를 결심하며 “교육자로서 24년의 시간을 보내며 학생, 동료교사와 많은 일들을 함께 했다"며 ”이 중 ‘교육다운 교육’, ‘진짜 교육’을 만드는 일을 학교 차원에서 집단지성으로 실천한 혁신학교 실천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학생, 교사, 보호자, 지역사회가 온전한 교육 주체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실천했다"고 평했다. 또 “과학교사, 교장, 장학관, 연구자로 현장에 뿌리내리고 실천하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이 과정에서 교육자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은 교육이 교육의 논리가 아닌 신자유주의적 정치적 이해집단의 논리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짧은 몇 년의 모습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장기적 과제”라며 “교육의 지향과 목적,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가 교육을 위해 해야 할 일, 그 결과로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성취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같이 길을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더에듀 강민채 기자 | 경기교육청이 오는 7월부터 일반직공무원 1명을 뉴질랜드 한국교육원에 2년간 파견한다. 소속 공무원 해외 교육기관 첫 파견 사례로, 교육행정의 국제적 확장을 위한 상징적인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교육원’은 재외국민 대상 평생교육 및 다양한 교육 활동을 위해 교육부가 외교부와 협의해 설립한 해외 교육기관이다. 이번 파견은 국제교류 협력에 대한 수요 증가와 미래 교육 정책 추진의 필요성에 따라 경기교육청이 전략적으로 추진했다. 파견자는 뉴질랜드 현지에서 ▲경기미래교육 세계화를 위한 국제교류문화 조성 ▲한국어교육 기반 국제교류 활성화 ▲경기교육청 주관 국제교류 사업 연계 등 다양한 교육행정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경기교육청은 이번 파견을 통해 뉴질랜드 교육 기관들과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맞춤형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우수 역량을 갖춘 공무원이 국제적 전문성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국제교류 확대에 힘쓸 계획이다.
더에듀 강민채 기자 | 경기교육청이 지난달 개통한 교원 셀프 심리상담 플랫폼 ‘마음 8787’이 교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마음 8787’은 경기도 내 교원들이 스스로 마음 건강을 점검하고 상담을 신청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교원이 개인용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마음 8787’을 통해 총 265명의 교원이 개인 상담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월평균 신청자 수 대비 6배 증가한 수치로, 교원 정신건강 지원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개인 상담을 기존의 공문 신청 방식에서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신청 방식으로 개선해 올해 4월 월평균 신청자 수가 전년도 월평균 신청자 수보다 6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용자 인증 없이 참여 가능한 심리검사를 제공해 교원이 스스로 마음 건강을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AI 기자 | ‘파닉스 중심 읽기 교육법’이 오히려 아이들의 독서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영국의 더 가디언(The Guardian)은 지난 6일 이 같은 비판 보도를 통해 “지나치게 기술 중심적인 접근이 문해력을 높이기보다는 아이들의 자발적 독서 의욕을 꺾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초등학생에게 파닉스(음소 인식법) 교육을 의무화했다. 이 방식은 발음을 익히는 데 효과적이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책을 읽는 즐거움이 사라지고 있다”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제니퍼 프록터 셰필드대 교수는 “아이들은 단어 해독은 잘 하지만 그 뜻을 이해하는 감성적 독해력은 키우지 못한다”며 “책은 세상을 이해하는 창인데 단순 기술만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7~11세 아동의 절반 이상이 ‘책 읽기가 재미없다’고 응답했으며, 자발적 독서율도 매년 감소 중이다. 런던의 교사 리사 웰링턴은 “아이들이 이야기에 빠져들지 못한다”며 “읽기는 시험 점수를 위한 기술로 전락했다”고 우려했다. 교육정책 분석가 니컬라 웨스트도 “문해력은 읽는 기술을 넘어선다. 파닉스는 입문용 도구일 뿐, 아이들이 책을 사랑하게 하려면 이야기의 힘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 문학가 피터 밀러 역시 “아이들이 책을 싫어한 적이 없을지 모른다”며 “오히려 우리가 그들을 멀어지게 한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Article Writer를 활용해 작성했으며 지성배 편집국장의 감수를 거쳤습니다.
더에듀ㅣ18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 소위 말하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되어 교육감을 보좌하는 비서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반절 가량을 글쓰기란 업을 갖고 살아왔는데, 새 옷을 입고 여러 가지 이유로 한동안 글쓰기를 멈췄습니다. 그러자 내 마음 한구석에 공허함 그 비슷한 마음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고 에세이를 써보기로 다짐했습니다. 지난해 2월 호기롭게 시작한 이 다짐은 지금도 꾸역꾸역 이어가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내 안의 나와 만나는 일은 제 삶을 더욱 반짝이게 한다는 걸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벌써 새 옷을 입은 지 1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일의 결과물이 기사로 보이는 기자와 달리 정무직은 결과치가 아닌 일의 조율과 지원, 연계 등의 역할을 주로 하는데 전직과 일의 바운더리는 비슷한 것 같다. 오히려 한 주제를 가지고 파고드는 기자에 비해 관계의 확장성, 일의 다양성 면에선 체급이 늘어난 것 같기도 하고... 아직도 배울게 많다. 언론사 모니터링을 한 뒤 회의 준비를 하고 이주의 일정을 체크한다. 예전에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루 마감하면 기분이 개운했는데, 새로운 나의 일은 드라마처럼 끝날만하면 이어지고, 크고 작은 해프닝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그래서 잠시 잊고 살았다.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두 글자 '여행' 짬이 날 때마다 이번 주는 어떤 책을 읽을까 온라인 독서 플랫폼에서 기웃거리다 노중훈의 <풍경의 안쪽>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제목이 참 좋다. 풍경 너머 저 안쪽에는 뭐가 있을까? 단순히 작가가 보고 느낀 여행의 기록, 그 이상의 깊이 있고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안고 책을 읽었다. 1부 압도의 풍경으로 시작해 느림의 풍경, 예술의 풍경, 4부 사람의 풍경으로 끝나는 <풍경의 안쪽>은 작가가 1994년 시작해 지금까지 중단 없이 먹고 있는 '여행 밥'의 중간 결과물이라고 한다. 작가가 유난히 마음이 끌렸던 장소와 홀연히 마음의 빗장이 풀렸던 시간, 한순간 마음이 일렁이게 만든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담은 책 <풍경의 안쪽>. 직접 가보지 않아도 작가의 여정을 따라 눈으로 여행을 함께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첫 책이었다. 그간 읽었던 여행 책은 정보성이 강하거나 작가의 감상이 진하게 묻어나 여행 책인지 에세이인지 구분이 어려웠던 책이 많았는데 노중훈 작가의 책은 달랐다. 고등학교 때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였던 에쿠니 가오리의 팬이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글의 묘사가 눈에 보이듯 섬세했기 때문인데, 노 작가의 풍경 묘사가 그랬다. 그리스 산토리니의 풍경은 티브이나 사진 속에서 자주 봐온 까닭에 직접 가보지 않았는데도 뻔할 것 같아 여행지 목록에서 빼버린 곳이었는데, 노 작가의 글을 보고 산토리니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흰색을 두른 집들은 또 지중해의 바스락거리는 빛의 알갱이를 고스란히 튕겨내며 산토리니의 풍경에 더한 신비한 켜를 보탠다. 새하얀 집들은 멀리서 보면 색의 통일감 때문에 서로를 빼다 박은 듯하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동일한 모양새는 찾아내기 어렵다. 집들은 자유분방한 곡선 안에서 얌전하고, 간결한 담장 위에서 풀어져 있다. 집과 집, 건물과 건물 사이를 종횡무진 누비는 것은 골목길이다. 어떤 길은 반듯하고 어떤 길은 구붓하다. 산토리니 전체에 퍼져 있는 좁은 길들에 두 다리를 맡기면 고급 호텔, 그림 같은 카페, 아담한 상점들과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게 된다. 길들은 또 교회를 자주 불러들이는데, '정원'이 2~3명에 불과한 장난감 같은 건물도 있다. p308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작가가 '조금이라도 더 붙들고 싶었던 오후-알바니아 티라나&두러스&베라트'로 당장 떠나고 싶었다. 맛과 멋이 완벽하고 조화롭게 어우러진 풍경에 권태의 쾌감 까지라니... 권태의 쾌감이란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느껴보고 싶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강 건너편을 바라보니 '1000개의 창을 가진 도시'라는 별칭이 실감 났다. 전망 좋은 테라스, 달달한 커피, 티끌 하나 없는 하늘, 폭포수처럼 내리붓는 봄볕, 인위와 자연이 결합한 탁월한 풍광, 권태의 쾌감... 이제 그만 자리를 떠야 하는데 모든 것이 완벽한 오후의 정경으로부터 도무지 발을 뺄 수가 없었다. 결국 다음 일정을 취소하고 좀 더 눌러앉기로 했다. p143 여행 좋아하는 부모님을 만나 국내 여행은 웬만한 곳은 다 가봤지만 솔직히 말해 해외여행은 12개국을 다녔어도 신혼여행으로 갔었던 발리를 제외하면 죄다 동남아 휴양지였다.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라고 했던가? 자고로 여행은 물 위에 유유자적 둥둥 떠다니다 허기지면 산해진미로 채워주고 심심하면 썬베드에 누워 책 읽고 이런 게 진정 휴가지라며 해외여행은 쉼의 중점을 두었다. 이젠 좀 멀리 떠나봐야겠다. 이맘때 가장 찬란하다는 이스트라반도의 휴양도시인 피란에서 세계 각지에서 모인 행복하게 게으른 여행자들을 만나러! 작가와 함께 눈으로 상상하며 걷고, 마시고, 느끼다가 서너 장에 한 번씩 눈 부신 사진 한 장 가끔 나오면 부풀어 오르는 내 마음. 기사체에 익숙해진 내게 작가님의 섬세한 묘사와 언어 구사력! 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여행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읽고 설레 보련다. 그런데 언제 가지? # 이 글은 브런치에 실린 것을 재구성했습니다.
더에듀 정지혜 기자 | 제주도에 이어 경남 사천시가 교통복지를 실현을 위해 어린이·청소년 대중교통비를 무료화한다. 대상은 사천에 주민등록이 된 만 6세부터 18세까지다.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대상자 신청을 받으며, 어린이·청소년 본인일 경우 학생증이나 청소년증을 지참해야 한다. 부모 등 대리인은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또는 등본이 필요하다. 지난 4월 1일부터 대상자 신청을 받고 있으며, 연중 언제든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즉시 어린이 및 청소년 교통복지카드가 발급된다. 이 카드로 매일 3회까지 시내버스를 무료 이용할 수 있으며, 충전할 경우 다른 지역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있다. 사천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 시행으로 교통약자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대중교통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현재 부족한 등·하교 노선 추가 등 대중교통 기반 구축 서비스를 위해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에듀 |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 중 가장 큰 하나는 운명이 내 행복을 결정짓는다고 믿는 태도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타고난 사주팔자가 좋아야 인생을 잘 풀리고, 남들보다 행복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살아간다. 그래서 사이비 종교나 무속 신앙을 찾는 이들이 줄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운명을 바꾸고 싶어 한다. 무병장수, 부귀영화를 꿈꾸며, 기도하고 제사를 지내며 예물을 정성껏 바친다. 그러나 안타깝고 냉혹한 진실은 주어진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가 마음먹는다고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태어날 수 없다. 하루에도 수백 명이 목숨을 잃는 난민촌에 태어나는 것도 내 의지와 무관하다. 또, 남들보다 잠을 줄여가며 필사적으로 노력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거나 꿈을 이룬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신이 우리를 이 땅에 보내신 이유는 단순하다. 행복하게 살라는 것. 부모도 마찬가지이다. 자식에게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 “나 걱정하지 말고, 너희들끼리 잘 살아라.” 자식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부모에게는 가장 큰 효도다. 결국, 다시 묻게 된다. 단 한 번뿐인 인생,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주어진 운명에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 예를 들어 내가 치명적인 암에 걸렸다고 해보자. 대부분 처음엔 슬퍼하고 두려워하며, 시간이 지나면 남을 원망하거나 세상을 탓한다. 또 어떤 사람은 강한 의지로 ‘이겨내야만 한다!’며 끝까지 싸운다. 우리는 영화나 위인전에서 이런 모습을 많이 본다. 하지만 두 방식 모두 건강한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 진짜 중요한 건, 처음에는 누구나 두렵지만 그 자리에 주저앉지 않는 것이다. ‘이 일이 우연이 아닌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차분히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치료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요한 건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반드시 되어야 한다’는 집착을 버릴 때 진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운명을 내가 통제하려는 순간부터 불행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삶의 고난과 억울함, 슬픔까지도 결국 내 행복의 자양분이자 디딤돌이다. 돌이켜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일들이 오히려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결국, 행복은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며 사는 데 있다. 남들과 똑같은 길이 아닌, 나만의 길을 걷는 것.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간다.
더에듀 강민채 기자 | 매년 수많은 교사가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에 도전장을 내민다. 교육부가 주최하는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는 교사가 미래형 교육 환경에 적합한 교수학습 모델을 연구하고 이를 실제 수업에 적용한 사례를 공유하는 대회이다. 그러나 연구대회 준비 과정이 막막하다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시기에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에서 전국 1등급을 수상한 교사 9인(▲김만옥 경기 국어교사 ▲김인주 경북 국어교사 ▲김광현 대구 기술교사 ▲김효성 경기 진로교사 ▲이기현 경기 과학교사 ▲오유득 경북 전기전자통신교사 ▲임대옥 충북 생물교사 ▲김범수 경기 음악교사 ▲이수진 경기 영어교사)이 자신의 노하우를 풀어낸 ‘한 권으로 끝내는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 1등급 로드맵’을 출간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연구 주제 선정부터 보고서 작성, 수업 동영상 제작과 편집, 제출 방식까지 대회의 모든 과정이 단계별로 정리됐다. 특히 2025년부터 적용될 심사 기준 변화와 대회 운영 방식의 흐름을 반영해 최신 트렌드에 맞춘 정보도 제공된다. 책의 1장은 연구대회 준비과정 전반을 다룬다. 주제 선정 전략, 제목 네이밍 요령, 계획서와 보고서 문서 구성법, 자료 정리 및 통계 활용 방법 등 실무적인 노하우가 담겨 있다. 또한 동영상 촬영과 편집에 필요한 장비 추천과 촬영 팁, 부록 자료 작성법 등도 포함되어 있어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2장에서는 국어, 과학, 기술, 진로, 음악, 영어 등 다양한 교과에서 1등급을 받은 실제 수업 사례 9편이 소개된다. 각 사례는 교사의 수업 철학과 전략, 핵심 평가 포인트, 그리고 입상 후 느낀 소회를 담아 연구대회 준비 교사들에게 실질적인 길잡이가 되어 준다. 김한승 교육부 교실혁신지원과장은 추천사에서 “이 책은 단순한 설명서가 아니라, 수업 혁신을 실천하는 교사들에게 구체적인 전략과 방향성을 제공하는 길잡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유은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은 “보고서나 수업 영상만으로 담기 어려운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을 이 책이 채워 준다”며 현장 교사들의 성장을 응원했다. 수업 전문가에서 연구하는 교사로 거듭나고자 하는 흐름 속에서 ‘한 권으로 끝내는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 1등급 로드맵’은 연구대회를 준비하는 교사들에게 든든한 로드맵이 되어 줄 것이다. 실제 교육 현장의 고민과 시행착오, 그리고 해결 방법까지 녹여낸 이 책이 수업 혁신의 현장에서 힘쓰는 교사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안내서가 되길 기대해 본다. ■ 목차 추천사 머리말 1장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 준비와 과정 1.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의 개관 가.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란 나. 2025년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 주요 변경 사항 2.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 심사 기준 분석 가. 심사 기준 및 배점 나. 감점 항목 3. 연구 주제의 선정 방법 가. 최근 교육 방향 찾기 나. 연구대회 수상작 찾기 다. 키워드 추출하기 4. 계획서 작성 가이드라인 가. 3초를 결정짓는 제목 네이밍 나. 연구의 뼈대 스케치 5. 보고서 작성 가이드라인 가. 보고서의 기본 구성 나. 보고서 문서 작업 다. 그림(이미지) 제작 라. 활동 사진 첨부 마. 자료 정리 방법 바. 수업 설계의 통계 처리 6. 부록 작성법 가. 교수·학습 과정안 나. 수업 일지 다. 이외 자료들(수업 참관록, 학생 결과물 등) 7. 수업 동영상 촬영법 가. 사전 준비 나. 수업 동영상 촬영하기 다. 영상 편집하기 8. 제출 방법 가. 연구보고서(출력물) 나. USB 다. 공문 제출 라. 인편 제출 2장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 1등급 노하우 공개 1. 에듀테크를 더한 ‘3다움 찾기’ 프로젝트로 깊이 있는 국어 수업 만들기 _경기 국어 교사 김만옥 #에듀테크 #질문 톡톡 #핵심 아이디어 #삶과 연계 #깊이 있는 수업 2. 3단계로 깊어지는 작가와의 대화 수업으로 자신감 있는 평생 문학 향유자로 성장하기_경북 국어 교사 김인주 #대화식 수업 #학생 주도 #심층 탐구 #평생학습자 #자신감 3. MME 수업으로 자기 주도성 및 미래 핵심역량 함양 _대구 기술 교사 김광현 #핵심 질문 #탐구수업 #프로젝트 #에듀테크 #과정평가 4. 생각의 시대, IB 기반 앙트십 프로그램으로 성장하는 육각형 미래인재 _경기 진로 교사 김효성 #IB #창업가정신 #백워드설계 #사고루틴 #진로연계교육 5. 아이비(A.I.B.) 탐구생활로 핵심역량을 키우는 깊이 있는 수업 _경기 과학 교사 이기현 #질문 기반 #탐구수업 #AI 챗봇 #마을 연계 #깊이 있는 학습 6. HELP 수업을 통한 뻔한 실습수업 FUN 하게 설계 역량 기르기 _경북 전기전자통신 교사 오유득 #또래 교수⸱학습 #학생중심 #창의적 문제해결 #실습수업 #과정중심 7. 지속 가능한 지구 M-A-K-E UP 클래스-위기를 우리의 L.I.G.H.T.로 밝히자! _충북 생물 교사 임대옥 #생물의 다양성 #진로모둠 #단계별 수업 #가상현실 #백워드설계 8. ‘WE ARE NEW CREATOR!’ 프로젝트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역량 키우기 _경기 음악 교사 김범수 #디지털텍사노미 #HTHT #UN SDGs #창작 수업 #게이미피케이션 9. 학습에 깊이를 더하는 R.I.P. 프로젝트로 영어과 R.I.P. 영역 Deep하게 Rip하기 _경기 영어 교사 이수진 #깊이 있는 학습 #포트폴리오 #동화책 #국제교류 #논술형 평가 <에필로그>: 전국 1등급, 그 이후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우리회사가 내일 뉴스에 나온다고?” 대기업 해킹 사고로 전국민이 불안에 휩싸인 가운데, 보안사고 사례를 통해 취약점을 살펴보고 방어 전략을 수립하는 방안을 알아보는 포럼이 열린다. (사)도산아카데미(이사장 구자관, 원장 김철균)가 주최하고 교육 전문 언론 <더에듀>(발행인 여원동)가 주관하는 제331회 도산아카데미 스마트 포럼이 오는 9일(금) 오후 6시 30분, 서울역 인근 인크루트 5층에서 개최된다. 이번 포럼에는 강병탁 에이아이스페라 대표가 연사로 나서 ‘지금 막지 않으면, 내일 우리회사가 뉴스에 나올 수 있는 보안사고’를 주제로 강연한다. 강 대표는 최근 사이버 공격의 정교화와 빈도 증가에 따라 공격자 관점에서의 대응이 요구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공격표면 관리(Attack SurfaceManagement)’와‘위협인텔리전스(Threat Intelligence)’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강연에서는 단순한 기술 개요를 넘어 실제 보안사고 사례를 통해 취약점을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방어 전략을 수립하는 방안, 머신러닝 기반 탐지 기술, 자동화된 보안 운영 모델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AI 기반 보안 전문 기업 ‘에이아이스페라’를 이끌며 클라우드 보안, 연산 최적화, 위험 대응 자동화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보안 솔루션을 개발해 온 전문가로, 이번 포럼을 통해 기업 실무자와 보안 담당자, 경영진 모두에게 유의미한 전략적 인사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원동 <더에듀> 발행인은 “디지털 시대에 보안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대응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참가자들이 최신 보안 기술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조직의 보안 역량을 근본부터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번 스마트포럼은 오프라인(서울 인크루트 5층)과 온라인(Zoom 및 YouTube Live)으로 동시에 진행되며, 참가 신청은 도산아카데미 스마트포럼 운영위원회를 통해 가능하다. 접속 링크 등 기타 문의는 도산아카데미 사무국과 더에듀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한편, 도산아카데미 스마트포럼은 1996년 ‘한국 정보화 사회 지도자 포럼’으로 창립된 이후 2012년부터는 ‘스마트포럼’으로 전환해 ICT 분야 주요 이슈를 주제로 매월 전문가 초청 강연을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이종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이 연사로 나서 ‘한국의 AI 발전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전 장관은 인공지능이 되돌릴 수 없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은 지금, 한국이 AI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종합 전략을 제시하며, 알고리즘을 넘어 데이터, 반도체, 연산 인프라, 예산, 인재 양성, 윤리적 기준까지 아우르는 ‘한국형 AI 발전 로드맵’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특히, 차세대 대안으로 주목받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술을 소개하며, 이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에너지 효율성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전략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더에듀 |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은 이제 모든 교육 현장에서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를 실제 수업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교육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디지털리터러시협회>는 지난 9년간의 교육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디지털 교육 편견 극복 사례 ▲교과 및 다양한 활동과의 융합 속에서 디지털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노하우 등을 담을 예정이다. 또 교육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 가이드와 문제 해결 방안을 제공해 현장 교육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디지털 환경, 교사들을 더 큰 도전으로 이끌다 학교 수업에서 스마트 기기 활용이 일상이 되면서 교사에게 더 많은 역량이 요구된다. 과거에는 자신이 담당하는 교과 지식만으로 충분했지만, 이제는 스마트 기기와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다룰 수 있어야 하기에 디지털 역량이 필수가 되었다. 수업이 즐거워지고 효율도 높아지니 학생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에겐 달갑지 않은 과제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기존 수업 준비에 더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하니, 준비 시간도 길어지고 부담도 커진다. 특히, 시니어 교사들은 디지털 기술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최근 몇 년간 교사를 위한 디지털리터러시 연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연수에 참여하는 교사들의 마음에는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과 낯선 디지털 환경에 대한 걱정과 부담이다. 디지털의 교육적 효용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거나, 디지털에 대한 선입견을 품고 있었다면 거부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부와 민간의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디지털을 꺼리는 교사의 수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불안과 부담을 느끼는 교사들도 많다. 디지털에 자신 있는 교사들은 연수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교사들은 시작부터 위축된 모습을 보이곤 한다. 조심스럽게 질문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나는 그 마음을 잘 안다. 나 역시 비슷한 나이로, 환갑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멀미가 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나도 적응해 왔고, 그 과정의 경험들이 우리 협회의 교사 연수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작은 성공 체험이 디지털 자신감을 만든다 비결은 간단하다.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을 익히고, ‘작은 성공 체험’을 쌓아가는 것이다. 마치, 어린 시절 처음 말을 배울 때 복잡한 문법이 아닌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언어를 익혔던 것처럼 말이다. 추상적인 이론 대신 실제 교육 사례를 통해 활용 방법을 제시하면 걱정과 부담은 호기심과 의욕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수업 자료에서 이미지 배경을 바꿔야 할 때,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클릭 몇 번으로 배경을 쉽게 지우고 바꿀 수 있다. 이를 직접 해보면 신기함과 놀라움에 마음의 경계가 풀린다. 과거에는 포토샵을 할 줄 몰라 엄두도 못 내거나, 다룰 줄 알아도 긴 시간이 걸렸던 작업이다. 그런데 간단한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마음이 열리고 더 배우고 싶다는 의지가 생긴다. 이를 수업에 적용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게 되면, 디지털은 더 이상 부담이 아니라 매력적인 도구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체험을 갖는 것이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하지만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먼저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21세기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사회 변화의 동력이 되고,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그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지식이 있는가 하면,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배워야 할 지식도 있다. 최근 후자의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지면서 이제 대학 시절 배운 지식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되었다. 끊임없는 배움이 미래 교육을 이끈다 교사는 인류가 축적해 온 과거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에 더해, 새롭게 쌓이는 지식을 함께 탐색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것도 과거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이를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가 먼저 배우고 익히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배움에 대한 열린 태도를 지닌 교사만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학생들을 자신감 있게 이끌 수 있고,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라는 속담이 있다. 누구라도 등을 기대고 쉴 언덕 하나쯤은 있어야 세상과 마주할 힘이 생긴다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이 낯선 교사들에게도 그런 ‘언덕’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교사들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디지털 역량 향상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 협회 역시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수 기간은 물론 이후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며 교사들에게 힘이 되어주고자 한다. 지금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인류 역사상 변화는 늘 존재했지만, 그 변화를 기회로 만든 사람은 늘 ‘배움’을 실천한 사람들이었다. 지금 이 시기,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 역시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이다. 교사이자 학생이 되어 디지털 리터러시라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익혀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과 더욱 깊이 있고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끊임없이 배우는 교사야말로 디지털 시대에 가장 훌륭한 교육자이며, 미래 교육의 핵심 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