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전영진 기자 | 차기 전북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유성동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가 신간 ‘스스로 배우는 아이로 자라는 중입니다’ 북콘서트로 독자들과 소통에 나선다. 곰솔나무작은도서관이 오는 20일 전주대 JJ아트홀에서 여는 이번 북콘서트에서 유 대표는 초등교사로 14년간 아이들과 쌓아온 현장 경험과 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이가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돕기 위한 구체적인 부모의 역할과 실천 방법을 설명할 예정이다. 김건수 관장은 “부모가 변화하면 아이는 그 길을 따라가며 더 큰 자신감을 얻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게 된다”며 “이번 북콘서트가 자녀와의 관계 맺음에 고민이 많은 부모 그리고 아이의 진정한 성장과 행복을 바라는 이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성동 대표는 내년 6월 진행될 전북교육감 선거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어 이번 북콘서트가 주목 받고 있다. 유 대표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더에듀 |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창의력, 문제해결력, 협업능력, 자기주도성 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더해 지속가능발전은 전세계 국가의 과업이 되고 있다. 즉 기술과 가치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담겨 있다. 이를 담기 위해 초중등 교육계에서는 창업교육이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더에듀>는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서 창업교육을 통해 미래 인재를 기르고 있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창업이라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의대 진학에 몰두하는 대한민국의 왜곡된 진로교육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디자인씽킹, 어떻게 시작할까? 다양한 디자인씽킹 사례를 살펴보고 필요성을 체감했다고 해도 교사는 ‘학생들에게 디자인씽킹을 어떻게 접목할까’ 하는 고민이 있다. 학생들에게는 디자인씽킹 과정이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를 극복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디자인씽킹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짝의 불편함 해결하기’ 활동을 구상했다. 이 활동은 큰 사회 문제나 복잡한 과제가 아니라 가까운 친구의 작은 불편을 다루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볍게 접근하면서도 디자인씽킹의 핵심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수업, 어떻게 구상했나 수업은 '불편함 찾기-공감하기-정의하기-아이디어 내기-프로토타입 제작-테스트와 피드백-선물하기' 단계로 진행하며 2차시로 구성한다. 만약 1차시로 수업하는 경우 '공감하기-정의하기-아이디어 내기' 단계로 마무리할 수 있다. 1. 내가 사용하는 물건 중 불편함을 느껴서 개선하고 싶은 것과 이유 찾기 - 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책가방, 책상, 의자, 사물함 등으로 정해 줄 수도 있다. - 사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여지가 많으면 좀 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 ‘주말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과 같이 생활 속 시간 활용 방법을 소재로 활동할 수도 있다. 2. 공감하기 - 짝의 이야기를 메모하며 듣도록 한다. - 짝에게 5분 인터뷰 후 역할을 바꾸어 다시 5분 인터뷰를 한다. - 짝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 소망하는 것, 이유 등을 물어본다. 3. 정의하기 - 짝의 소망과 불편한 점을 쓰고 문제를 한 문장으로 정의해 본다. - ‘어떻게 하면 내가 ~하게 할 수 있을까?’ 와 같이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4. 아이디어 내기 - 원인을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어 아이디어 내보기 - 글이나 그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한다. - 짝의 불편함을 해결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 3개 골라 짝에게 설명해 보고 피드백을 받아 최종 아이디어를 선정한다. 5. 프로토타입 제작 - 도화지, 색종이, 색연필, 싸인펜 등 간단한 재료로 아이디어를 표현한다. 6. 테스트와 피드백 - 프로토타입을 짝에게 주고 잘된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본다. -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고 이틀 정도 직접 사용하거나 실천해 보고 의견을 받을 수도 있다. 7. 선물하기 - 짝의 고민을 해결하며 자신이 느낀점, 친구의 불편함을 개선한 제품이나 사례에 대한 소개 등을 간단한 편지로 써서 개선한 프로토타입과 함께 짝에게 선물해 본다. 이 활동은 첫째, 공감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가장 가까운 또래의 불편을 다루다 보니 공감 단계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이루어진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관찰하면서 타인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둘째, 학생들이 실제 해결 가능한 문제를 정의하는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일상 속 사소한 불편은 추상적이고 거대한 사회 문제보다 경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셋째, 짝이 당장 겪고 있는 작은 불편함은 실행 가능한 아이디어를 짧은 시간 안에 떠올리고 구현하기 용이하다. 프로토타입 만들기-피드백-개선의 과정을 가볍게 경험할 수 있어 디자인씽킹 과정을 부담없이 체득할 수 있다. 넷째, 협업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짝과 인터뷰하며 경청하기, 질문하기, 의견 나누기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며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의 의견을 발전시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성취감과 자기효능감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친구의 불편함이 해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즉각적인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내 아이디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경험이 자기효능감으로 이어지고 더 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전할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교사와 학생에겐 어떤 변화가? 교사는 디자인씽킹 기반 활동에서 촉진자(facilitator), 조력자(mentor), 환경조성자(designer)로서의 역할을 경험하였다. 단계별로 학생들이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를 반복하며 해결의 과정까지 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질문의 예시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며, 사소한 아이디어도 허용하고 긍정적 피드백으로 강화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친구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성취감을 보였으며, 더 나아가 학교와 자신의 생활 속에서 다른 문제를 찾아 해결하고자 하는 자기 주도성과 도전 정신을 기를 수 있었다. 또한 협업의 과정에서 창의적인 사고력,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교육적 의미는? ‘짝의 불편함 해결하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디자인씽킹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인식하며 공감·창의적 문제해결능력·협업·의사소통능력 등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일상 속 문제 해결을 통해 성취감과 자신감을 획득한 경험은 향후 더 복잡한 문제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따라서 이 활동은 초등 진로교육에서 학생들의 진로주도성을 기르는 실천적 방안으로 의미가 있다. 고미정 = 20년차 현직 교사로 대치초등학교 5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학교 교육력제고 연구팀에 참여하여 초등학생 진로교육과 창업교육을 접목한 연구와 수업을 실천하고 있다. ‘창창프로그램’을 통해 창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체험과 다양한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을 구안하여 적용하고 있다. 교실 속 학습과 경험이 의미있는 삶의 경험이 되도록 고민하고 학생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힘을 기르도록 학급 운영을 하고 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서울 대림동에서 열리고 있는 반중(反中) 집회와 관련, 교장교감들이 교육청과 자지체 등의 적극 대응과 함께 차별과 혐오를 방지할 제도 마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일대에서는 최근 서울 명동에서 진행하던 일부 극우 성향 단체들의 ‘혐중 집회’가 열리고 있다. 김민석 총리가 19일 오전 이 집회에 대해 필요하다면 강력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는 등 갈등이 점차 심화하는 모양새이다. 이런 상황에서 길거리를 점령한 차별과 혐오 표현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교장교감원장원감 좋은교육정책포럼(전국교장교감포럼)은 입장문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넘어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배제아 차별의식을 공공연하게 인식하게 하고 혐오 정서를 조성하는 등 그 무도함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지역 문제나 표면적인 선전선동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회와 교육현장에 극단적인 차별과 혐오를 조장해 정상적 교육을 방해하려는 세력”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지역교육청과 지자체 등 관계기관의 적극 대응 ▲민주시민교육 전면 추진 ▲차별금지법 포함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요구했다. 대림동 인근의 한 중학교 교장은 구로경찰서장과 구로구청장에게 엄정한 수준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혐중 집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명동에서 진행되던 집회에 대해 국무회의에서 '집회가 아닌 깽판'이라고 지적해 집회 참가자들의 명동 출입이 막히자 대림동으로 이동해 열리고 있다.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남자는 울면 안 된다잖아요.” 활동을 시작하자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그 말에 주변 친구들이 킥킥 웃기도 했지만, 어떤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상 공간 속 ‘성인지 탐험관’에 들어선 순간이었다. 아이들은 아바타로 접속해 각자의 이름표를 달고 탐험관을 걸어 다녔다. 벽에는 일상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풍선이 떠 있었다. “여자는 얌전해야 해.” “남자는 체육을 잘해야지.” 아이들은 자신이 실제로 들어본 말을 클릭해 보고, 그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적었다. 그리고 곧장 ‘듣고 싶은 말’로 바꿔보았다. “누구나 울 수 있어.” “자신답게 행동해도 돼.” 작은 문장들이 바뀌자 아이들의 표정도 덩달아 환해졌다 이어진 시간여행관에서는 과거의 인물들을 만났다. 윤희순 의병장, 박에스더 의사, 권기옥 비행사, 이태영 변호사…. “여자라서 안 된다”는 말을 정면으로 거부했던 이들의 이야기에 아이들은 눈을 크게 뜨고 들었다. “여성도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노래를 지었던 윤희순, “하늘을 나는 건 남자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조국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던 권기옥. 누군가는 “용기 있다는 게 바로 저런 거예요”라고 속삭였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성인지 퀴즈관. 아이들은 고정관념, 편견, 차별, 양성평등의 개념을 게임처럼 풀어나갔다. 문제를 맞힐 때마다 아바타가 환하게 웃었고, 정답을 놓쳐도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 당당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퀴즈를 마치고 방명록에 남긴 짧은 다짐들이었다. “성별 상관없이 모두를 존중하겠습니다.” “차별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그 문장들을 읽는 순간, 가상의 공간에서 시작된 작은 울림이 현실의 교실로 번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경험은 아이들에게 성평등이 ‘추상적인 교과 개념’이 아니라, 내 삶과 연결된 문제라는 걸 알려주었다. 무엇보다 게임하듯 참여하면서도 진지한 성찰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특별했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답을 찾아내며 성장하고 있었다. 서로 달라서 더 아름답다는 진리를, 그들의 언어로 써 내려가고 있었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이지혜= 서울 유현초등학교 보건교사이자 생활부장으로서 ‘인공지능·인문 융합 교육 전공’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건강과 성, 디지털 시민성의 교차점에서 아이들의 안전한 성장을 돕는 교육을 고민하며, AI·에듀테크를 활용한 참여형 보건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메타버스 기반 성교육, 학교폭력 예방교육, 인문·예술 보건교육과 성교육 등 다양한 미래형 수업을 설계하며 교육현장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학교급식 노동자의 산재 승인 건수가 지난해 1577건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매년 증가하고 있어 예방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국회 교육위원회)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 받아 18일 공개한 ‘학교급식 노동자의 산재 승인 건수’는 ▲2022년 1178건 ▲2023년 1520건 ▲2024년 1577건이었다. 올해는 8월 기준 699건이 승인돼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4년간 유형별 평균 승인율은 사고성 재해가 98.4%로 가장 높았으며, 출퇴근 재해가 94.9%로 뒤를 이었다. 질병성 재해는 76.1%로 가장 낮았다. 지난 9월 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한 조리실무자가 폐암으로 숨진 후 교육 기관 공무직 ‘최초’로 순직 인정된 것처럼, 급식실 장기간 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직업성 질환의 경우 여전히 산재 인정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정복 의원은 “학교급식 노동자는 아이들의 건강한 한 끼를 책임지는 분들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사고와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특히 폐암, 근골격계 질환과 같은 직업성 질환은 여전히 산재로 인정받기 어려운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 한국은 자살률 1위라는 현실을 안고 있지만, 동시에 회복의 힘을 증명할 수 있는 가능성도 품고 있다. <더에듀>는 고통의 시간을 지내고 회복의 길을 걷고 있는 안신영 큐어링랩 대표의 ‘상처에서 길을’ 연재를 통해 조용히 상처를 견디고 있는 아이들에게 '너의 고통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세지를 전하고자 한다. 더불어 사회가 함께 공감하고 회복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여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이다. 전 연령이 죽음의 문턱 앞에 서 있는 사회, 이것이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자살을 개인의 약함이나 선택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뇌과학은 분명히 말한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고. 고립의 경험 나는 21살, 3년간의 범죄 피해를 입고, 28살인 지금까지도 정신과 약을 먹으며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 시절, 세상은 나를 지켜주지 않았다. 피해 사실을 말하는 순간 더 큰 상처가 돌아왔고, 침묵은 곧 고립이 되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조차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거리를 두었고, 나는 마치 투명 인간처럼 존재가 지워진 채 살아가야 했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이 회복탄력성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사실은 우리 자신의 감정을 보호하는 방패로 사용한다. 가족과 친구, 동료들이 나에게서 조금씩 거리를 두고, 각자의 궤도를 따라 돌기 시작했다. ‘살펴보러’ 오는 발걸음은 점점 뜸해지고, 대화는 피상적으로 변하며, 상호작용은 얇아졌다. 처음 몇 주 동안은 공동체의 관심과 위로가 버팀목이 되었다. 그러나 여섯 달쯤 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듣는 데 지쳐가고, “이제 치유와 희망을 이야기하라”는 요구가 늘어난다. 고통은 그대로인데, 그 고통을 부정하거나 없애려는 주변의 태도는 나를 더욱 고립시킨다. 우리는 자의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회복탄력성이 있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은 트라우마에 휩쓸린 사람들을 주변부로 밀어내는 일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몰려와 돕기도 한다. 하지만 그 도움은 흔히 부적절한 시간에, 무질서한 방식으로, 거의 언제나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 없이 제공된다. 시간이 지나면 주변 사람들은 우리의 비극에서 시선을 거두고, “곧 괜찮아질 거야”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각자의 삶을 이어간다. 고립은 개인의 약함이 아니라, 사회적 무지와 외면이 만들어 낸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33%는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고통을 말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뇌의 변화와 사회의 실패 트라우마는 뇌의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을 바꿔놓는다. 몇 초간의 충격적인 경험도, 수년간의 고립도, 뇌 깊은 곳에 남아 불시에 되살아난다. 원래는 적응과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기억이 시간이 지나도 떠나지 못하고 현재를 위협한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우울 위험군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 사회는 이미 전 연령대가 고립의 위험에 노출된 사회다. 회복의 리듬 나는 주말을 최대한 비워두려 한다. 나에게 회복은 물고기를 기르는 일에서 시작됐다. 물소리를 듣고, 밥을 주고, 어항을 청소하는 작은 반복이 무너진 내 시간을 붙잡아 주었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20분 자연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우울 증상이 30% 줄고, 뇌의 안정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내게는 작은 어항 속 생명 돌봄이 그 자연과 같은 역할을 했다. 리듬은 뇌를 조절하고, 관계는 보상을 제공한다. 우리는 결국 ‘조절–관계–보상’의 순환 속에서 살아간다. 신경 가소성과 새로운 길 희망은 있다. 우리의 뇌는 신경 가소성이라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뇌는 사용 의존적으로 변화한다. 사랑받아 본 적 없는 사람도, 사랑을 경험하면 사랑을 줄 수 있는 신경망이 발달한다. 내가 여전히 회복을 말할 수 있는 것도, 물고기를 돌보며 얻게 된 작은 다정함과 리듬이 내 뇌에 새겨졌기 때문이고, 무엇보다도 사랑을 말하는 사람들이 내 곁에 있어 주었기 때문이다. 감당하기 힘든 순간에도 우리는 45분 내내 고통을 토해내고 싶지는 않다. 대신 인생을 함께하는 애정 어린 사람들, 감수성 있는 이들이 수천 번에 걸쳐 건네는 짧은 치유의 순간들이 뇌를 바꾸고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 이것이 치유의 그물망이다. 많은 사람은 심리치료가 과거로 돌아가 그 사건을 없애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는 지울 수 없다. 개인의 과거도, 대한민국의 과거도. 중요한 것은 그 위에 새로운 경로를 만드는 일이다. 심리치료는 뇌 속에 이미 존재하는 연상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연상을 구축하고 건강한 기본 경로를 만드는 작업이다. 마치 2차선 비포장도로 옆에 4차선 고속도로를 새로 놓는 것과 같다. 예전 도로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더 이상 그 길만 쓰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알아야 치유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 뇌가 변화하는 방식을 본인이 이해할 때 치료 효과는 가장 크다. 뇌는 의미를 만드는 기계이다. 우리가 세계를 선하게 기대한다면 실제로 선행이 이끌려 나오고, 반대로 ‘나는 중요하지 않다’는 믿음은 단절과 무시를 현실로 불러온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트라우마가 어떻게 건강과 행동을 바꾸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내가 이 칼럼을 쓰는 이유다. 알아야만, 효과적으로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전환을 위하여 우리 사회가 많은 돈을 쓰고, 좋은 의도로 정책을 내놓지만, 효과가 없는 이유는 뇌와 트라우마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육·보건·법 집행·청소년 사법·가정법원까지 모든 시스템이 발달과 트라우마 인식을 바탕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고립·중독·자살의 악순환 속에 머물 것이다. 고립과 외로움에도 장례가 필요하다. 사회 전체가 애도하고, 회복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외로움이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을 드러내고, 그것을 애도하는 순간에야 우리는 다음 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인간이라는 종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집단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능력, 그리고 그 접착제 역할을 한 ‘사랑’ 덕분이었다. 결국 우리 사회를 살릴 힘도 다르지 않다.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사회, 안전하게 관계 맺을 수 있는 사회, 새로운 길을 함께 낼 수 있는 사회. 그 길 위에서만 우리는 고립과 자살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다. 안신영= 예비 사회적기업 ㈜큐어링랩 대표 안신영. 사회적 기업가이자 청년 창업가로, 외로움과 고립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범죄 피해와 정신적 투병, 그리고 자살 시도를 겪은 경험은 필자에게 고통을 숨기기보다 사회적 언어로 전환해야 한다는 사명을 남겼다.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에게 “다시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해결책은 폭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비언어적이고 평가하지 않는 반려동식물을 통해 신경생리학적 리듬을 회복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인사혁신처가 故김동욱 특수교사의 순직 심의 진행에 맞춰, 교사들이 순직 인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늘(17일) 인사혁신처는 인천 학산초 故김동욱 특수교사 사망 관련 공무원재해보상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심의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사건 이후 11개월 만이다. 위원회는 공무원의 순직 인정 여부를 심의한다. 이이 맞춰 교사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순직 인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보미 교사노조 위원장은 “고인은 직무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과도한 수업 시수와 열악한 교육 여건을 홀로 감당해야 했다”며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조속한 순직 인정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 교육 당국의 책임 있는 대응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사노조는 특히 순직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번 심의도 사건 발생 11개월 만에 진행되는 등 긴 시간이 걸렸으며, 피해자에게 불리한 입증 문제 등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장기간에 걸친 조사와 순직 절차의 지여은 사건의 입증과 사실 관계 규명 과정에 여전히 큰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교사의 순직 심사 과정 개선과 함께 심의 과정에 교육전문가의 참여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특수교사 포함 모든 교사 업무 표준화 ▲직무 관련 적정 범위와 양의 업무 부여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인천 특수교사 사망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도성훈 교육감 자진사퇴, 부교육감 파면 등의 내용이 담긴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전문가 심리 부검 결과, 고인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공무수행이 제시된 상태이다. 그러나 인천교육청은 공정성을 높이겠다며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에 나섰지만 기각된 후 자체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해 책임 회피와 의도적 지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에듀 | 학생들도 경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그만큼 어려워하기도 한다. 뉴스엔 매일 금리, 주가, 채권, 환율 등 경제 용어가 넘쳐나지만 어떤 뜻인지 모르면 이해할 수가 없다. 이에 <더에듀>는 '오늘부터 머니챌린지'·'최소한의 행동경제학'을 집필한 김나영 서울 양정중 교사와 함께 삶에서 꼭 필요한 경제 용어를 쉽게 풀어봄으로써 학생들이 경제 뉴스를 더욱 흥미를 갖고 이해할 수 있도록 ‘Money, Edu Talk’를 시작한다. Q. 미국 FOMC에서 금리 인하를 기대한다는 뉴스가 많던데요. 'FOMC'가 뭔가요? FOMC를 알려면 먼저, ‘통화 정책’이란 개념을 알아야 해요. ‘통화’라는 건, 유통되는 화폐란 뜻으로,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을 말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소비를 많이 하고, 기업들이 새로운 설비 투자를 많이 하는 등 돈을 많이 쓰면 돌아다니는 돈이 많아집니다. 소비와 투자가 많다는 건 경제 상황이 좋단 의미인데요, 이게 지나치면 또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경기가 과열되었다’란 얘기 들어왔을 거예요. 지나치게 경기가 과열되면, 물가가 올라가는 문제가 있거든요. 기업들은 뭔가 새로운 사업을 벌이며 투자할 땐 돈을 빌려서 하거나, 주식을 발행해서 해요.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무언가를 많이 사들이다 보면 돈은 많이 돌고, 물가가 오르기 마련입니다. 돈이 많이 돌아다닌단 얘기는 돈이 물건에 비해 흔해진다는 거고, 그러면 물건과 돈을 바꿀 때 돈을 많이 줘야 된다는 거잖아요. 그럼 물건 가격이 비싸지는 거죠. 평균적인 물건 가격이 비싸지는 걸 ‘물가’가 오른다고 하는데, 물가가 지속해서 지나치게 올라가는 건 막고 싶습니다. 이럴 땐, 금리가 올라가면 좀 조절이 될 수 있어요. ‘금리’는 원금에 대해 얼마의 이자를 주는지 그 비율인 ‘이자율’인데요, 기준이 되는 이자율을 기준금리라고 해요. 나라마다 어떤 걸 기준금리로 사용하는지는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만기가 매우 짧게 빌리는 데 적용되는 금리를 사용해요. 기준금리는 각국의 중앙은행에서 정하고, 기준금리에 따라서 다른 금리들이 따라가는 경향을 보입니다. 앞서 물가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게 우려될 때,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조절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그럼 ‘기준금리 인상이 어떻게 물가를 잡을 수 있는지 볼까요?’ 기업 입장에서 돈을 빌릴 때 내야 하는 이자율이 높아진다면, 돈을 빌리는 비용이 높아지는 셈이니 덜 빌리게 될 거고, 가계 입장에선 예금 이자율이 높아지면 소비보단 예금을 더 하게 될 테니까요. 반대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기준금리를 낮춰서 경기를 살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은 한국은행이고,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곳은 연방준비제도(Fed)예요. 중앙은행 내에 기준금리를 정하는 조직이 있는데, 한국은행 안엔 금융통화위원회가 있고 연방준비제도 내에는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있습니다. FOMC는 한 마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안에 있는 중요한 회의조직’이라고 보면 돼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를 올릴지 내릴지 결정하고, FOMC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올릴지 내릴지 결정하는 겁니다. Q. 매파적 결정? 비둘기파적 결정? 기준금리를 올릴 때, ‘매파(Hawk)적 결정’이라는 표현을 쓰고, 기준금리를 내릴 땐 ‘비둘기파(Dove)적 결정’이란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준금리랑 매, 비둘기 동물이란 무슨 관련이 있는 건가 싶죠?’ 매는 사나운 새란 느낌이 있잖아요? 금리를 인상하면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는 거니까, 뭔가 사납고 무서운 느낌이 들어서 이렇게 부른다고 이해하면 돼요. 경기가 너무 뜨겁게 달아오르니, 이를 진정시키고자 돌아다니는 돈을 줄여야겠다는 결정인 거죠.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온순한 새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그래서 비둘기파적 결정이란 건 경제가 침체되거나 실업자가 많을 때,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춰주는 걸 얘기하는 거예요. 뭔가 경기를 살려주는 느낌이니 부드럽다는 의미로요. ‘매와 비둘기. 동물에게 고정관념을 가지는 건 안 좋지만, 그렇게 부른다는 건 알아 두세요!’ FOMC는 정기적으로 약 6주마다 연 8회 개최되는데, 필요하면 수시 개최되기도 하기도 해요. FOMC 최종 개최일 당일에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기준금리 결정을 얘기해요. 미국의 기준금리는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두고 봅니다. 한국 시간으로 내일(18일) 새벽, FOMC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지켜보세요! - FOMC = 미국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의 경제 정책 회의 - 매파(Hawk) =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자! - 비둘기파(Dove) = 경기를 살리려고 금리를 낮추자! 김나영 서울 양정중 사회교사 =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사회과교육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경제교육 석사, 행동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KEDI), 서울시교육청 등 여러 기관의 경제금융교육 자료개발 및 교육과정 관련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실험과 게임을 통해 경제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체득하는 ‘실험경제반’과 생활 속 법과 경제를 체험하고 연구하는 ‘법과 경제연구’ 동아리를 운영 중이다. 창의적인 수업방식과 성과를 인정받아 2024년 금융의 날 대통령표창, 2024년 및 2019년 대한민국경제교육 대상 ‘경제교육단체협의회 회장상’ 등 다수의 경제금융교육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 『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 『열두살 실험경제반 아이들(공저)』, 『경제수학, 위기의 편의점을 살려라!』, 『법 쫌 아는 10대(공저)』, 『최소한의 행동경제학』, 『오늘부터 머니챌린지』가 있으며 모두 베스트셀러이다.
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인공지능(AI)이 모든 지적 노동을 효율적으로 대체하는 시대, 우리 교육은 여전히 20세기 산업혁명 시대의 유산을 붙들고 있습니다. 정해진 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고, 표준화된 지식을 암기하여 효율적인 부품이 되는 교육 말입니다. 그러나 AI가 그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지금, 이 시스템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AI와의 ‘경쟁’이 아닌, AI를 ‘도구’로 활용하여 인간성을 극대화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재육성’을 넘어선 ‘인간양성’의 목표입니다. 낡은 시험 제도를 해체하라: 포트폴리오와 서술형 평가의 도입 ‘인간 양성’ 교육의 첫걸음은 평가 제도의 혁신에서 시작됩니다. 현재의 지필고사와 정량적 평가는 암기력과 순발력만을 측정할 뿐, 학생의 깊이 있는 사고와 성장 과정을 담아내지 못합니다. 우리는 다음의 구체적인 방안을 시급히 도입해야 합니다. ▲ 포트폴리오 평가제 전면 도입: 학생이 한 학기 동안의 학습 과정과 성과를 담은 작품집(포트폴리오)을 통해 평가받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글쓰기, 발표 영상, 프로젝트 결과물, 자기 성찰 노트 등을 포함해 학생의 주도성과 창의성, 협업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이는 교사에게도 학생 개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맞춤형 지도를 제공하는 기회가 됩니다. ▲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비중 확대: 정해진 답이 없는 질문에 대한 학생의 논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 과정을 평가해야 합니다. 교과 간 융합형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이 자신의 관점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훈련을 통해 AI 시대에 필수적인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줘야 합니다. ‘가르치는 교사’에서 ‘조력자 교사’로: 프로젝트 학습의 일상화 AI 시대의 교사는 더 이상 지식을 주입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학생들의 학습을 설계하고 촉진하는 ‘학습 디자이너’이자 ‘조력자’로 역할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의 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의무화: 학생 스스로 현실 세계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을 교과 과정의 핵심으로 삼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직접 동네의 교통 문제를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거나, 기후 변화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캠페인을 기획하는 수업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이는 학생들의 자기주도성, 협동심,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동시에 향상시킵니다. ▲ 교사 연수 시스템 혁신: 교사들이 PBL과 같은 새로운 교수법을 익히고, 학생들의 정서적, 사회적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강화하는 연수를 의무화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AI를 활용한 ‘맞춤형 인간’ 육성 AI를 무조건 배척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AI를 강력한 도구로 활용하여 인간성 교육을 고도화해야 합니다. ▲ AI 튜터 시스템 도입: AI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여 취약점을 진단하고,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인 교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이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과 더 깊이 있는 소통과 토론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윤리 및 AI 활용 교육 강화: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방법을 넘어, AI가 만들어내는 정보의 편향성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AI 시대에 필요한 윤리적 판단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교과 과정에 포함해야 합니다. ‘인간 양성’ 교육은 단순히 성적 향상을 위한 기술적 변화가 아닙니다. 이는 AI 시대에 인간이 어떤 존재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는 우리의 시대적 사명입니다. 더 이상 ‘빠른 길’만 가르치지 말고, ‘깊은 길’을 함께 걸어가도록 안내해야 할 때입니다. 김영배= 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 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가치 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교사를 밀쳐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힌 중학생에게 ‘출석정지’ 처분이 나온 가운데, 피해 교사에 대한 회복도, 가해 학생의 반성도 이끌 수 없다는 평가와 함께 납득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지난 8월 경남 창원의 한 중학교 3학년 학생 A군은 50대 교사를 밀쳐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혔다. 당시 A군은 점심시간에 1학년 교실에 들어가 난동을 부렸으며, 이를 목격한 해당 반 담임이 제지 등 생활지도에 나서자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창원교육지원청은 지난 10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 A군에게 출석정지 10일과 심리치료 10시간 이수 등의 처분을 결정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남교사노조는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교사 폭행이라는 것에 비해 조치 수위가 낮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겐 ▲1호 학교 봉사 ▲2호 사회봉사 ▲3호 특별교육 이수·심리치료 ▲4호 출석 정지 ▲5호 학급 교체 ▲6호 전학 ▲7호 퇴학 등의 처분이 내려진다. 이충수 경남교사노조 위원장은 “출석정지는 처벌이 아닌 회피 조치에 불과하다”며 “피해교사의 안전과 교권 회복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며 가해학생에게도 책임을 깨닫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출석정지는 미봉책으로 규정하고 형사고발과 같은 실질적 제재를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형사고발이 아닌 출석정지는 교권보호의 최후 보루가 무너지고 있음을 상징한다”며 “다른 학생에게 교사를 폭행해도 잠시 출석정지만 받으면 된다는 왜곡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대 교권 침해 사안의 전국 단위 교권보호위원회 공개 심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며 “교사 폭행 관련 명확한 기준과 원칙 제시해 교육청의 임의적이고 소극적인 대응 관행을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