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전영진 기자 | 오는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앞두고 상담교사들이 1학교 1정규상담교사를 배치로 위클래스 상담의 안정적 운영 도모를 촉구하고 나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자살 사망자는 1만 3978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은 27.3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38.3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수치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청소년 자살률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년 간 89.2% 증가해 인구 10만명 당 10.8명에 이르렀다. 이는 OECD 15~19세 평균인 약 7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9~24세 자살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5~2025.6까지 교원 자살자 역시 185명으로 2023년 25명, 2024년 28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교육기관 종사자의 우울증 진료는 2018년 8만 9344건에서 2024년 19만 6661건으로 늘었다. 불안장애 진료 역시 같은 기간 7만 981명에서 12만 4660건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을 맞아, 상당교사들은 학교 현장 심리적 지원 인프라의 심각한 부족 문제를 제기했다. 전국전문상담교사노동조합(전문상담교사노조)은 “상담교사 배치율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순회교사를 포함해야 48%라는 숫자가 나오며 그중 정규직 교사 수는 더 적다”며 “상담은 신뢰와 지속성이 핵심임에도 상담교사 한 명이 수백 명의 학생을 떠안거나 아예 상담교사가 없는 학교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규직 전문상담교사 확충은 단순 인력 충원이 아니라 학생들의 생명을 지키는 필수 조건”이라며 “이제는 약속을 지킬 때”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말하는 약속은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을 말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대 대통령선거에서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 1인 이상 의무화’를 공약집에 담았다. 학생의 안전과 생명을 위한 국가적 책무임을 인정한 것. 지난해 경기교육청이 도민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2% Wee프로젝트가 위기 학생의 심리적 위기 대응에 효과적이라고도 응답하며, 학부모들은 긍정적 기대와 함께 모든 학생으로 지원대상의 확대도 요구했다. 전문상담교사노조는 “지금의 상담여건으로는 위클래스가 제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며 ▲1학교 1전문상담교사 배치 ▲학생 수 비례 법정 정원 기준 마련 ▲정규직 상담교사 확충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학생과 자살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상담실 문을 열면 언제든 정규직 전문상담교사가 맞이할 수 있는 학교와 그 경험이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평생의 정신건강 자산으로 이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 “저는 그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수업 중 휴대폰을 하던 학생에게 주의를 주자, 되려 묻는다. 눈에는 당당함이 서려 있고, 주위를 둘러봐도 친구들 역시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 표정이다. 단지 그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사의 권위는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고, 훈육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제 ‘훈육’이라는 말 자체가 낯설고 거북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지금 우리는 ‘훈육’이 사라진 첫 세대를 키우고 있다. 경계를 몰라도, 책임지지 않아도, 누구도 그 아이를 ‘꾸짖지 않는다.’ 그 결과, 아이들은 어른의 지시를 ‘강요’로, 규칙을 ‘선택’으로, 책임을 ‘남 탓’으로 받아들인다. 가르쳐야 할 태도는 사라지고, 배려와 책임의 언어는 교육에서 뒷전으로 밀렸다. 대신 감정을 우선하고, 자존감만을 강조한 교육은 아이들에게 불편한 진실과 마주할 면역력을 주지 못했다. 감정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감정이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 기분이 나쁘다고 모든 지적이 ‘폭력’이 되는 순간, 사회는 누구도 훈육할 수 없는 곳이 된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자기 잘못을 지적당하면 ‘내 인격이 무시당했다’고 느끼고, 다툼이 생기면 ‘상대가 내 감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관계를 끊는다. 갈등을 조율하지 못한 채, 피하거나 외면하는 문화. 그것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단절로 이어진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자유’를 말한다. 그러나 자유는 책임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은 무엇이든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완성된다. 그 부분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자유는 결국 타인을 불편하게 만드는 도구가 될 뿐이다. 훈육은 억압이 아니다. ‘훈육’은 아이에게 경계의 언어를 가르치는 일이며, 관계 속에서 책임을 인식하게 하는 과정이다. 무례를 지적해 주는 어른이 사라진 사회에서, 아이는 정중함을 배울 수 없고 실패를 조율해 주는 교사가 없는 교실에서는 성장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음 세대를 걱정한다면, 지금 우리는 훈육을 다시 이야기해야 한다. ‘지식보다 먼저’, ‘인성보다 깊게’, 태도와 책임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의 틀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꾸짖는 어른’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다. 아이들이 자기 말에 힘을 가질 수 있으려면, 그 말을 책임질 줄 아는 훈련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자유는 본능이지만, 책임은 배워야 한다. 훈육은 그 시작이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내년부터 ‘육아기 10시 출근제’가 시행된다. 정부가 내년부터 유아·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임금 삭감 없이 하루 1시간 근로 시간을 단축하는 ‘육아기 10시 출근제’를 도입한다. 육아기 10시 출근제는 광주시가 지난 2022년 전국 최초로 실시한 ‘초등학부모 10시 출근제’를 확대한 것이다. 광주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 학부모 근로자를 대상으로 임금 삭감 없이 하루 1시간 근로 시간을 줄여 자녀 돌봄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미 국정기획위원회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의 협의를 마쳤으며, 정부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다. 적용 대상은 유아·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이며 지원 기간은 1년이다.
더에듀 | 공교육은 입시와 경쟁, 시험, 서열 등으로 아이들의 생각과 삶을 단단하게 고정해 놓고, 삶 자체를 좋은 성적,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이라는 정해진 트랙 위에서 움직이게끔 한다. 이 트랙을 성실하게 달리는 사람에겐 모범 학생이라는 훈장을 준다. 그런데, 울산 최초의 공립 대안중학교인 울산고운중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순응적이고 수동적인 삶을 넘어 저항적이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철학 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과 삶에 대한 사색의 의미를 알려준다. 이에 <더에듀>는 아이들이 자유롭고 비판적인 사유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꾸려가는 데 도움을 주는 박상욱 철학교사의 수업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는 “교육이 경쟁과 입시로부터 자유로울 때 아이들의 철학적 사유는 더욱 풍요로워지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더욱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만큼 사랑과 이성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는 시기가 또 있을까?’ 사랑은 수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들의 핵심적인 주제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평생을 두고 탐구해 나가는 문제이기도 하다. 몇 년 전에 나는 어린이 철학을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들과 사랑이라는 주제로 토론했던 기억이 있다. 명확하지 않지만, 대략 아래와 같은 대화가 오고 갔다. 나: 사랑과 우정은 어떻게 구분되는 것일까요? 희정: 사랑은 남녀 간의 좋아하는 감정이고, 우정은 친구 간의 감정이죠. 문수: 친구 간에는 사랑해서는 안 되나요? 희정: 그럼 더 이상 친구라고 할 수 없겠지요. 나: 관계가 감정을 규정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감정이 관계를 규정하는 것일까요? 지영: 음.... 감정이죠. 문수: 그럼 사랑이라는 감정과 우정이라는 감정의 본질적인 차이를 살펴봐야겠네요. 위 토론의 결론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우정’이라는 감정과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적인 차이에 관한 토론은 끝없이 이어졌다. 일생에서 수많은 사랑을 경험해 봤던 어른들에게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오늘 철학 수업에서 아이들과 함께 읽은 ‘철학 소설 마크(Mark)’(국제어린이발전연구소(IAPC)에서 개발한 어린이 철학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에서는 이성 교제에 대한 장면이 나왔다. 이성 친구와 함께 데이트하면서 생각이나 감정이 맞지 않아 고민하는 대화에서 아이들의 시선이 멈추었다. 나는 소설의 일부를 아이들과 함께 읽은 후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하게 했다.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제안했다. 준이: 서로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의 기준이 무엇일까? 주윤: 배우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민규: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름: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을까? 지성: 사랑하는 사람의 사생활까지 간섭해도 될까? 나는 아이들의 질문들을 듣는 순간, 내심 준이의 질문에 마음이 끌렸다. ‘마음’이라는 주제 자체가 철학적으로 고민해 볼 쟁점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준이의 질문을 보는 순간 ‘마음이라는 것이 뭘까?(개념적 질문)’/ ‘서로 마음이 맞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해석학적 질문)’/ ‘서로의 마음을 맞는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인식론적 질문)’ 이와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아이들과의 토론을 어떻게 이끌어가면 좋을까? 하는 고민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늘 그랬듯 철학적 토론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아이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선택했다. 이 질문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많은 연인이 서로에게 대한 불만 때문에 헤어진다는 것이다. 그 불만의 대부분은 자신이 싫어하는 상대방의 행동이나 습관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민규는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습관이나 행동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 질문을 만든 민규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 의미와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질문은 우리가 이성 교제할 때 가장 크게 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에서 어디까지 변화를 요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사랑과 관심, 폭력 사이의 미묘한 경계선을 넘나든다. 나: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원하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민규: 그렇죠. 대부분은 콩깍지 때문에 사랑을 시작하거든요. 나: 콩깍지? 지성: 단점이 보이지 않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좋게 보이는 착각 같은 거죠. 아름: 콩깍지 때문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사람도 사랑을 하게 돼요. 그래서 나중에는 싸우는 거에요. 민성: 보통 콩깍지가 900일 정도 간다고 하던데요. 나: 사랑과 콩깍지는 다른 거야? 민규: 콩깍지도 사랑이죠. 원래 사랑이라는 게 그런 거예요. 유진: 하지만 콩깍지가 사라져도 사랑은 계속돼요. 우리 부모님도 그래요. 민규의 말에 교실의 아이들은 크게 웃었다. 민규는 ‘사랑’이라는 것이 원래 논리나 사고가 작동되지 않는 감정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콩깍지가 사라지고 나면 상대방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러한 감정의 미묘한 변화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지 않았던가? 하지만 유진이는 콩깍지가 사라져도 사랑은 없어지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 말에 대해 지성이도 동의했다. 만약 사랑이 900일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면 사랑한다는 것이 너무 허무할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럼 사랑하면 상대방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꿀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아이들은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민성: 솔직히 습관이나 기질은 쉽게 바꿀 수 없을 것 같아요. 주연: 좋아하는 영화, 음악, 스포츠 취향 같은 것은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요. 유진: 그 정도는 가능하지. 하지만 성격 같은 것은 바꿀 수 없지 않을까? 민성: 맞아. 주연: 그럼 넌 여자친구가 게임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 거야? 민성: 음...그건 힘들 것 같은데, 모르겠다. 주연: 그럴 줄 알았어!! 민규: 근데 자기 취향에 맞게 상대방을 맞추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 아니야? 주연: 폭력적이긴 해요. 아름: 사귀는 사이라면 어느 정도는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죠. 그걸 폭력이라고 하면 연애하면 안 되는 거 아냐? 준이: 어디까지가 배려이고, 어디부터가 폭력인 거야? 이후 이어지는 아이들의 대화는 사랑, 배려, 폭력, 변화할 수 있는 것과 변화할 수 없는 것이라는 주제들이 오고 갔다. 대화의 중심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에게 어디까지 자신의 취향이나 생각을 요구할 수 있는가?’였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원하는 대로 꼭 맞춰주어야만 하는가? 이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인지 폭력인지에 대해서는 쉽지 않은 논쟁이 이어졌다.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을 소유적 사랑과 존재적 사랑으로 나눈 바 있다. ‘소유적 사랑’은 사랑하는 상대방을 나의 통제 하에 두고 싶어 한다. 집착과 질투가 그 특징이다. 반면 ‘존재적 사랑’은 상대방의 존재 그 자체를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려는 마음을 강조한다. 오늘 아이들의 토론 속에서는 ‘에리히 프롬의 사유’가 깊이 녹아져 있었다. 민성: 사랑하는 사이라면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 줘야 하는 거 아니야? 아름: 그것도 맞는 말인 것 같은데... 유진: 맨날 게임만 하고, 약속 시간에 늦는 것도 무조건 이해해 줘야 한다는 거야? 주연: 그건 아니지. 그건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거야. 나: 그럼 배려와 폭력의 그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까? 아름: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잖아요. 두 사람이 잘 이야기해서 합의를 봐야죠. 민규: 그게 잘 안 되니깐... 맨날 싸우지. ‘이혼숙려캠프’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 그렇던데. 유진: 그래서 우리 반도 맨날 싸우는 거야? 유진이의 말에 아이들은 함께 크게 웃었다. 이후 아이들은 조용히 철학 노트를 펼치고 글을 썼다. 다음은 민규가 쓴 글의 일부이다. “사랑하는 것과 콩깍지는 다르다. 어찌 같겠는가? 사랑은 훨씬 오래도록 변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만약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바뀌지 않을까?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변할 것 같다. 왜냐하면...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바라는 모습대로 되고 싶을 거니깐...” (*본 원고에서 나오는 이름은 가명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박상욱 = 17년간 중학교에서 도덕을 가르치다가 2년 전부터 공립 대안중학교인 울산고운중학교에서 철학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부산교육대학교, 부산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에서 강의를 했으며, 한국철학적탐구공동체연구회 연수국장, 서울교육대학교 어린이철학교육센터 학술이사, 한국어린이철학교육학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바이러스 철학을 만나다』가 있고 공저로는 『문해력과 사고력을 길러주는 교실 속 철학 토론』, 『도덕적 시민의 눈으로 세상 읽기』, 『생각하는 교실, 철학하는 아이들』이 있다. 공역으로 『아이들과 철학하는 삶』, 『더 나은 사고를 위한 교육』이 있다. 최근에는 어린이 존재가 가진 철학적 가능성과 그 의미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더에듀 |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창의력, 문제해결력, 협업능력, 자기주도성 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더해 지속가능발전은 전세계 국가의 과업이 되고 있다. 즉 기술과 가치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담겨 있다. 이를 담기 위해 초중등 교육계에서는 창업교육이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더에듀>는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서 창업교육을 통해 미래 인재를 기르고 있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창업이라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의대 진학에 몰두하는 대한민국의 왜곡된 진로교육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저는 평소 진로 교육에 관심이 많아 학생들에게 직업 체험이나 진로 탐험 기회를 자주 제공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만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충분히 실효성 있는 진로 교육이 되기 어렵다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동료 교사들과 함께 ‘창업 교육’을 연구하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고 도전해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초등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대치초 세 분의 선생님과 함께 창업 교육연구회를 꾸려 4~6학년 학생들과 창업 교육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교육을 한다고 하면 흔히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창업을 어떻게 하나요?” 저 역시 처음에는 같은 의문을 품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의 창업 교육은 실제 창업보다는 창업가정신을 기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통 ‘창업’이라고 하면 돈, 사업, 회사 설립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학생들에게도 수업 전 물어보니 창업은 ‘사장님 되는 것’ 정도로 알고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창업을 하려면 먼저 창업가정신이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창업가정신이란 무엇일까요?’ 교육부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은 이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태도나 행동 양식.’ 흔히 “아이에게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창업가정신’은 바로 미래를 살아가는 힘, 즉 고기 잡는 법과 같은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꼭 창업자가 아니더라도 학생, 교사, 직장인 모두에게 필요한 역량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갈등 상황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거나, 동아리 활동을 기획하며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는 것 역시 창업가정신의 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창업가정신은 더 중요한 힘이 됩니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의 길을 열어가는 능력이야말로 학생들의 미래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창업가정신의 12가지 역량 교육부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은 창업가정신을 구체적으로 기르기 위해 12가지 핵심 역량을 제시합니다. 이는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가치 창출 역량군 – 혁신성, 사회적 가치 지향, 변화 민첩성 ◆ 도전 역량군 – 성취지향성, 위험 감수, 회복탄력성 ◆ 자기주도 역량군 – 자율성, 자기관리, 끈기 ◆ 집단창의 역량군 – 공동의사결정, 자원 연계, 협력성 예를 들어, 우리 반 한 학생은 ‘교실에 쓰레기통 대신 분리배출함을 두면 더 깨끗해질 것 같아요’라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이는 문제 발견과 혁신적 사고가 결합된 사례입니다. 또 다른 학생은 친구들과 역할을 나누어 ‘나는 스티커 만들기, 너는 안내문 적기’ 식으로 함께 준비했는데, 이는 협업과 실행력이 드러난 장면이었습니다. 또 어떤 학생은 반 친구들을 위해 새로운 놀이 규칙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시험해 보며 즐거워졌고, 이는 도전 정신과 회복탄력성이 함께 발휘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12가지 역량은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나타납니다. yeep.go.kr 창업가정신 역량진단 활용하기 ‘그렇다면 학생들이 자신의 강점과 보완할 부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바로 창업가정신 역량진단 사이트인 yeep.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1. 사이트 접속 후 상단 메뉴에서 창업가정신 역량진단 선택 2. 간단한 회원 가입 후 ‘핵심역량 진단 시작’ 클릭 3. 네 가지 역량군에 걸친 문항 응답 4. 결과 보고서에서 12가지 역량별 점수, 영역별 점수, 추천 활동 및 해석 확인 저희 수업에서는 진단 후 학생들이 결과지를 서로 공유했습니다. “나는 협력성이 높게 나왔네!”, “난 위험 감수 역량이 낮아서 좀 더 도전해봐야겠다”는 대화가 오가며, 단순한 결과 확인을 넘어 서로의 강점을 발견하고 응원하는 시간이 되어 매우 의미있었다. 마무리하며 ‘창업가정신’은 단순히 ‘사업을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미래를 살아가는 힘, 지혜’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작은 경험을 통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힘을 길러간다면, 학생들은 훗날 사회에서도 도전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다양한 수업 사례를 나누며 학생들이 창업가정신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돕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창업가정신 역량진단 사이트(yeep.go.kr)에서 직접 역량진단을 해 보시길 권합니다. 아마 기대 이상의 흥미로운 자기 발견을 경험하시게 될 것입니다. 박정미= 22년 차 현직 교사로, 대치초등학교에서 학교 교육과정 총괄 기획을 맡고 있으며 현재 4학년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진로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직업 체험 중심의 진로교육을 실천해 왔습니다. 2025년에는 본교 세 분의 교사와 함께 진로교육 연구회를 운영하며, 4학년 학생들이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창업교육 프로그램인 ‘창창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에듀 | 만약 당신의 아이가 학교에서 갑자기 쓰러졌을 때, 생명을 지켜줄 보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면 어떨까.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학교의 유일한 의료전문가인 보건교사가 교실수업에 나가며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보건실이 비어가고 있다. 법의 왜곡된 해석과 행정 편의주의가 만든 ‘안전 공백’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다. <더에듀>는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의 이야기를 통해 닫힌 보건실 문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고, 무너진 학교 안전 시스템의 근본 원인을 살펴본다. 더 이상 2023년 대전에서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지 해답을 찾아간다. 우리 아이는 오늘, 학교에서 정말 안전할까. 학생들은 학교에서 건강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보건실에서 보건교사가 보살펴 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보건실에서는 학생의 상태를 판단해 보건실 내 간호, 병원 이송 또는 119 이송 등을 결정합니다. 특히 환자를 최초로 발견한 교직원이 상황을 보고한 순간부터 병원이나 119로 안전하게 인계되기 전까지, 건강 상태가 악화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은 보건교사의 핵심 역할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보건교사의 최우선 직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불가능’을 강요받는 보건교사 보건교사가 보건실에 있는 일과 학생에게 수업하는 일, 둘 다 이상할 점이 없어 보입니다. 문제는 한 학교에 한 명인 보건교사가 두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도록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이 상황은 학교 현장에서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이 1300명이 넘는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는 이 현실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 90% 이상이 보건실 업무로 수업에 지각한 경험 - 80% 이상은 수업 중 응급상황으로, 보건실로 달려간 경험 - 4명 중 1명은 수업 절반 이상에서 이런 상황을 겪음 - 96%는 ‘보건수업과 보건실 운영을 동시에 병행하기 어렵다’고 응답 보건교사는 언제든 수업을 버리고 보건실로 달려가야 한다는 불안 속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고충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의 한계를 드러내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왜곡된 교육청 정책의 결과 각 시도교육청은 보건교사에게 수업을 강조하는 공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보건교사의 수업 연수는 꾸준히 열리고, 보건수업 차시 조사는 반복됩니다. 보건교육은 범교과 교육으로 기존 교과목에 녹아들어 교육되어야 함에도, 보건교사들이 수업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할 것처럼 느껴집니다. 정작 학생의 건강을 폭넓게 관리하고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전문적인 연수 기회는 부족합니다. 보건교사들은 보건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시대 변화에 따라 더 전문적이고 섬세한 간호를 요구받으면서도, 정작 간호지식과 술기는 예전에 배우고 익힌 방식과 나만의 경험에 의존하게 됩니다. 표준화된 보건실 간호 방법이나 의료지식의 교류는 활발하지 않아 오히려 자신의 판단에 대한 확신이 흔들릴 때도 있습니다. 반대로 수업은 지원과 자료가 풍부하고, 성과를 가시화하기도 쉬우며 동료 교사들과 협업도 가능해 보건교사 자신도 수업 연수에 치중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자리로 회복해야 한다 보건교사는 교과 교사가 아닙니다. ‘학교보건법 제15조’는 보건교사가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응급처치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학생들의 건강을 관리하도록 규정합니다. 그럼에도 건강과 관련된 모든 교육을 수업의 형태로 전담시키는 것은 법 취지와 맞지 않으며, 오히려 건강관리 총괄자로서의 기능을 약화합니다. 이는 단순히 ‘수업을 맡지 않겠다’라는 소극적인 차원이 아닙니다. 보건교사가 보건실에 상주함으로써 학교 전체 교육과정의 안전을 지키려는 적극적인 역할입니다. 목숨이 오가는 응급상황이 매일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건강 고민을 상담하는 것부터, 크고 작은 건강 문제에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에게는 큰 안심이 됩니다. 또한, 보건교사가 본연의 직무를 다할 때 교과 교사들이 흔들림 없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고, 학부모들은 안심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습니다. 보건교사는 개별 교과 수업을 대신하는 인력이 아니라, 학교 전체 교육 활동을 떠받치는 필수 기반입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의 본질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이러한 왜곡된 인력 운용을 방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학생 안전에 직접적인 공백을 초래하는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의 사례입니다. 안전은 ‘아무 일이 없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는 순간 무너집니다. 이에 더해 ‘보건교사의 희생과 헌신’으로 문제를 덮어두려는 태도가 보건교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법의 취지에 맞게 돌아가야 합니다. ‘학교보건법 제9조의2’에 따라, 응급상황을 가장 먼저 발견한 교직원이 초기 대응을 신속히 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보건교사는 응급상황 대응의 전 과정이 안전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조율하는 지휘자이며, 컨트롤타워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사실 보건교사 스스로 ‘응급상황의 총괄자’임을 내세우는 것은 그 책임감이 막중하여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건강 문제의 골든타임에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합니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학교는 학교보건법이 제정된 본질을 회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으로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이사장이 임명되면서 진보 성향의 교육시민단체들이 철회를 요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 등의 발표에 이어 기자회견도 예고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교육비서관으로 내정된 이현 이사장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후 사회탐구 영역 강사로 활동하다 사교육업체인 스카이에듀를 설립·운영했다. 2015년부터는 우리교육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능 정시 확대 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공립교사 출신이지만, 사교육업계에서 주요 경력을 쌓아왔을 뿐만 아니라 정시를 공정한 입시체제로 본다는 점에서 진보 성향 단체들과는 결을 달리한다. 이 때문에 그의 내정 소식이 나오자 진보 성향 교육·시민단체들이 8일 일제히 철회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우선 좋은교사운동(좋은교사)은 “교육은 현재 경쟁 중심의 입시 체제, 암기식·주입식 수업 관행, 고교와 대학의 서열화, 과도한 사교육 의존과 결별하고 창의·융합 교육, 미래 역량 중심 교육, 공교육 회복과 강화라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나아가려 한다”면서 교육정책 주요 책임자는 미래 교육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현은 한때 대형 입시학원의 대표이자 주요 주주였고 2014년 해당 업체를 대형 사기업 업체에 매각하며 부를 축적했다”며 “여러 정권에서 5지 선다형 상대평가를 극복하고 이를 상징하는 수능체제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쳐 왔을 때 ‘수능 위주 전형 확대, 상대평가 유지’라는 의제를 강력히 주장하고 관철시켜 온 핵심 인물”이라며 지적했다. 이어 “교사들의 학생부종합전형 지지 이유를 ‘학생에 대한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발언하며 교육 현장과 교사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며 “이번 인사가 균형으로 포장되었지만 단순한 견해 차이와 근본적인 교육철학의 대립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 확대에 기여했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교육의 장기적 발전과 공교육 강화를 위해서는 특별히 의미 있는 기여를 한 바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러한 인물을 중요한 정책 책임자로 임명하는 것은 교육계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국가 교육의 미래에 심각한 부담을 안길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역시 “이현 이사장은 2018년 대입공론화 당시 △수능 위주 정시 전형 확대 △수능 상대평가 고수를 강력히 주장한 대표적 인물”이라며 “그의 모든 주장이 사교육 업계의 이해관계와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현 내정자가 주장했던 2018년의 정시 수능 위주 확대 정책이 ▲고교 교육과정 운영 파행 ▲수도권과 지역 간 교육불평등 ▲초등의대반으로 대변되는 과도한 사교육 시장의 성행 ▲지난 7년 간(2018~2024년) 무려 62.8%에 달하는 사교육비 폭증 ▲N수생과 선행 재수 양산 ▲4세‧7세고시 등 영유아 사교육 확산을 가져왔다고 봤다. 사걱세는 “사교육 업계 이해관계 대변 인물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국민에게 공교육 포기 신호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경쟁교육 구조와 사교육비 폭증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하지 못하면 청소년의 죽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도 이현 내정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하며 “교육정책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결과 중심의 대입보다, 과정 중심의 공교육 회복과 격차 해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시제도 논의보다 학생맞춤형통합지원법의 체계적 실행과 현장 정착, 초기 격차에 대한 통합적 개입과 공적 지원을 위한 실직적 투자 강화에 집중하고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의봄,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사모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6개 단체는 오는 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사교육 대표 출신 이현 교육비서관 내정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를 예고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동참할 단체들을 모집하고 있어, 최종 동참 단체들은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국민의힘 소속 시도의회 교육위원장들이 최교진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및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상혁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등 전국 10개 시도의회 교육위원장들은 8일 성명을 내고 최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들은 ▲혈중알코올농도 0.187% 만취 음주운전 전력 ▲천안함 폭침 음모론적 발언 ▲북한 방문 및 이념 편향 논란 ▲부적절 언행 등을 문제 삼았다. 특히 “이념 편향적 시각을 드러낸 인물은 교육부 장관직에 적합하지 않다”며 “교육부장관은 상식을 거스르지 않고 정치적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올바른 철학과 신념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수사를 검찰의 칼춤이라 표현한 사례, 교사 시절 학생 체벌 경험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사실 등은 교육 수장으로의 품격과 자질 부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조속히 최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새 후보자를 지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동 성명에는 ▲박상혁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이금선 대전시의회 교육위원장 ▲강무길 부산시의회 교육위원장 ▲안대룡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이영욱 강원도의회 교육위원장 ▲이찬호 경남도의회 교육위원장 ▲이용창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 ▲박채아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장 등 10명이 참여했다. 한편 최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지난 2일 진행됐으며, 국민의힘 소속 교육위원들은 청문회 후 그의 인선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했다. 결국 인사청문회 결과보고서는 채택되지 못했으며, 현재 대통령실의 임명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더에듀 | 고등학교 3학년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시기는 사실상 교육의 사각지대이다. 대학 입시가 끝난 뒤 학생들은 여전히 교실에 남지만, 학습과 목표는 증발되고 무기력하게 학기를 마무리한다. 이른바 ‘학습 공백기’로 10년 이상 지속돼 온 고질적 문제이다. 고등학교 교사들조차 수능 성적 통보와 수시 합격자 발표가 끝난 12월 중순 이후에는 “사실상 학생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이 시기는 졸업 예정자들에게 운전면허시험, 어학 시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워드프로세서, IT 자격증 등 기본적인 사회진출 역량을 준비할 절호의 기회이자, ‘골든 타임’이다. 지금까지 교육청과 교사들은 책무를 방기(放棄)해 왔으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결과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아무런 준비 없이 사회의 높은 벽에 부딪혀야 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경기교육청이 올해 확대 시행한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 사회진출 역량 개발 지원 사업’은 바로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혁신적 정책이다. 종전 실업계고 한정 지원을 일반고·자율고·특성화고·특수학교·대안학교 등 모든 고3 학생으로 확대했다. “결과의 정당성은 투명한 과정에서 비롯된다”라는 말처럼, 이번 사업은 정당성을 이미 확고히 했다. 정책 수요 역시 압도적이다. 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도내 고3 학생 약 12만명 중 72%가 참여를 희망했고, 그 가운데 82%가 운전면허 취득을 원했다. 고3 학부모들의 반응 역시 폭발적이었다. 이는 행정 편의가 아니라 현장의 절실한 요구라는 방증이다. 운전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취업, 군 복무, 일상생활 전반에서 필수 능력이다. 경제적 사정으로 학원 등록이나 시험 응시가 어려운 가정엔 큰 부담이었는데, 이번 지원은 이를 덜어주며 교육 형평성도 높였다. 행정적 번거로움도 수능 이후 공백기에 집중되는 짧은 시간일 뿐이다. 몇 번의 행정적 수고를 이유로 학생들의 기회를 차단하는 일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나 전교조 경기지부와 경기교사노조 등이 행정 부담과 예산 낭비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라는 병풍을 앞세운 이익집단 행태로 학생의 미래를 가로막는 불순한 정치적 의도이다. 첫째, 이재정 교육감 시절 코로나 ‘교육 회복 지원금’으로 유초중고 학생에게 1인당 10만원씩 총 1666억원을 지원하고, 사립유치원 884개에 운영비 500만원을 지급했을 때, 노조는 철저히 침묵했다. 현금 살포라는 전례에도 불구하고 반발하지 않은 사실은 노조의 이중적 잣대를 드러낸다. 둘째, 업무 과중을 내세운 주장은 단순한 회피에 불과하다. 실상은 조합원 이익을 위한 선동적 투쟁으로, 공익과 교육의 본질을 침해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셋째, 정당한 절차를 따르려면 긴급 교섭권을 발동해 정책 당국과 협상해야 했다. 그러나 이 절차는 철저히 외면한 채, 정치적 시위에만 치중한 점은 교육적 책무를 무시한 전형적 월권행위다. 넷째, 기자회견 장소 선택 자체가 문제이다. 경기도의회가 예산 심의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국회 앞마당을 택한 것은 교육자치의 원칙을 무시한 정치적 기획행위라 할 수 있다. 다섯째, 이번 원정 기자회견은 좌파 성향 막말꾼, 교사 출신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초점을 교란하려는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을 의심케 한다. 여섯째, 노조의 설립 목적은 교원의 근로조건 개선과 권익 보호에 한정된다. 정책 집행은 교육청과 국가의 고유 책무로, 결코 노조의 교섭 사안이 아니다. 일부 노조가 행정 부담을 빌미로 정책을 흔드는 행태는 설립 목적을 망각한 월권이자,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를 정면으로 배반하는 일이다. 이는 더 이상 노동운동이 아니라, 노골적 정치적 선동 행위라 규정할 수 있다. 전교조와 교사노조가 반대하려면 학생과 학부모의 80% 이상 선호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먼저 제시해야 설득력이 있다. 대안 없는 반대는 허망한 구호일 뿐, 교육을 볼모로 한 노골적 정치 폭력이다. 경기교육청의 이번 사업은 수능 이후 학습 공백을 사회진출 역량으로 전환하는 선도적 정책이다. 계속해서 교사노조가 본질을 저버린 채 정치적 행위에 몰두한다면, 이는 방종이며 학생들의 미래를 가로막는 중대한 과오가 아닐 수 없다. 위법 여부에는 법의 잣대만 있을 뿐이다. 다만,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이에 대한 다른 의견을 <더에듀>에 보내주시면 실어 드립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부장관과 교육비서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하고 나서 이재명 대통령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현 교육비서관 내정자에 대해서는 진보 진영에서 우려를 표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이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교진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공식 반대했다. 인사청문회 결과를 “단순한 개인의 도덕적 흠결을 넘어 교육에 대한 국민적 신뢰 훼손 사안”이라고 봤다. 지난 2일 열린 최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그간 논란이 된 ▲만취 음주운전 ▲특정 지역 비하 ▲정치적 편향성 ▲조국·안희정·박원순·조희연 등 두둔 ▲인사 비리 등의 문제가 집중 조명됐다. 교총은 “교육부장관은 무엇보다 높은 도덕성과 전문성을 통해 전체 교육자의 신뢰와 모범이 돼야 한다”며 “특정 이념이나 진영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 학생과 교육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대 어느 후보보다 많은 흠결로 향후 교육 정책이 동력을 잃고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대통령께서 교육 현장과 국민의 깊은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사실상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인사청문회 이후 국회 교육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최교진 후보자의 임명 반대를 공식화했으며, 인사청문회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 임명이 강행될 경우 반쪽짜리 장관으로 출발하게 된다. 그새 정부는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으로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이사장을 내정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공립학교 교사를 지냈으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으로 해직된 경력을 갖고 있다. 이후 학원가로 옮긴 그는 사회탐구 명강사로 활동하다 입시전문 교육업체 스카이에듀를 창업했다. 2014년 이후 학원 경영에서 물러났으며, 학생부종합전형 축소와 수능 정시 강화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진보 성향 인사들의 교육정책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때문에 SNS 등에서는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 회귀, 이재명 정부 교육 희망 포기, 사교육에 갖다 바친 공교육 등 날선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공교육과 사교육의 조화를 찾기 위한 대통령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대통령실이 이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주목된다.